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봉제인지회 “11월 27일 봉제인의 날로 선포, 연대와 애정, 헌신의 정신을 기릴 것”

청년노동자들 “청계피복노조 기념하고 노동조합 활동의 정신을 잇겠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인원으로만 진행되었다.

청계피복노조 50주년 공동행사준비위원회는 11월 27일 금요일 오후 7시 중구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청계피복노조 50주년과 서울봉제인지회2주년을 기념하는 공동행사를 진행했다. 공동행사준비위원회는 화섬식품노조·전태일재단·아름다운청년전태일기념관·중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청우회·서울봉제인지회가 참여했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공동행사준비위원회는 ‘봉제인의 날’ 제정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는 ‘고맙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은 <11월 27일은 봉제인의 날> 제정 공동선언문 낭독을 통해 “이제는 전태일의 나눔과 연대 정신을 열사들의 죽음으로 대신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전태일의 후예들이 나서서 선언하고자 합니다. 11월27일 봉제인의 날은 봉제인 전태일을 기리는 날이자, 나눔과 연대의 실천 정신을 오늘날 다시 한번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여 만들었던 청계피복노조 설립일인 11월27일을 ‘봉제인의 날’로 제정하여 우리 시대 비정규 영세노동자들에 대해 연대와 애정, 헌신의 정신을 기릴 것을 제안한 것이다.

▲청년노동자들 “청계피복노조 기념하고 노동조합 활동의 정신을 잇겠다”

기념행사에는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임종린 지회장과 최유경 수석부지회장, 서승욱 카카오지회장, 오세윤 네이버지회장 등이 참석하여 청계피복노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행사를 축하하는 헌사가 진행됐다. 이들은 헌사를 통해 “70,80년대 노동조합운동의 산실이자 시작이었던 청계피복노조의 활동을 기리고 청년노동자들이 다시금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조합 활동의 정신을 잇겠다”고 밝혔다. 그 옛날 봉제노동자와 청년노동자가 노동조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된 것이다.

▲서울봉제인지회 조합원들이 청계피복노조 선배들과 전태일 가족대표 등에게 은반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청계피복노조 50주년 기념 은반지 전달식이 실시됐다. 사회를 맡은 화섬식품노조 임영국 사무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을 일컬어 '청계천변 다락방의 애국자'들이라며 불러냈지만, 40여 년을 근무한 봉제인들은 정작 4대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일반 기업체에서 주는 '장기근속상'은 꿈도 꿔보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그래서 '청계피복50주년 공동행사준비위원회'가 이들 장기근속 봉제인들을 위해 '은반지'로 정성을 모았고,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님께도 같은 반지를 증정했다”고 말했다. 필요할 때만 노동자를 호명하는 정부도, 기업도 아닌 바로 노동조합이 스스로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노동자를 기념하고 축하한 것이다.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님께 증정된 반지는 다시 전태일 기념관에 기증되었다. 은반지 전달식 이후 서울봉제인지회 조합원들은 전태일 50주기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캠페인 곡인 ‘기계가 아니다’에 맞춰 플래시몹을 준비해 박수를 받았다.

▲서울봉제인지회의 축하공연

한편, 공동행사준비위원회는 청계피복노조 50주년 기념 도록을 발간하여 청계피복노조의 활동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최종인 청우회 회장은 도록 발간사에서 “추억의 사진집이 아닌, 노동운동의 참고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사진집의 의미를 넘어 노동운동을 존재하게 만드는 원형들을 사진에서 발견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도록을 발간한 것이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전태일 열사가 분신 항거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50년 전 그때와 다름없는 지금의 노동 현실을 바라볼 때 당시 전태일의 그 결단, 그 실천, 그 행동을 다시금 기억하게 된다”며 녹색병원, 노동권익센터, 노회찬재단,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등 함께 해준 단체들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전태일 평전을 읽으며 보기만 했던 청우회 선배들을 직접 뵙게 되니 영광”이라며 “화섬식품노조는 서울봉제인지회를 조직하여 전태일의 정신을 계승하고 11월 27일을 봉제인의 날로 선포하고 더디게 가더라도 올곧고 바르게 전태일의 연대와 나눔의 정신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11월 27일을 봉제인의 날로 대내외적으로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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