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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빗자루 들고 투쟁을 외친 장년의 청소노동자 ①청소노동자 실태, 중앙대학교
  • 노동과세계 정종배
  • 승인 2019.09.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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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도 안 되는 계단 밑 국립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휴게실, 이곳에서 70대의 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장년 노동자의 죽음이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작지 않았고 이후 서울대는 조악한 청소노동자 직고용 발표를 했다. 국립대가 이런 수준인데 다른 대학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그래서 동이 트기 전 공공운수 서울지부 소속의 청소노동자들을 찾아 나선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법학관 지하 2층 주차장에 있는 휴게실에 들어가 인사를 하자 한 사람이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작은 목소리로 민주노총이라고 속삭인다. 곧이어 스쿠터를 탄 남성 2명이 나타나 거리를 두고 감시한다. 철도산업노조(이하 철산노) 조합원이란다. 조금은 긴장한 조합원만큼 카메라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학생들의 지지와 도움으로 2013년 약 백여 명으로 시작한 민주노조는 비슷한 시기 설립된 철산노의 파업 무력화와 노조 조합원 탈퇴 공작, 하청업체의 강제 인사 이동, 극심한 괴롭힘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대학 당국, 계약 업체와 철산노는 한 몸이었던 거다. 현재 남은 민주노조 조합원은 38명이고 철산노는 130여 명으로 대표노조가 된 상태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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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이 쉬기엔 좁은 공간인 듯하다. 문을 열면 매연이 바로 들어오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고 창을 열면 주차장이 아니라 외부로 열린 공간으로 빛이 들어온다. 고개를 90도 꺾어야 조금 보인다. 창과 환기시설이 있는 지상층이 너무 높게만 보이지만 그래도 숨구멍이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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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30분의 중앙대 학생회관, 청소노동자들은 이미 한창 일을 하고 있었다. 더위가 한풀 꺾여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이 됐다지만 윤화자 분회장은 땀범벅이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쁘게 계단을 오르내린다. 사실 출근 시간은 7시지만 대부분 5시 즈음이면 청소를 시작한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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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말문부터 막힌다. 경비실 한편에 커튼으로 가려진 여성 노동자들의 휴게실, 조합원들에게 철산노 소속의 남성 경비노동자는 감시자이기도 하다. 과거 실제로 감시하고 노조탈퇴를 종용하는 등 압박이 있었단다. 쉬는 것도 조심스러워 아예 불을 끄고 잠을 청하는 노동자들에게 마음 편히 지친 몸을 눕힐 수 있는 공간은 사치일까. 기업도 아닌 대학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두산그룹 회장 출신이 이사장이라서일까.

ⓒ 노동과세계 정종배

변변한 물품도 없이 총장실을 점거하며 시작한 농성, 돈이 떨어져서 직접 밥을 해 먹는 그 시간을 회상하는 장년의 여성 조합원 얼굴엔 미소도 비친다. 아무것도 모르던 때이니 대자보나 현수막 한 장 붙이는 것도 겁이 났지만, 머리띠 두르고 투쟁을 외치다 보니 뭉클했단다. 싸워보니깐 티브이에서 봤던 투쟁하는 사람들 이해가 됐다고. 노조를 만들고선 단순히 임금만 오른 게 아니라 문제 업체와 싸워 퇴출도 시키고 큰소리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단다. 정년이 되어서 한 명 두 명 퇴사하고 있지만, 다음 사람 생각해서라도 싸워왔다고 한다.

조합원들의 말을 듣다 보니 나도 뭉클해졌지만, 여전히 버거운 현실이기에 마음 한구석 돌이 자라난 것 같다. 민주노조가 대표노조인 곳은 좀 다를까? 경비 청소노동자를 다룬 책 ’우리가 보이나요? ‘로 알려진 마포구에 있는 홍익대학교로 발걸음을 옮긴다.

노동과세계 정종배  jum.jombb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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