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준) 이수암 준비위원 ⓒ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준) 이수암 준비위원 ⓒ 서비스연맹

홈플러스가 온라인 배송기사를 계약해지했다. 온라인 주문이 증가하여 배송기사들의 하루 배송량을 증가시키는 한편,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은 배송기사를 해고한 것이다. 고객의 컴플레인이 접수되었다고 하는데, 계약해지한 배송기사는 해당 컴플레인의 당사자가 아니다. 계약해지된 이수암 배송기사는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 준비위원이다. 

이수암 배송기사는 3월 31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통해 “마스크도 없이 배송을 해야만 했던 배송기사들의 처지를 알리고자 한 행동에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은 청천벽력과 같은 가혹한 행위”라고 전했다. 마트노조 정민정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객 클레임 당사자도 아닌 이수암 위원을 계약해지 한 것은 이를 빌미로 노동조합을 탄압하려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 문제는 ‘갑’인 홈플러스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월 31일,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직접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서비스연맹
3월 31일,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직접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서비스연맹

온라인 주문이 늘어난 홈플러스는 배송기사들과 협의 없이 하루 배송해야 할 배송건수를 증가시키고 일방적으로 배송기사들에게 통지했다. 배송물량도 증가하고, 배송건수와 일하는 시간도 늘어났지만 배송기사들은 아파도 쉴 수가 없다. 쉬게 되면 18만원에 달하는 용차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물류회사를 통해 배송기사들과 계약하기 때문에 자사 직원이 아니라며 코로나19 사태에도 마스크 한 장 지급하지 않았다.

2월 23일, 전국의 온라인 배송기사들이 모여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준비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온라인배송지회(준)은 설립 이후 4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들의 실태와 고충을 알려내고, 대형마트와 물류회사,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홈플러스 안산점에서 일하던 이수암 준비위원은 노동조합과 함께 대형마트와 물류회사 어느 누구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조합과 함께 누구보다 앞장섰다.
 
회사는 맘카페에 올라온 고객 클레임과 업무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수암 준비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쏟아지는 물량에 무거운 생수와 쌀을 들고, 물건을 담은 바구니를 등에 지고 지쳐 쓰러질 것 같아도 홈플러스를 대신해서 묵묵히 고객의 집까지 배송했다” 며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도 가야했고, 마스크도, 체온체크 한번도 없이 배송해야만 했던 배송기사들에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는가 묻고 싶다”고 전했다.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으로 보고 계약해지를 철회하고 원직복직 시킬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 강규혁 위원장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약속했던 투자는커녕 부동산을 팔고, 구조조정으로 이윤 창출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며 “특수고용노동자들마저 쥐어짜고 있는 MBK와 홈플러스는 지금이라도 노동조합과 대화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3월 31일,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직접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서비스연맹
3월 31일,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직접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서비스연맹
3월 31일,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직접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서비스연맹
3월 31일,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직접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김기완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실상 오늘이 홈플러스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며, “전향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노동부의 홈플러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하며 마무리됐다.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준)은 이수암 준비위원에 대한 부당해고가 철회되고 업무에 복귀할 때까지 홈플러스를 상대로 투쟁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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