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심판회의 열려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옮긴 후, 복직 뒤에 해고된 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 ⓒ 노동과세계 이재준 (화섬연맹)

2019년 10월 1일, 길게는 30년 넘게 일하던 남해화학 하청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집단해고됐다. 하청업체가 ㈜새한으로 바뀌면서 고용승계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포괄적 고용승계 ▲남해화학 보증 ▲최저입찰가 폐지 등 3가지를 요구하며 즉각 공장 내 옥쇄투쟁에 돌입했다. 당시 민주노총 소속 화섬식품노조 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 25명과 한국노총 소속 하이팩노조 17명은 그렇게 공동투쟁에 나섰다.

하지만 사측과 한국노총 하이팩노조만 따로 만나 고용승계에 합의하면서,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공동투쟁 전선은 무너졌다. 당시 하이팩노조 장경익 부위원장은 “열악한 환경의 원흉인 ‘최저입찰가 폐지’는 못 얻었어도, 다 함께 들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만 복귀했고, 속았다는 걸 깨닫고는 바로 민주노총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남해화학 하청노동자들은 30년을 넘게 일했어도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 "31년 다녀도 8350원 최저시급... 올해 해고 예고장만 2번")

박정근, 천병수, 정창호 3명의 조합원도 같은 이유로 장경익 부위원장의 뒤를 이었다. 천병수 조합원은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양노조 조합원들 간의)과거의 앙금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민주노총에 합류한 4명은 어떻게 됐을까? 결론은 현재 해고상태다.

민주노총은 11월 19일까지 옥쇄투쟁을 진행한 끝에 고용승계에 합의할 수 있었다. 노사 합의서를 보면 ‘고용승계 인원은 29명으로 한다.(조합원 명부 첨부)’고 명시돼있다. 4명도 포함된 명부다. 이어 ‘4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한다’는 조항도 삽입돼있다.

하지만 25일부터 출근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속에서 4명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대기발령에 처해졌다. 이후 12월 18일 해고통보를 받았다. 사유는 노무제공 불이행. 다른 한국노총 조합원들처럼 10월 10일부터 출근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민주노총은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건으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부당노동행위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취급을 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에 사용자가 지배·개입하는 등 근로자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말한다.

민주노총은 대기발령 및 해고의 사유를,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은 이 건을 판단하기 위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심판회의가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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