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영이 잠정합의안 뒤집는다 소식 전해지자
이재학PD대책위 CJB 앞서 긴급 기자회견
“이사회는 4자 잠정합의안 즉각 수용하라”

CJB청주방송 고(故) 이재학PD 대책위(이하 대책위)가 “이두영 이사회 의장은 유족의 양보와 결단으로 만든 잠정합의안을 흔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청주방송의 대주주인 이두영 의장이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주체들의 잠정합의를 청주방송 이사회에서 뒤집으려 한다는 소식이 5일 전해졌다. 이에 대책위는 6일 청주방송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 파기의 결과는 파멸 뿐”이라고 강하게 경고하고 나선 것.

대책위에 따르면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4주체(유가족 대표, 청주방송 대표이사, 대책위원회 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는 지난 2일 고인의 명예회복 방안과 청주방송 비정규직 고용구조 및 노동조건 개선 등에 대한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합의의 조인식은 오는 7일로 예정돼 있었다.

당초 이두영 의장은 ‘자신의 전권을 이상덕 청주방송 대표이사에게 위임한다’는 의사를 대책위 측에 밝혀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장을 대신해 이상덕 대표이사가 참여해 이룬 합의임에도 이 의장이 합의 자체를 무위로 돌리려 하고 있다는 것이 대책위 측의 설명이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이두영 의장이 잠정합의를 뒤집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 의장 측은 현 청주방송 사태를 완전히 오판하고 있는 것이며 사태를 원점으로 돌리는 시대착오적인 짓”이라며 “자신의 책임만을 피하려는 행태가 청주방송은 물론 내부 구성원과 다른 주주들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자충수임을 알기 바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행태를 청주지역 시청자는 물론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한국사회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언론노조는 ‘합의를 뒤집는다면 대주주 교체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잠정합의안의 내용을 이미 집권여당, 방송통신위원회, 청와대까지 다 알고 있다”며 “이 의장이 뒤에서 상왕 노릇을 하며 잠정합의 내용을 흔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오늘 이사회가 잠정합의안을 흔들면 대책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의장이 방송사의 소유・경영 분리의 원칙을 위반한 사실을 즉각 고발할 것”이라 밝혔다.

오정훈 위원장은 또한 이날 오후 청주방송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 의장의 그릇된 판단으로 (합의가) 잘못 되면 언론노조는 지난 30여 년 동안 투쟁한 이력과 역사, 힘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 의장이 청주방송 대주주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널리 선포하고 대주주의 타도 및 교체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라고 말했다.

한편 6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청주방송 이사회는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두영 의장을 비롯한 청주방송 이사회가 대책위의 잠정합의안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는 이사회가 종료된 후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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