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 압도적 쟁의행위 찬성

1년짜리 계약에 아파도 못 쉬어

고용안정·유급병가 등 파업 요구

KBS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청소 노동자들이 속한 KBS비즈니스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공공연대노조 서경지부는 29일 KBS비즈니스지회가 쟁의행위 투표 결과 98.1%의 찬성을 얻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파업 시기는 논의 중이다. 파업 요구는 정규직 전환을 통한 고용안정과 병가 도입 등이다.

KBS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수는 전국적으로 35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30년째 1년짜리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는 고용불안에 처해있다. 유급병가 제도가 없어 아파도 쉬지 못하는 문제가 크다. 

ⓒ 공공연대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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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한 청소 노동자가 발뒤꿈치가 골절됐는데, 사측은 병가는 없으니 무조건 나오라고 강요했다. 이 노동자는 목발을 짚으면서 청소해야만 했다. ‘아프면 쉴 권리’가 없는 이들의 임금은 자회사 정규직 임금의 60% 수준. 노조는 K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고용안정을 호소하며 삭발도 했다. 그런데 사측은 지난 22일 교섭에서 비정규직 신분은 그대로 두고, 계약기간만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노조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계약기간 3년 연장으로 비정규직의 근본적인 고용불안을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도 KBS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다. 청소 노동자가 없으면 KBS 뉴스도, 추석 콘서트도, 드라마도 제대로 못 할 것이다. 1년짜리 계약서를 없애고 정년까지 일하게 해달라. 아프면 쉬고 싶다. 비정규직에도 병가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 공공연대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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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비즈니스는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KBS비즈니스가 정규직 전환을 피하려고 55세 이상 청소 노동자만 채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현행법에 따르면 55세 이상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는 2년을 초과해 일할 수 있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가 ‘꼼수 채용’을 부리고 있다”며 “55세 이상 근로자여도 무기계약직 전환에 법적 문제가 없다.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해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다년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공공연대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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