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조직가학교 참가자 후기③

민주노총의 첫 청년조직가학교. 30여명의 민주노총 청년 조직가들이 참여했고, 이 중 스무명이 수료증을 받으며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민주노총은 청년조직가들과 함께 청년 민주노총을 만들어 갑니다. 서로 다른 현장과 지역에서 일하다 만났지만 공감과 지지가 넘쳤던 청년조직가들의 후기를 한 주간 게재합니다.

 

양은정(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사무차장)

1박 2일 교육, 그것도 2차에 걸쳐 진행된 ‘민주노총 청년조직가학교’를 무사히 수료했다. 촛불 정국 이후 청년(및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유의미하게 조직되고 100만 조합원의 문을 연 민주노총의 ‘청년’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여실히 드러났던 뜻깊고 좋은 교육이었다. 청년조직가학교라고 했을 때 ‘청년’ 노동자 조직사업이 중심인가 싶었는데, 그보다도 민주노총의 청년 조합원, 청년 간부 역량 강화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던 교육 배치였던 것 같다.

사회 전반적으로 고령화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이는 현장과 노동조합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장에서 15년째 막내라는 조합원의 한탄도, 40대 후반에 자녀도 둘이나 있는데도 간부 중에 가장 어려서 힘들다는 술자리 회포도 마냥 그 자리에서 웃어넘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규직도 노동조합을 하기 힘든 판국에 청년의 대다수가 불안정노동을 겪고 있으니 청년 조직화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 많고, 지금까지의 노동조합, 노동 운동이 조직된 청년 노동자와 데면데면한 것도 사실이다. 청년 조합원, 청년 간부들이 가진 생각이나 의견을 함께 모아내기에 우리는 파편화 되어있고, 개별적으로 표출하기에는 각 현장 및 산별이 경직되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조직가학교를 통해 다양한 지역과 산별, 현장에서 청년 조합원들을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그 속에서 같은 문제의식을 확인하고 청년 공통의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나눈 것은 경직된 운동과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 청년 조합원과 민주노총이 함께 심은 작은 씨앗이지 않을까? 우리가 이제 해야 하는 일은 싹이 솟아나고 열매를 맺기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싹을 잘 틔우고 뿌리를 잘 내려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청년과 청년이 아닌 세대는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며 서로 다른 계급이 아니다. 그러므로 교육에 모인 청년들이 ‘비정규직 – 불안정노동’ 조직이 곧 청년을 조직하는 것이고, 등록금 및 주택 문제가 곧 청년을 조직하는 것임을 역설한 것이겠다. 청년의 문제가 곧 전체 노동자의 문제이고, 전체 노동자의 문제가 청년의 문제이다. 이는 전체 노동 운동에서 가져야 할 사안이다. 민주노총이 지역이 산별이 각 단위 현장들이 말이다. 청년은 청년임을 강요받거나, 부정당한다. 안팎으로 고령화되고 있으므로 청년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이야기하면서, 청년이 활발히 활동하기 위한 역할과 공간, 책임과 권리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청년 조합원, 청년 간부에게 필요한 역량 강화 교육도 필요하지만, 청년이 담보하고 있는 중요성과 그 책임을 위해서 그만큼의 조직 혁신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청년조직가학교에 모인 청년 동지들이 입 모아 소통과 구조를 이야기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나는 ‘청년’ 당사자성을 별로 못 느끼고 있는 청년 당사자이다. 아마 사회적으로 일반화되고 규정되어온 청년과 나와는 많은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 – 30대 세대 집단이 대부분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대학등록금’이라던가 ‘취업 준비’는 나와 먼 이야기이다. 그래서 청소년을 지나고 청년으로 호명될 때 청년 – 학생 담론에 내가 낄 자리는 없었고, 나는 청년에서 소외된 청년이었다. 청년 집단에서 소외되어 있으니 청년을 만날 기회도 없었고 따라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별로 없었다. 청년조직가학교를 통해 청년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민주노총을 구심으로 기존 사회에서 이야기하던 청년과는 다른 청년 담론을 형성하고 의제화, 조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 같다.

결론: 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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