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노조 만들고 교섭만 1년, 지수아이앤씨 소속 80여명 생계 벼랑 끝
- 원청인 LG가 고용승계 보장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은 ‘전면파업’ 결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가 12월3일 12시 LG트윈타워 앞에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LG트윈타워가 청소 용역업체 변경에 나섰다. 12월 31일자로 현재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와 계약을 종료하고 노동자들도 고용해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금 일하고 있는 지수아이앤씨 소속 80여명 청소노동자들은 불과 30일 후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지수아이앤씨는 노동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직서>에 서명하고 <계약종료통보서>에도 수령 확인 서명을 하라고 회유하고 있다. 서명을 하면 250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르는 위로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지부는 ‘생활임금을 요구하자 겨우 60원 인상안을 내밀던 회사가 갑자기 돈다발을 흔들며 유혹하고 있다’며 ‘지금 위로금을 줄 돈이면 애초에 청소노동자들 생활임금 보장도 가능했고, 교섭 결렬에 경고 파업과 천막농성으로 이어질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부에 따르면 2019년 11월 20일 상견례 및 1차 교섭이 시작되었고, 4차 교섭까지도 기본합의서(단체교섭 원칙) 논의로 시간을 허비했다. 매주 교섭에 사측 수정안을 1장, 2장 제출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수정안 내용도 노조 요구안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내놓고 노조 요구안은 수용할 수 없으니 사측 수정안으로 단협 체결하자고 했다. 임금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이상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20년 2월 19일 교섭 결렬 후 쟁의조정도 합의점 없이 끝났다. 반면 로비에서 피케팅 한다고 영업방해로 고발하고 가처분 신청하고, 항의하는 청소노동자를 특수폭행으로 고발했다.

지부는 ‘그렇게 시간 끌고 겁박해도 청소 노동자들이 포기하거나 무너지지 않자 이제는 집단해고로 노동조합을 흔들고 청소노동자들을 거리로 쫓아내려 한다. 이는 10년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집단해고와 똑같은 수법’이라고 분노했다.

엘지트윈타워분회 박소영 분회장은 “우리는 위로 같지도 않은 위로금 받고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2021년에도 10년을 일한 우리 일터 엘지트윈타워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를 이유가 없는데 집단 해고를 감행하겠다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가 노동조합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엘지가 보기에 거슬리고 귀찮으니까 치워버리겠다는 것이다. 주식회사 엘지와 중간 하청 에스앤아이 코퍼레이션이 공모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진짜 사용자인 주식회사 엘지”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길게는 10년 이상을 LG트윈타워에서 일해왔습니다. 어떤 용역업체가 들어오건 간에 여기는 생계를 책임져온 우리의 일터입니다. 이렇게 하루아침에 쫓겨날 이유가 없습니다. 원청인 LG가 책임지고 고용승계를 보장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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