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광화문 분향소 앞 기자회견 열려

 

문중원 열사대책위와 시민대책위 등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문중원 열사 시민분향소 앞에서 '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에 대한 입장 및 장례일정 발표 기자화견'을 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2019년 11월 28일, 남편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혼자만의 작별인사를 한 뒤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29일 새벽에 들려온 사망 소식은 영원히 제 가슴 속에 깊이 남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추억이 됐습니다."

문중원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99일만인 6일 밤 9시 문중원 열사대책위, 시민대책위는 한국마사회와 합의에 이르렀다.

대책위는 ▲부산경남경마장 사망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사업 추진 ▲사망사고 책임자 밝혀질 시 형사책임과 더불어 중징계 ▲경쟁 완화·건강권·계약서 표준안·면허갱신 등 제도 개선 ▲유족에 대한 유감 표명 및 장례 지원 등의 보상 등이 담긴 합의서를 공개했다. 

7일 오전 11시, 대책위는 광화문 분향소 앞에서 '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 방지를 위한 합의 입장 및 장례절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100일 전 장례를 치르고자 한 마음이 모여 장례를 치를 최소한의 선결조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시민대채위 공동대표인 송경용 신부는 "공공기관은 국민 편의를 위해 봉사하라고 국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기관이다. 그러나 마사회는 수익을 먼저 생각하며 전국 곳곳에 화상경마장을 세워 도박을 일삼았다"라고 비판하며 "문중원 열사는 우리가 무엇을 중심에 놓고 살아야 하는지, 공공기관은 무엇이며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자신의 온 몸을 바쳐 던지고 떠났다. 우리는 문중원 열사의 뜻을 받아 모든 공공기관이 국민의 생명과 편익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계속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중원 열사 부인 오은주 씨는 "99일간 질긴 싸움을 하며 참 많은 일을 겪었다. 정말 쉽지 않은 교섭 끝에 어제 마사회와 합의를 했다"면서 "99일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남편이 남긴 아이들이 있었고 옆에 버팀목이 되어 준 양가 부모님, 그리고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시민대책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은주 씨는 "그런데도 아직 사과를 하지 않는 무능한 문재인 정부에게 분노한다. 사람이 먼저고 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촛불은 이제 꺼졌다"라며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중원 열사를 부여안고 지금 이 시간까지 100일이 가깝도록 마사회 적폐에 맞서 투쟁한 유족에게 한 사람의 동지로써 민주노총 모든 조합원의 마음을 담아 감사를 전한다"라면서 "합의에 이르렀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문중원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민주노총과 시민대책위는 유족과 함께 마사회의 적폐권력을 끌어내고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로 역할을 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대책위 입장문을 낭독했다. 대책위는 남아 있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대책위를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후 1시부터 이낙연 선거사무실에서 청와대까지 10미터 릴레이 시위와 과천경마공원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희망차량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중원 열사 부인 오은주 씨가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문중원 열사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린 '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에 대한 입장 및 장례일정 발표 기자화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문중원 열사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린 '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에 대한 입장 및 장례일정 발표 기자화견'에서 열사대책위를 대표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가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문중원 열사 시민분향소 앞에서 '문중원 열사 100일 죽음을 멈추는 희망차량'을 준비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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