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 발표에 따른 민주노총의 제 1노총 공식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지난 2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이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 자리에 올랐다. 공식 집계 결과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만8천 명이다. 전체 조합원의 41.5%가 민주노총 소속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30일 오후 1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 발표에 따른 민주노총의 제1노총 공식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간담회는 김명환 위원장의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2019년 고용노동부 공식 발표로는 97만 명, 민주노총 내부적으로는 101만 명으로 조합원 수를 발표한 바 있다"며 "한국사회 노사관계와 조정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제1노총, 제2노총이라는 등급은 무의미하다. 어느 노총은 소송 위주로, 누구는 투쟁으로 구분하는 것도 이분법적"이라며 "기존 관점을 벗어나 민주노총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사관계를 설계하고 만드는 전환점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산업별 정책에 대한 교섭을 잘하지 못하며 기업단위 교섭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지 않은 에너지와 사회적 비용을 상당히 소모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성장에 많이 기여한 공공운수노조마저 정부와의 교섭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산별노조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당시 민주노총은 투쟁과 교섭을 병행해 노동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를 높이려 애썼다"며 "그러나 정부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 노동법을 개악하려 하거나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노동위원회에서 밀어내는 등의 행동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주노총은 의제를 중심으로 한 보다 유연한 대화의 틀을 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도 한국노총도 100만 조합원이 맞다"라며 "이번 조사를 두고 주목하는 건 노동조합 조직률"이라고 말했다. "IMF를 거치며 낮아졌던 조직률이 11.8%까지 올랐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조직률이다. 노동조합 가입을 어렵게 하는 건 노동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할 권리를 확장해 조직률이 11.8%에 머물지 않고 조합원이 30%가 되도록 한국사회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 발표에 따른 민주노총의 제 1노총 공식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기자들은 '제1노총이 되면서 경사노위에 참석할 의향이 있는지', '경사노위 외 다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싶은지' 등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 질문에 꼼꼼히 답하면서도 '경사노위 참여/불참'으로만 바라보는 것에 대해 왜곡되지 않은 입장 전달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꾸린 경사노위에 참여해야만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폭력적인 질문"이라며 "민주노총은 얼마든지 사회적 대화를 할 수 있다. 정부가 제1노조로 인정해 제대로 된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제1노총이 되면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와 더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모두가 '경사노위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만 묻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법원판결로 명백하게 난 톨게이트 해고사태나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등 이른바 정부가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문제들이 산적하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약속했던 문제"라며 "정부 행정조치로 풀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민주노총 중앙단위에서 정부와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얼마 전 조합원 내부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중 '민주노총당 설립' 항목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다가올 총선에서 특정 정당 지지 의사를 표명할 수도 있나"란 질문에 대해 김 위원장은 "복수의 진보정당이 존재하고 민주노총이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시행된 설문조사일 뿐"이라며 "내부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는 단계"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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