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부위원장 삭발식 가져

[사진1]전국마일드세븐 판매노동조합(이하 마일드세븐노조)은 18일 광화문 근처에 위치한 본사 앞에서 JTIK의 "파렴치한 상술과 한국노동자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회자는 "15일의 2차교섭에서 사측은 우리가 개별적으로 지원하면 자체심사기준에 따라 입사시키겠다는 둥 고용승계의지가 없음을 내보였다"며 "JT(마일드세븐, 살렘, 윈스턴 등을 제조한다)의 지분 50%를 가진 일본정부야 말로 이 사태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우리에게 협박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것은 협박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몬 저들에게 수천배로 복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일드세븐노조 김학주 위원장은 "계약직, 비정규직이 어떤 것인지는 이제 고등학생들도 안다"며 "노예와 같은 계약서를 내놓고 수용하지 않는다고 우리를 거리로 내몬 사측"에 "한달하고 18일의 투쟁이 맛배기였다면 이제 머릿속, 뼛속까지 느껴지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남선 사무국장은 "JT는 우리가 불매운동을 하고 반일감정을 부추기기 때문에 일괄승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 불매운동을 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김학주 위원장과 김상렬 부위원장은 삭발식을 가졌다. 동지가를 부르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노조원들은 하나 둘 눈물을 찍어내며 앞으로 전개될 험난한 고용승계 투쟁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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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담배 한국판매지사인 JTIK(apan Tobacco International Korea Inc.)는 지난 3월 31일 국내 대리점들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89년 전국의 대리점을 모집하고 이들을 통해 15년여간 마일드세븐을 공급하던 JTIK는, 마일드세븐이 현재 5천억의 매출과 6만 5천여개의 소매점을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소비자들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라 직영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직영체제로 전환하면 그동안 국내기업인 대리점으로 들어오던 판매마진까지 JTIK가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에 JTIK는 국내 8개 대리점에 새로운 계약조건이라며 위탁판매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각 대리점과 노조측은 이 계약조건이 "더 많은 판매가 이루어져도 기초적인 비용만을 지불하겠다"는 내용과 "삭감된 급여", "노동자 고용승계에 대한 언급없이 7월까지만 신분보장" "JTIK에 대한 명예훼손 시 계약해지" 등 불공정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JTIK는 지난 3월 31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4월 1일부터 제품공급을 중단했다. 또 계약해지가 있기 전 JTIK가 새로운 계약조건을 들고나오면서 한편으로는 신규사원을 뽑는 신문광고를 낸 것을 알고서, 지난 15년여간 반일감정을 무릅쓰고 소매점들을 개척해온 마일드세븐 노동자들은 JTIK의 '날강도적 행태' '파렴치함'에 치를 떨고 있다. 이들은 직영체제 전환 시 노동자에게 응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고용승계를 어느정도 보장하는 동종 외국계기업들의 사례에 비추어 JTIK의 행태는 '노동자탄압' 그 자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계약해지에 의해 해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지경에 놓인 180여명의 노동자들은 지난 12일 노조를 결성하고 고용승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리점 사장단도 새로운 계약조건이 너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에 제소했으며 판매중지 가처분신청을 내 지난 14일 첫 심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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