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공공운수노조 후보 인터뷰 - 이은주 (서울교통공사노조)

이은주 후보. ⓒ 정의당
이은주 후보. ⓒ 정의당

 

2020년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있다. 후보들은 이후 노조의 의결기구의 승인을 거쳐 공공운수노조의 전략적 지원후보로 추천될 예정이다. [편집자주]

Q.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죽고 다치고 병들지 않는 노동현장 개선, 노동권 존중’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민주노조가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1993년 서울지하철공사에 입사했습니다. 1994년 김영삼 정권의 노동조건 개악과 탄압에 맞선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파업투쟁에 참가 입사 1년여 만에 직위해제, 이후 1995년 노조 중앙 집행부 여성부장과 정책부장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당시 직장 내 보육시설(어린이집) 개원, 임신·육아 여성 노동자의 모성보호 조항 등 근로조건 개선을 노사합의로 이끌어내어 단협을 개정했습니다. 이후 꾸준히 민주노조 활동을 전개했으며, 2008년 여성 최초로 역무 지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그 때 이명박 정권은 공기업 사유화 정책을 강행하며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밀어붙였고, 서울지하철도 그 대상 중 하나였습니다. 서울지하철노조의 저항과 투쟁이 수 개월간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해임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2013년 서울지하철노조 정책실장에 임명되어 노사교섭, 노정(대 서울시)교섭을 통해 현장 조합원의 삶을 바꾸는 노동조합 활동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정의당 시민을 위한 공공기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였습니다.

Q. 국회의원 선거에 어떤 계기와 목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는지요?

불평등이 심각합니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최선의 대안은 무엇보다 정치를 불평등하게 조직하는 것입니다. 그 해답은 가난한 시민들의 정당, 정의당을 더 넓은 노동의 기반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7년간 노동운동을 해온 지하철 노조의 조합원이자 20년간 현장에서 진보정당을 지켜 온 당원입니다. 노동시민 스스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고 우리 사회의 공동 통치자로서 노조의 능력과 책임을 키우는 데 헌신해 왔습니다. 서울시 노동정책의 변화와 유능하고 강하게 성장한 지하철 노조가 이를 증명합니다. 나는 싸웠다는 물증을 남기기보다 변화의 결과를 책임지겠습니다. 노동시민 스스로 당당하게 참여하고 책임질 권리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정의당의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는 ‘정당을 조직하는 정치가’의 길을 가겠습니다.
저의 지역구는 노동입니다. 지금 당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약속, 공허한 비전이 아니라 당이 천명한 원칙과 약속이 노동-시민의 단단한 신뢰로 굳어질 수 있도록 변화의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시민 기본권으로 ‘노동권’이 실현되고 노동-시민이 자부심을 가지는 나라, 이것이 제가 당과 함께 만들고자 하는 노동있는 민주주의입니다. 변화를 만들 정치적 힘이 절실합니다. 이것이 저의 출마 이유입니다.

Q. 노동자 후보로서 총선 과정에서 주요하게 말할 정책 내용은 무엇인지요?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뛰어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기업 규모나 정규직 여부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큰 사회에서 기업 차원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원래의 의도와 달리 노동-시민 사이의 불평등을 더 심화시킵니다. 저는 지하철 노조 정책실장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미 실현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기업 안에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평등과 연대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현장의 경험을 통해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저는 만연한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업별 업종별 평등 임금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둘째, 노동조합 만들 권리를 광범위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산업과 노동, 현장과 삶 속의 다양한 변화에 발맞춰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는 노동자와 노동조합 개념은 완전히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우선 근로기준법 2조,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 등의 개정으로 노동자 개념을 확대하고‘노동시민’ 스스로 권리와 힘을 조직할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셋째, 사회적 대화를 정당이 책임지는 ‘준의회적 기구’로 실질화하겠습니다. 사회적 대화의 실질화 여부가 그 나라의 시민 기본권과 민주주의 수준을 말해줍니다. 나는 대통령에게 매달려 있는 사회적 대화를 시민의 대표인 정당이 책임지고 보장하는 사회적 대화로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특히, 정의당이야말로 노동정치의 대표로서 책임감과 적극성을 갖고, 사회적 대화의 비전과 내용을 리드해야 합니다. 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대통령의 기구’가 아닌 책임있는 경제주체와 정치주체가 참여하는 ‘준의회’적 성격을 가진 실질적 기구로 개편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노동있는 젠더정치를 위해 ‘성별임금공시제’의 전면 시행을 제안합니다.
다섯째,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3권을 실현하겠습니다. 플랫폼 노동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Q. 진보정당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조합원들이 곤란해 하는 점이 있는데요. 노동자 정치세력화 관련해서 어떤 방향을 노조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신지요?

저는 당과 노조의 관계는 독립적이되 중립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와 같이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통일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 노조가 얼마나 일상적으로 협력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름만 남아 있는 당-노조 정책협의를 되살리겠습니다. 총연맹은 물론이고 각 산별단위, 지역단위에서 구체적이며 일상적인 정책 협의가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당 또한 노동정치를 노동조합에 의존하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당의 노동위원회가 노동정치의 내용과 조직화를 책임지는 실질적 조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Q. 4월 15일 투표와 관련해서 조합원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세요.

많은 동료 노동자들이 이번 선거를 어려워하십니다. 도대체 선거제도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무슨 위성정당들은 이리 많은지, 표는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바뀐 선거제도를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어려울 것 없습니다. 선거제도는 복잡하지만, 투표는 단순하게 하면 됩니다. 정당들은 복잡하지만, 심판은 분명하게 하면 됩니다.
그동안 한국 정치를 쥐고 흔든 것은 거대양당입니다. 그동안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기득권 서열 정하는 부자내전으로 나라를 갈라놓은 것도 거대양당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비례위성정당들은 거대양당이 앞으로도 계속 한국 정치를 나눠먹겠다는 것입니다. 겉으론 서로 잡아먹을 듯 싸우지만, 속으론 기득권을 위해 협력하는 적대적 공존의 정치를 이제 심판해야 합니다.
노동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싸움정치 이제 끝내고 싶다면 정의당을 선택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노동자 전략 투표의 힘을 확실히 보여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람을 찍는 제1투표, 정당을 찍는 제2투표, 한 몫에 정의당으로 몰아주세요. 노동시민의 힘을 보여주는 선택을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그 외 전체적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저는 일하는 모든 사람이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란 시민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동자의 정치와 관련해 경계해야 할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봅니다. 노동을 뭔가 대단한 것으로 과대 포장하거나, 또는 마치 노예의 노동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정말 노동이 위대해서 사람들이 노동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반대로 노동이 정말 비천한 것이라면 왜 우리는 노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생각들이 현실의 무기력을 조장합니다. 노동의 위대함을 말하면서 현실에서는 무기력한 상태, 그것은 가짜 위대함입니다. 노동의 비천함을 말하면서 노동하고 있는 상태, 그것은 삶의 포기입니다. 가짜 위대함과 삶의 포기 그것이 오늘날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진짜 얼굴입니다.
우리는 질문합니다. 도대체 정의당이 말하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있는 모든 노동하는 시민, 바로 우리가 비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세에 물들지도 않았다는 선언입니다. 거짓 환상에서 현실로, 삶의 우울에서 삶의 역동으로 가겠다는 의지입니다. 이것이 저 이은주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시민이 ‘노동자’로 호명되고 그 시민들의 기본권으로 ‘노동권’을 말하는 나라. 그것을 통해 시민들이 노동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는 사회를 만드는데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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