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아프면 쉴 권리’ 상병수당·생계수당 도입으로 의료·사회안전망 확대해야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네번째 행사에 코로나19 최전선의 보건의료노동자가 참가했다.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네번째 행사에 코로나19 최전선의 보건의료노동자가 참가했다.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노동자가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해봤자 무슨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속수무책이라고 하는 편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무슨 돈이 있어 치료를 받겠으며 그날그날 노동으로 먹고 사는 터에 무슨 시간이 남아돌아 한가하게 치료를 받고 앉아있겠는가? 대책이 있다면 오직 병이 깊어진 후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해고당하는 것이다.”

전태일평전 中, 조영래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의 보건의료노동자가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네번째 행사에 참가했다.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은 열사정신을 계승, 코로나19로 인한 노동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연대를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매주 수요일 전태일 다리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캠페인은 『전태일 평전』의 구절을 낭독하고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영화배우 조진웅 씨를 비롯해 코로나19로 인해 해고된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3일 오전 10일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네번째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 함께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영웅’이라는 칭송 이면에 만연한 보건의료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휴식시간 보장을 비롯해 일반병동 복귀 시 자가격리기간 보장 등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안전권과 해고 금지 등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전태일평전 낭독은 간호사이자 보건의료노조 단국대의료원지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했다. 조혜숙 본부장은 평화시장 노동자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이러한 환경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의 건강에 대해 서술한 부분인 전태일평전 101쪽~103쪽을 낭독했다.

전태일 평전을 낭독한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전태일 평전을 낭독한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낭독 후 조혜숙 본부장은 "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떠한 매뉴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서로의 지혜에 기대어 현장에 투입되었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우리를 영웅이라고, 전사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방호복을 입고도 감염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여기 코로나19 맞서 사투를 벌이고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일반병동으로 출근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건의료노동자에게 자가격리기간과 충분한 휴식이 주어져야 한다 "고 말했다.

청년 전태일은 모든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먼저, 가장 가혹하게 향하고 있다. 의료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대규모 확진이 일어난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투잡, 쓰리잡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캠페인을 통해 열사 정신을 계승하여 누구나 아프면 쉴 수 있는 세상, 누구나 건강하게 살 권리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아프면 3~4일 쉬기라는 정부의 개인방역수칙은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 생계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노동자,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노동자에게는 지켜질 수 없는 방역수칙"이라면서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것이 집단감염을 막고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역"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안전망,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해 해고금지, 상병수당제 도입을 촉구한 보건의료노조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의료안전망,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해 해고금지, 상병수당제 도입을 촉구한 보건의료노조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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