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19차례 교섭에서 불성실교섭으로 일관

20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가 21일(목) 오전 11시 파업출정식을 진행했다. 가천대길병원지부는 2018년 새로운 민주노조를 설립했으며, 2018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파업사태를 맞게 되었다.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1일 오전 파업출정식을 진행하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강연배(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1일 오전 파업출정식을 진행하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강연배(보건의료노조)


지부는 지난해 8월 병원 측과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여 16차례의 교섭과 2차례의 노동위원회 조정회의 등 총 19차례 교섭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이다. 


특히 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조정회의에서도 병원 측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으며, 결국 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9일 두 번째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한편 지부는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87.4%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인천지노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노조는 파업 등의 쟁위행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여 간부파업을 진행중이다. 


파업 중인 간부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출정식에서 강수진 지부장은 열악한 노동조건개선을 요구했다. 강 지부장은“병원 측은 많은 돈을 들여 수많은 CCTV를 병원내에 설치하면서 지부의 최소한의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며 병원 측을 규탄했다. 특히“일하는 직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복을 지급해주고, 임산부에게는 임부복을 지급해달라, 제대로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인력을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레벨-D 방호복을 입고 벗으며 코로나-19 환자 곁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이 근무복이 없어서 환자복을 입고 일하고 있고 일회용 수건이 부족해서 침대 시트와 베갯잇으로 몸을 닦는 상황이다.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1일 오전 파업출정식을 진행하고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강연배(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1일 오전 파업출정식을 진행하고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강연배(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노조 탄압 실상을 폭로하고 규탄했다. “보건의료노조 산하 200여개 지부들은 2020년 교섭을 모두 다 마무리 했는데 유독 가천대길병원만 아직도 교섭이 진행되고 있고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병원 사용자측의 불성실 교섭을 규탄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부가 어마어마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전담병원답게 환자복을 입고 일하지 않도록 근무복을 제대로 지급해달라는 것, 인력충원하고, 함께 일하며 고생한 비정규직들 정규직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측은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조합원 탈퇴 공작과 부당노동행위 중단하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하였다. 또한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보건의료노조는 제1호 투쟁 대상 사업장으로 지정하고 적극 개입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은 최고 경영진의 결단을 촉구했다. 원 본부장은“지난해 지부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여 최소한의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단체협약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시행하는 수준만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지난 7개월 동안 병원 측은 노조와 교섭하면서 노조를 무시하고 탄압하였다”며 “이태훈 이사장이 직접 결단하고 나서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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