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해제·노동기본권 보장 등 촉구

유류비인상과 유류비보조금 압류로 인해 분신한 화물연대 부산해운대지회 소속 김동윤 조합원이 쾌차를 기원하는 조합원들의 촛불행진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끈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끝끝내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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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 늦게부터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일순 멎기도 하는 등 주변을 긴장시켰다. 조합간부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며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얼마지 않아 13일 0시 40분 김동윤 조합원이 운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응급실 주변에는 가족들의 오열과 조합원들의 통곡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김동윤 조합원 분신대책위는 동아대병원 장례식장의 분향실이 좁은데다 남은 분향실도 없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부산의료원으로 옮길 것을 결정하고 새벽 2시 50분 경 동아대병원을 출발 3시 15분에 부산의료원 제5 안치실에 시신을 안치했다. 부산의료원 장례식장도 마땅한 분향소를 마련하지 못해 우선 제10 분향실을 임시분향소로 정하고 오전 10시 제1 분향실에 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장례절차와 방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이후 계획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故 김동윤 동지는 김동윤 열사로 불릴 것"이라고 밝혔다.

故 김동윤 조합원은 부인 이신애씨와의 사이에 각각 고2, 중3인 보경, 민지 자매를 두고있다.

[사진1]지난 9월10일 빚어진 화물노동자 김동윤(사진)씨의 분신은 기름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과태료 미납 등을 이유로 마땅히 지급받아야 할 유가보조금이 압류된 데 따른 생계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입차주'라는 이름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상태에서 저운임과 직접비용 부담에 시달리면서도 사용자에 대항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 현실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김 씨가 소속된 화물노조와 운송하역노조로 구성된 화물통합노조(준)는 10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성명에서 정부당국의 이같은 조치가 가뜩이나 고유가로 생계가 막막한 화물노동자들의 숨통을 죄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지난 2003년과 2004년 경유가 인상분에 대한 보조금 전액지급에 합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별로 지급액과 시기가 달라 혼선을 겪어 왔으며, 특히 부산의 경우 지난 9월6일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과태료 등을 미납한 사람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압류했다는 것.

이는 화물운송업계의 비정규직 남용으로 전체의 93%에 이르는 지입차주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어서 더욱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김 씨와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류가격 인하, 면세유 지급 △유가보조금 압류 즉각 해제, 전액지급 △화물운송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노조는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1월로 예정된 총력투쟁을 앞당기는 것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에 앞선 지난 7일 중앙위를 열어 유가인하, 제도개선, 노동기본권 쟁취 등 대정부 요구 관철을 위한 투쟁본부로 체계를 전환해 유류가격 인하 투쟁을 펼치기로 한 바 있다.

<b>이수호 위원장 김동윤 조합원 응급실 방문</b> (프로메테우스 기사 발췌)

한편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이 유류비 보조금 압류와 관련해 분신한 화물연대 조합원 김동윤 씨가 입원해 있는 동아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수호위원장은 12일 오후5시 경 응급실에 누워있는 김동윤 씨와 가족 및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이수호 위원장은 병원을 지키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와 함께 하반기에 싸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화물연대) 동지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노동자가 함께 싸우는 싸움을 통해 반드시 이기는 싸움을 하겠다. (김동윤) 동지의 뜻을 이어서 우리가 노동자답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고 자식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수호 위원장의 예상하지 못한 방문에 조합원들은 반가워하면서도 민주노총 차원의 대책을 묻는 등 향후 계획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후 민주노총 차원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조합원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고 올라간다. 이미 결정된 것도 있지만 올라가서 다시 회의를 통해 함께 할 방안을 만들어 보겠다. 추석을 지나 확정하고 곧바로 싸움에 돌입하겠다. 특히 유류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회의 때도 화물연대의 제기가 있었고 준비해왔다.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답했다.

어떤 조합원은 “유류비 보조금 압류한다는 것이 예고되고 있었는데 민주노총 차원에서 미리 대책을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수호위원장은 “미리 했어야 하는데 준비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했고,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은 총연맹의 실수가 있었다.”며 정중히 사과했다. 이수호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사과하자 한 조합원은 “여기 있는 조합원들은 20년에서 30년 운수업에 종사해왔다. 민주노총을 믿고 지금까지 많은 투쟁에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빠지지 않고 선봉에 서왔다. 총연맹을 원망하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2003년의 처절한 투쟁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애착과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화물연대 조합원 김동윤 씨의 분신과 관련해 동아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가족들에게 공개사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부산 수영세무서장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수영세무서장은 12일 낮 세무서에 항의 방문한 화물연대 조합원 대표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원인 제공자인 수영세무서장이 가족들에게 공개 사과하라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대해 오늘 중으로 병원을 방문해 가족들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오후 5시경에는 신변에 대한 보장이 없다면서 갈 수 없다고 알려왔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해운대지회 강용수 지회장은 분노한 조합원들이 찾아가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공개 사과하겠다고 거짓 약속을 한 것으로 보여 화가 난다면서도 일단 14일 12시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수영세무서장은 4000여건에 달하는 유류비 보조금에 대한 압류금을 돌려달라는 노조측의 요구에 대해 14일 낮 12시까지 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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