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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어요. 천막 치게 해 주세요!"평균 나이 60세 효림원 노동자들의 통곡
  • 노동과세계 이윤경(부산본부)
  • 승인 2019.12.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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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서비스노조 효림원 분회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어요. 천막 치게 해 주세요!"

부산시청 광장이 비명과 통곡으로 가득 찼다. 노인요양시설인 효림원에서 일하다가 올해 12월 31일 자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시청 광장 한편에 농성 천막을 치려다 청원경찰의 제지에 부딪히자 그간 억누르고 있던 설움이 터져 나온 것이다.

부산진구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효림원은 사회복지법인 화엄도량 소속으로 치매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24시간 생활하는 곳이다. 효림원은 지난 8월 실시한 건강보험공단 특별감사에서 부당이득금 1억 5천만 원 환수, 영업정지 50일 처분을 받기도 했다. 부산지방노동청의 특별감독에서는 체불임금 1억 6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시정지시를 했으나 이행하지 않고 있다.

효림원 분회에 따르면 3개월에서 6개월짜리 근로계약서를 남발하는 원장(승려)으로 인해 원장 부임 후 1년 만에 전체 직원 중 30%가 사직했고 CCTV로 24시간 감시하며 경위서 강요와 해고 위협을 했으며 노동조합에 대한 극도의 혐오 표현을 일삼았다고 한다.

야간에는 직원들의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15시간 동안 굶으며 어르신들을 돌봐야 했던 효림원 노동자들은 2019년 12월 31일 자로 16명이 해고를 통보받았다. 효림원 노동자들은 "어르신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정든 일터를 지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가슴을 치며 거리로 나왔다"라고 토로했다.

기자회견에서 진은정 전국요양서비스노조 부경지부장이 "효림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이 식사는 제대로 하시는지, 휠체어는 어떻게 타시는지 걱정이다"라고 발언하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효림원 조합원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진 지부장은 "노동조합이 뭔지, 투쟁이 뭔지도 모르던 우리가 8개월 넘게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다"라며 "11년간 어르신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효림원 원장은 결국 16명의 요양 보호사들을 해고했다"라면서 "진구청과 부산시가 철저한 지도감독을 통해 효림원을 폐쇄 조치하고 어르신들과 노동자를 직접 책임지라"고 외쳤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요양시설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 노인요양시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문제이며 중요한 문제"라면서 "효림원은 27억 원이나 되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었으며 운영비의 80% 이상이 국고가 지원된다. 이미 알려지고 검증한 불법과 비리가 수두룩한데 진구청과 부산시는 왜 가만히 있는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김 본부장은 "노동자들이 알아서 다 해야 하는 것이라면 구청과 시청과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가기관은 필요할 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라며 "이렇게 모른 척하고 있을 거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라고 진구청과 시청을 비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농성 투쟁을 평균 60세가 넘은 노동자들이 시작하려 한다"라며 "올해가 한 달 남았는데 이들이 어딜 가겠나. 부산시청과 부산진구청은 적극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부산시와 부산진구청은 불법비리시설 효림원을 즉각 폐쇄 조치하고 지자체가 직접 책임져라! 어르신은 돈벌이 대상이 아니다. 어르신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시급히 사회서비스원 운영하라! 지자체는 민간시설에 대한 철저한 지도, 감독하라!" 효림원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에서 눈물로 호소한 요구사항이다.

추임호 분회장이 눈물 어린 호소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진은정 전국요양서비스노조 부경지부장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조합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부산시청 청원경찰들이 농성 천막 바닥에 깔 팔레트를 둘러싸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간신히 펼친 천막을 뺏기지 않으려 부둥켜 잡고 있는 효림원 노동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팔레트를 뺏길세라 드러누운 효림원 노동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어요. 천막 치게 해 주세요!" 통곡하는 추임호 효림원 분회장.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팔레트를 깔고 앉은 효림원 조합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동지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간 효림원 노동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노동과세계 이윤경(부산본부)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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