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 고용, 승진 배제...구조적 원인 파악해야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고용과 승진에서 성별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의 실효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18일 오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해 여남간의 노동환경의 격차가 고용, 승진, 임금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것이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기업내의 구조로 뿌리박혀 있음을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연구는 개별 기업의 실증 사례와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주최로 18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평등 일자리를 위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제도 개선 방안 연구 결과 발표 및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대표적인 성차별 사업장 사례는 KB 손해보험이다. KB 손해보험은 하위직급은 여성으로 상위직급은 남성으로만 채워진다. 채용당시부터 고위직군과 하위직군을 분리해서 선발하고 하위직군은 여성으로 고위직군은 주로 남성으로 채워진다. 사내에 성별 구분을 명시하는 인사규정은 따로 없다. 김대성 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장은 “대졸 이상이 포함된 4급의 경우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이 급감하고 1급(을) 부장직대 이상 직급에는 여성이 전혀 없다”며 “대졸 이상인 4급으로 입사한 여성이 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성별에 따라 다른 처우를 받는다는 증언도 나왔다. 구미의 KEC는 직원을 7등급으로 구분해 처우를 결정하는데, 같은 업무를 하면서 근속이 훨씬 긴 여성 노동자를 근속이 3분의 1도 안되는 남성 노동자보다 더 낮은 등급으로 분리하고 있다. KEC는 지난 9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여성을 승진과 임금에서 차별했다”며 “적극적 조치 시행”을 권고 받은 바 있지만 권고 이후 시정 사항은 없다. 

민주노총 정경윤 정책연구위원이 첫 발제로 채용, 승진, 성차별 사례연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경윤 연구위원은 이같은 구조적인 직장내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AA)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채용, 승진에서의 성차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 3월부터 AA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연구원 연구 사례에서 드러낫 듯, 제도의 시행 이후로도 직장 내 성차별 문제의 개선 속도가 미미한 것이 실상이다.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은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성별 고용격차 평준화만이 아닌 원인 제거를 위한 공정 고용개선조치를 해야 한다”며 “남녀 고용격차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성인지지표를 개발하고, 성평등 고용환경을 위한 노동자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