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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최형태 강원관광대 지부장, 160일간의 파업투쟁에서 직장폐쇄 이르기까지
  • 노동과세계 신희성 (대학노조)
  • 승인 2020.01.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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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노조 최형태 지부장(왼쪽)이 강원관광대지부 동지들과 함께 고용노동부 태백지청 앞에서 투쟁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 전국대학노동조합

인구 4만 4천명의 강원도 태백시, 이 곳에 강원관광대학교가 있다. 인근 동해시와 삼척시를 통틀어도 단 하나밖에 없는 사립대학교다. 그러나 지역공동체를 위한 교육의 장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대학에서 족벌사학의 폐단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9년 4월, 대학노조 강원관광대학교지부(지부장 '최형태')는 기존 단체협약을 조건없이 갱신하고 체불임금에 대한 보전 등을 요구하며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지부는 쟁의권을 얻어 지난 8월부터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학교 측은 지난 12월 기습적인 직장폐쇄로 대응했다. 강원관광대학교지부의 투쟁이 160일 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이에 지난 3일 최형태 지부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Q.
학교 측에서 단행한 직장폐쇄 조치에 대한 심경이 궁금하다
A.
대학노조 내에서는 직장폐쇄 사례가 서너건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없었다. 우리가 투쟁을 진행한 이유는 대학 내 구성원을 한 식구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만 인식하는 총장의 생각을 바꾸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총장은 직장폐쇄로 답했다. 이번 조치를 보니 '총장이 우리를 그만큼 미워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우리가 좀 더 강한 투쟁을 진행했다면 우리를 해고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Q.
파업투쟁을 전개하게 된 이유는?
A.
지방대가 죽어가고 있다. 지방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이 안들어오고, 학생이 안들어오니 직원 인건비를 포함한 예산이 삭감된다. 예산이 줄어드니 대학 발전 또한 전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10년? 5년? 시간의 차이일 뿐 지방대학은 언젠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대학의 미래를 위해서는 건실한 대학으로의 탈바꿈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족벌사학이 사라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대학 건설과 공영형사립대 추진을 위해 투쟁하게 되었다.

Q.
학교 측에서 위와 같은 요구를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 같다.
A.
맞다.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족벌사학의 특징은 자신이 대학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에 대항하는 사람을 반역자로 여길 수밖에 없는 거다. 의사결정의 모든 과정이 자신의 뜻에 따라 결정되니, 우리의 목소리는 묵살될 수밖에 없다. 설령 폐교된다 해도 내가 투자한 재산 내가 가지고 간다는 생각을 하니, 민주적인 대학건설은 더 힘들어진다.

Q.
예전에도 파업투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A.
그 때는 총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했고, 관선이사 체제로 학교가 8년동안 운영되기도 했다. 관선이사 체제가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에서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전방향에 대한 제시 없이 현상유지만 하려다 보니 대학 발전에 대한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설립자와 합의를 했다. 학교를 정상화하고 발전시킨 후에 나가겠다고, 그러나 지금 와서 보니 그 약속은 허울뿐인 약속이었다.

Q.
학내 투쟁 외에 교육부, 노동부를 상대로 진정을 넣는 등 법적절차에 따른 대응도 하고 있는데, 정부기관에 대한 아쉬움이 있나?
A.
한 마디로 말해 '관료주의'이다. 교육부에는 '교피아'로 대변되는 유착조직이 있고, 노동부는 그들만의 아성이 존재한다. 노동부에 갔을 때 제일 많이 느낀 점은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민원을 넣으면 그 내용을 그대로 학교측에 전달해서 그들이 소명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Q.
앞으로의 대책이 있다면?
A.
현재 교육부에서 강원관광대학교 총장에 대해 임명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총장 임명취소 처분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총장 임명취소가 확정된다면 새로운 총장이 또 올 것이다. 우리는 총장임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현재 공석인 개방형이사에 대한 선임에 있어 공영형 사립대를 추진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추천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평의원회 구성을 통해 개방형이사를 뽑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학 내 모든 구성원이 화합을 해야 한다.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한 대화가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Q.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A.
우리 지부는 2001년도에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총장의 독선과 아집에 맞서고, 대학의 부조리를 없애고자 했다. 그 때 당시 정규직은 몇 명 없었고, 나머지는 전부 계약직이었다. 그러다보니 그 분들이 내게 와서 노조를 설립해서 자신들이 정규직이 되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그 때의 투쟁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후회된다. 지금 그 분들은 노조를 탈퇴하고 사용자편에 서서 나에게 칼을 겨누고 있으니...자신을 희생할 줄 모르고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은 결국 노동조합을 나가게 되더라.

Q.
투쟁 중이거나, 준비중인 다른 노동조합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투쟁은 사실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두려움이 앞선다면 투쟁을 할 수 없다. 투쟁을 하면 길이 보인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한 발 나아가게 되면 비로소 길이 보이게 된다. 터널에 들어가면 어둡지만 그 끝엔 빛이 있다. 동굴에 적응하려면 눈을 한참동안 감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의 시간동안 더 큰 혜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Q.
마지막으로 노동조합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사실 대학노조의 분위기가 투쟁하지 않은 노동조합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 부분을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가 나아길 길을 모르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대학노조에는 아직 연대의 힘이 부족하다. 내가 투쟁할 때 가장 힘이 된 곳은 대학노조 경인강원지역본부였다. 소속 지부장들에게 요청하면 언제 어디서든 두 명, 세 명씩 함께 붙어주었다. 알다시피 태백은 매우 먼 곳이다. 말처럼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함께 연대해 준 이들의 모습이 진정한 노조의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면 작은 일이라도 나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연대와 지원이 대학노조 차원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월 3일, 대학노조 강원관광대지부 투쟁 대책회의. ⓒ 전국대학노동조합
지난 9월 열린 결의대회에 최형태 강원관광대지부 지부장이 투쟁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전국대학노동조합
12월 3일 교육부 앞 결의대회에 강원관광대지부 최형태 지부장이 투쟁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 전국대학노동조합

노동과세계 신희성 (대학노조)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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