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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위장해 노동자 죽이는 마사회 응징해야"민주노총 부산본부, 31일 결의대회 열어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승인 2020.02.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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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민주노총 부산본부 결의대회.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마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문중원 열사의 가족들은 올해 설을 거리에서 보냈다. 생업도 포기하고 고인의 시신과 함께 서울로 향했지만 '설 전 장례'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 둘을 부산에 두고 상경한 문중원 열사의 아내 오은주씨는 "마사회가 6명의 죽음을 나 몰라라 했지만 일곱 번째인 내 남편의 죽음은 절대 모른 척하게 두지 않겠다"라고 말한 뒤 설 차례상 앞에서 오열했다.

마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며 문중원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64일째인 1월 31일 12시 범일동 스크린 경마장 앞에서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결의대회를 열었다.

여는 발언을 한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은 "열두 차례 교섭을 했지만 마사회는 한 번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교섭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으로 어제 마사회와 교섭을 잠정 중단했다"라며 "참담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유가족들께 상황을 알리니 오히려 우리보다 더 꿋꿋하고 당당한 태도로 '흔들림 없이 투쟁할 테니 걱정 마시라'고 응해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석 본부장은 "2월 8일 과천 경마공원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한다"라면서 "죽음의 경마를 멈추지 않으면 또다시 부산에서 누군가 죽어 나갈 수 있다.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이 죽음의 레이스를 멈추자"라고 말했다.

박성호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열사 회장은 "마사회가 기수들에게 부정행위를 강요했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 문중원 기수는 그 부정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어 하나뿐인 목숨으로 항거했다"라며 "마사회의 부정행위가 끝나야 한다는 문중원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들이 너무나 의연하게 싸우고 있다. 함께 하자"라고 독려했다.

천연옥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부산지회장은 "연봉 서열 1위라고 알려진 공기업 마사회에서 평균 6개월에 한 명이 죽고 있다. 한 사업장에서 7명이 죽었는데 이 현실을 바꾸지 못하면 우리가 뭘 하겠나"라며 "제도를 바꿔야 한다.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 지회장은 "도박을 '공공성'으로 위장한 채 공기업의 특권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마사회를 꼭 응징하자"라고 당부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마사회 이사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 마사회에서 문중원 열사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안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 못 할 일이다"라며 "지금 문중원 열사의 시신은 청와대가 빤히 보이는 곳에서 드라이아이스를 채워 넣으며 64일째 거리에 있다"라며 비통해했다.

김 본부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가 만든 경마장은 도박장이 됐고 그 피해는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고스란히 지고 있다. 선진 경마가 아니라 살인 경마이며 도박 경마"라고 비판하며 "민주노총이 힘을 길러 이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자"라고 말했다.

진보정당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노정현 민중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위로받아야 할 유가족들이 세월호 가족들처럼, 김용균의 어머니처럼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모습이 너무가 가슴 아프다. 철저한 차별과 배제로 한 사람이 죽었는데 아무도 처벌도 받지 않았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라며 "촛불 혁명을 거쳤던 나라가 어떻게 이 명백한 살인행위에 대한 진상 조차 규명하지 못하나"라고 개탄했다.

하계진 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왜 이 사회는 유독 힘없고 빽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만을 강요하는 것인가"라며 "잘못된 정권을 바꾸기 위해 촛불을 들었고 끝내 정권을 바꿨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해야 할 투쟁은 정권을 바꾸는 투쟁이 아니라 자본주의 세상을 끝장 내는 투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정길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국민들이 정권을 바꿨는데 자한당과 민주당은 거기서 거기이다. 이번 총선에서 이 부분을 반드시 심판하자"라며 "문중원 열사는 살기 위해 들어간 마사회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 공기업 마사회의 적폐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에 기대할 것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문중원 열사 대책위와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1월 30일 교섭을 중단하며 아래와 같이 선언했다.

1. 민주노총 열사대책위원회와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는 1월 30일부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 투쟁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마사회법 개정을 비롯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71년간 지속된 썩어빠진 한국마사회 권력을 해체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1. 공공기관으로서 자기 책임을 망각하고 경마라는 놀음판의 전주 놀이에 빠져 있는 한국마사회를 방치한 것은 정부다. 청와대와 한국마사회 책임부서인 농림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요구 이행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성의 있는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4월 총선에서 정부의 책임에 대한 심판을 비롯한 노정관계 기조 전면 변화 투쟁에 나설 것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월 8일 과천 경마공원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고 문중원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차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다.

박원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박성호 한진중공업지회 열사회장, 천연옥 노사과연 부산지회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노정현 민중당 부산시당 위원장, 하계진 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위원장, 현정길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노동자현장노래패 소리연대.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범일동 스크린 경마장 앞에 붙인 펼침막. ⓒ 비주류사진관_이훈기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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