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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 …“아까운 청춘, 공사가 죽였다!"철도노조 … 노동자의 의리 지키는 투쟁할 것
  • 김승현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 승인 2019.11.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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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노조

지난 금요일(11.15) 오후 철도 공사 앞, 분노한 철도노조 조합원 500여 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열었다. 11월 11일 아침 출근 전, 자신의 차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고 정00 대의원(1982년 생, 이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대회는 동지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 여덟살 난 딸과 유족들에 대한 미안함,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세운 철도공사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

부당노동행위

고인의 직접적 사인은 자살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철도공사의 노조 탄압 행위가 있었다. 광주시설지부 김연성 쟁대위원장은 “고인은 행복한 가정과 불편한 부모님을 살피기 위해 힘들게 정든 벌교시설사업소의 동료들을 뒤로하고 광주 화순시설사업소로 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설레임도 잠시, 기대와 달리 화순 현장은 너무도 달랐고 관리자들의 갑질과 괴롭힘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고인은 조금이라도 현장을 바꾸기 위해 지부 대의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돌아온 것은 보복 부당인사와 사업소장의 갑질과 괴롭힘, 억압적 노사관계의 부당노동행위였습니다. 이것이 살인행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항의

일반적으로 노조는 노조 활동의 보장을 위해 노조 간부의 인사 발령 등에 관해서는 노사협의(또는 합의)를 하도록 하며, 철도공사의 노사 역시 단협 ‘제34조 조합간부의 인사’에 관한 항에서 사전협의 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 공사는 단협을 위반하고 대의원이었던 고인을 목포로 보내는 일방적 인사 발령을 내고 같은 날 송별식을 하고 감사장까지 주었다. 이런 시도는 노조의 항의로 결국 취소되었지만.

주동자

하지만 화순시설사업소 관리자들의 횡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의원이었던 고인에 대한 인사 발령 시도가 좌절되자 이들은 “점심식사 취사금지, 퇴근 15분전 사무실 복귀, 휴게시간 외 연속작업 시행, 위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경위서 제출, 경위서 3장 누적되면 타사업소 전출” 따위의 억압적 조치를 일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서며 “앞으로 사업소 직원들에게 잘해 줄 필요 없이 규정대로 밟아줘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자 심리적 압박을 받았던 고인은 “나 때문에 사업소 직원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노조에 의하면, 고인은 “본인을 주동자로 여기는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괴롭고, 본인으로 인해 주변 직원들까지 힘들어지게 되었다”며 지인들에게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차디찬 주검이 되어 발견된 것이다.
공사와 사업소 관리자들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냉혹하다. 자살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며, 항의를 하는 지역본부 조합원을 “돈 몇 푼 받으려고 모인 사람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언론에 고인이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짓 정보를 흘렸다. 노조의 저항이 커지자, 그제서야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조치하겠다” 하고 말했다. 이 같은 공사의 태도는 조합원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천안기관차 승무지부 조용석 쟁대위원장은 추도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동지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자 현수막을 하나 들고 서있었소. 저 높은 철도공사 건물에서 사람 같이 생긴 것들이 많이도 나옵디다. 어깨에 뽕을 잔뜩 집어넣고 허영기가 가득한 채로 고상하게 두 발로 걸어나옵디다. 그대는 작은 액자 안에서 퀭한 눈으로 저물어져 가는데, 끝없는 절벽으로 떨어져 가는데, 그들은 너무나 밝게 무심한 시선으로 너무나 당당합디다.” 또 아직 여덟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딸이 “엄마는 아빠를 많이 봤지만 나는 아빠를 팔 년밖에 보지 못했어, 아빠 보고 싶어서 어떻해” 하고 하염없이 울더라는 이야기를 호남지방본부 이행섭 쟁대위원장이 전할 때, 결의대회 참가한 모두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아빠 보고 싶어

지난 20일 사이에 철도노조에서는 벌써 두 명의 조합원이 목숨을 잃었다. 10월 22일 밀양역 사고로 장현호 조00이, 11월 11일 화순시설사업소 노조 탄압으로 정00 조합원이. 이 때문에 조합원들의 분노가 크다. 노조는 이미 오는 20일 무기한 파업을 선포한 상태에서 이런 비참한 죽음이 이어지자 “12일(화) 비상 중앙집행부 회의를 통해 시설분과의 선도적 투쟁과 함께 철도노조 전체의 투쟁을 진행…이것이 부당한 죽음을 당한 조합원에 대한 살아있는 노동자의 의리이며,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 철도노조

ⓒ 철도노조

김승현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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