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조현일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장,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강은미 정의당 의원, 이남신 서울노동인권센터 소장, 강규형 SPL지회장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조현일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장,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강은미 정의당 의원, 이남신 서울노동인권센터 소장, 강규형 SPL지회장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강은미 의원은 “오늘 살펴볼 SPC그룹의 노조탄압 사례는 전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복수노조 제도 자체가 그 도입 취지에 무색하게, 현장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방편으로 활용되어 상황이 심각하다”며 주최 이유를 설명했다.

복수노조 및 창구단일화 제도는 2011년 도입됐다.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헌법상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자유로운 노조 가입 및 결성을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이번 토론회에는 SPC그룹 내 3개 노조와 더불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사례가 발표됐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스쿠찌, 쉐이크쉑 등 수십여 음식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종합식품기업이다. SPC그룹에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 파비라게뜨지회가 2017년에 가장 먼저 설립됐고, 2020년 9월에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가, 11월에 SPL지회가 설립됐다. 2020년 3월 파리크라상에도 지회가 설립된 바 있으나 한국노총으로 흡수됐다.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사례 발표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사례 발표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2017년도 직접고용 투쟁 당시 10월경 대구라이온스클럽에 제빵기사들이 모여 ‘고용불안 야기시키는 직접고용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며칠 후 그 지역 제빵기사와 대화를 해보니, 회사에서 갑자기 교육일정이 잡혔다며 조장급 기사들을 전부 대구로 보냈다고 했다. 교육인 줄 알고 갔는데 기자들 앞에 세우더니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너무 놀라 울면서 나간 기사도 있었다고 했다. 그 당시 기자회견문을 읽은 남자 기사는 대구지역 협력사 사장의 친인척이었고, 현재 피비파트너즈노동조합(한국노총) 간부활동을 하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피비파트너즈(파리바게뜨) 직급 구조
피비파트너즈(파리바게뜨) 직급 구조

근로계약서 작성 때 관리자가 노조가입서 내밀어

“단체협약에 신입직원에게 노동조합을 소개하는 시간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있어, 파리바게뜨지회에서 수차례 노동조합 소개시간을 요청하였으나 사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후 제보를 통해 제조장(임원급)과 FMC, BMC(현장 관리자)가 신입직원 근로계약서 체결 시 동석해, 한국노총 노조 가입원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문제제기 하자 회사는 소개시간에 대해 노동조합끼리 협의해 기준을 정하라고 통보했고, 한국노총 노동조합과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 소속 피비파트너즈 노동조합은 향후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 소개시간을 쓰지 않겠다며, 협의 자체를 거부했다. 이후 근로계약서 작성 시 한국노총 노동조합만 소개를 하며 가입서를 받는 일이 잠시 줄어들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신입직원의 근로계약서 작성 시에 노조가입을 받고 있다는 제보가 수차례 들어왔다. 회사는 계속해서 무응답으로 방임하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음을 조현일 지회장이 증언했다. “신입사원 근로계약서를 관리자가 받고 노조설명 및 가입원서를 같이 받았다”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례 발표하고 있는 조현일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장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례 발표하고 있는 조현일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장 @화섬식품노조

진급을 이용해 탈퇴 회유

“관리자로서의 진급으로 보여지는 직무 진급의 경우, 특히 QC(품질관리)나 F/BMC(현장관리)의 경우 민주노조 조합원이 진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민주노조를 탈퇴시키고 한국노총으로 가입시킨 후 진급시킨다. 물론 회사는 극구 부인한다. 파리바게뜨지회에서 ‘한국노총 소속만 진급된다’는 식의 소문이 나는 것은 회사에도 좋지 않으니, 이를 부인하는 공지를 하라 요청해도 회사는 ‘진급과 한국노총 조합원 가입은 무관하다’는 내용의 공지를 거부한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강규형 SPL지회장도 유사한 증언을 했다. 강 지회장은 “관리자가 조합원을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민주노총 탈퇴하면 진급시켜줄게’ ‘이번에 진급해야지. 민주노총에 있으면 진급 못 한다’고 했다”는 증언을 했다.

관리자가 근무 중에도 탈퇴 종용

“(관리자가) 업무차 매장 방문할 때 노조 이야기를 하며 민주노조 조합원들을 압박한다. 최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조로 조합을 바꾼 기사가 있었는데, 기사가 한국노총 카톡방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전화를 하여 방에서 왜 나갔는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바로 매장으로 찾아와 (민주노총)탈퇴서 작성을 종용하였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조현일 지회장과 강규형 SPL지회장도 유사한 상황을 증언했다.

조 지회장은 “근무 중 관리자들이 개별로 직원을 불러 민주노총 탈퇴 회유 및 협박을 하여, 스트레스와 퇴사까지 고려하는 인원 속출하였고, 민주노총 노동조합의 탈퇴자 급등했다”고 말했다. 결국 100명이 넘던 조합원에서 40여 명이 탈퇴했다.

강 지회장은 작년 말 “단 3일 만에 228명의 조합원을 조직했는데, 이후 한국노총이 회의(절차)도 없이 규약을 변경하고, 관리자 40여 명을 전원 한국노총 조합원에 가입시켰으며, 민주노총 조합원 빼가기 작업에 투입됐다”고 했다. 강 지회장은 상담, 괴롭힘, 진급, 비방, 친분 등을 이용해 탈퇴를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3일 만에 228명이 가입했던 SPL지회 조합원은 현재 10여 명만 남았다.

회사의 대화 거부 및 조합활동 차별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강규형 SPL지회장이 사례 발표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강규형 SPL지회장이 사례 발표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강규현 SPL지회장은 “회사는 우리가 요구하는 일체사항(조합 사무실, 타임오프 등)을 한국노총과 합의하라며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게다가 “조합원 수가 줄어들자 남은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대해서 보직해임, 라인 이동 등을 통해 임금에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탄압을 시작했다”고 했다.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는 작년 9월 14일 설립했다. 조현일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장은 “(노조설립 4일 후부터) 관리자 중심으로 노조를 설립하고 지방 공장을 돌면서 가입을 받았다. 반면 우리는 지방 공장의 출입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박현희 금속노조 법률원 부원장은 사례 발표에 앞서 “(포스코지회도) 파리바게뜨와 비슷하다. 사측의 지배를 받는 관리자를 이용해서 노조를 탄압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례 발표하고 있는 박현희 금속노조 법률원 부원장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례 발표하고 있는 박현희 금속노조 법률원 부원장 @화섬식품노조

창구단일화 제도 10년 분석 -> 제도 개선 제안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은 지난 10년간 모은 사례들을 분석한 것을 발표하고,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박 부원장은 “헌법상의 단체인 노조 뒤에 숨어서 진정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교섭권을 배제하고, 특정노조는 지원하고 개입하는 문제.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기존 부당노동행위와는 다른 질적인 처벌을 해야 한다”며 “노조파괴 목적의 어용노조설립은 범죄단체구성에 준하는 가중처벌을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부당노동행위란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말하며,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박 부원장은 또 ▲초기업 교섭 촉진 제도와 단체협약 효력 확장 제도 도입 ▲자율교섭 및 쟁의권 독자성 보장 ▲부당노동행위 사용자 입증 책임 등도 제안했다.

박 부원장의 제안에 대해 강은미 의원은 “지금 제가 발의한 법안은 창구단일화 제도를 없애는 정도인데, 민주노총 법률원과 소통해서 추가 발의하는 것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쟁점 토론자로 발표하는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 @화섬식품노조
3월 30일 오후 2시 반, 국회 본관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쟁점 토론자로 발표하는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 @화섬식품노조

한국의 복수노조 및 창구단일화제도에 대해, UN 사회권규약위원회는 2017년 “단체교섭에서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할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또 “노조활동에 대한 행정당국 및 사용자의 자의적 개입을 예방하도록 노동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2년 뒤 우리나라 추가이행보고에 대해서도 “창구단일화 제도는 교섭권과 파업권을 지속적으로 저해한다”며 또다시 개선을 권고했다.

한편 이날 SPC 측 관계자 두 사람도 참석해 토론회를 지켜봤다. 토론회를 마치기 전에 사회자가 발언권을 주자 “토론회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사회자로 나섰던 이남신 서울노동인권센터 소장은 “노조들만 나와서 얘기할 것이 아니라, 이후 토론회에는 회사쪽에서도 나와주시면 좋겠다”는 바램을 말했다.

박주영 부원장이 회사측 관계자에겐 조언을, 정의당에는 요청을 하면서 토론회는 마무리됐다.

“10년간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부당노동행위를 보면, 마지막에 승자는 없었던 것 같다. 노동자들 간의 적대감, 심리적 상처가 회복이 안 되더라. 유성 같은 사례도 사업주도 구속됐지만 지역사회 자체가.. 회사는 복원되지 않았다. 이게 누구에게 이득되는가? 회사가 장기적으로 갈 거라면, 별로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

“어용노조들, 뇌 없는 팔다리만 있는 노조. 설립신고 취소 등 노동부가 대응은 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되지 않더라. 제2 아니면 제3, 제4노조가 생기는데 그 뒤에 있는 회사가 처벌받지 않아서 해결이 안 되더라. 당에서 이걸 고려해서 대책을 세워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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