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 검증 토론회에 불참한 회사, 복수노조 악용한 노조탄압 제기도 받아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 걸린 현수막과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피켓팅하는 조합원들.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 걸린 현수막과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피켓팅하는 조합원들.

"제빵기사도 인간이다. 주2회 휴무 보장하라"
"SPC는 거짓말 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셀프 선언 기만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2018년 1월 사회적 합의로 풀었지만..

화섬식품노조(파리바게뜨지회)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서울에서 목포, 부산, 여수에 이르기까지 10군데가 넘는 시도에서 이뤄졌다.

파리바게뜨가 속한 SPC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는 선전전과 함께 필리버스터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2017년 당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가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할 만큼 사회적 문제가 됐기 때문에, 당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가 다 개입해서 해결한 것”이라며 그 의미를 상기시켰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당시 문제에 대해 “제빵사, 카페기사들은 협렵업체와 고용관계를 맺고 일은 각 가맹점에 가서 하고, 업무는 파리바게트 본사가 지시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근무시간을 전산 조작을 통해 무차별적 ‘임금꺽기’ 방식의 임금 체불이 진행되었다. 그 금액은 무려 110억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오다민 파리바게뜨부지회장은 “불법파견으로 인한 과태료 500억을 유예해주며 2018년 1월 사회적합의를 했다. 그러나 여지껏 SPC는 단 한 번도 합의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고 직접고용을 반대하던 복수노조를 앞세워 노노갈등을 조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란,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및 임금체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 1월 노사 및 점주협의회와 정당, 시민대책위 등 7자가 맺은 것이다. ▲본사가 책임지는 자회사로의 직고용 ▲3년 내 본사 정규직과의 동일임금 ▲자회사 변경 후 근로계약서 재작성 ▲노사 간담회 및 협의체 운영 ▲체불임금 지급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등이 주요 합의사항이다.

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파리바게뜨 본사로 하여금 직접고용 명령을 했기에, 당시 본사는 수백억의 과태료를 물게될 위기에 빠진 상태였다. 때문에 본사가 아닌 자회사로 가는 것과 즉시가 아닌 3년 내 동일임금이란 시한을 둔 것은 노조가 양보한 셈이었다.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서울 참자가들은 "제빵기사도 인간이다. 주2회 휴무 보장하라" "SPC는 거짓말 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셀프 선언 기만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등을 외쳤다.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서울 참자가들은 "제빵기사도 인간이다. 주2회 휴무 보장하라" "SPC는 거짓말 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셀프 선언 기만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등을 외쳤다.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 선포 vs 지켜지지 않았다

오 부지회장은 이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직고용 투쟁 당시 부당노동행위 관리자들을 처벌하기는커녕 진급을 시켰고, 근로계약서 체결문제는 한국노총이 반대한다며 마무리하지 않았으며, 노사협의체 또한 한 번도 구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간 간절히 기다려 온 본사직과 임금 맞추기조차 합의 주체인 화섬식품노조에서 논의하고 대화하자고 계속해서 요청을 했지만, ‘합의는 화섬식품노조와 했지만 교섭은 한국노총과 하겠다’며 합의 주체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발표했고, 결과에 대한 근거자료를 요청하자 근거 없는 숫자 몇 개 던져 주고는 4월 1일 만우절날 임금 40% 인상, 휴무 30% 증가 되었다고 주장하며 합의서 이행이 완료 됐다는 셀프 선포식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일 파리바게뜨 회사(피비파트너즈),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피비파트너즈노조, 한국노총 등이 모여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와 비전을 알리는 선포식을 개최한 바 있다. 피비파트너즈는 사회적 합의 완료를 디딤돌 삼아 ▲품질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안전한 일터와 최적의 근무 환경을 조성하며 ▲모두가 함께하는 소통의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오다민 부지회장은 이 선포식에서 밝힌 근무환경 개선에 대해서도 “인력부족 문제가 여전해 충분한 휴무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회사와 한국노총이 연차 및 보건휴가 등 휴가사용을 제한하는 단체협약을 맺어 왔다”며 “연차와 휴가 사용을 막는 것도 문제지만 여성이 대다수인 회사에서 보건휴가 사용을 제한하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물었다.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필리버스터 중인 이현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필리버스터 중인 이현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

사회적 합의 검증 토론회에 불참한 회사
복수노조 악용한 노조탄압 제기도 받아

이와 같은 연유로 화섬식품노조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 공개 검증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를 선포한 회사, 가맹점주협의회, 한국노총 등은 이 자리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사회적 합의 주체 중 하나인 정의당에서 발언했다. 정의당 김응호 부대표(노동본부장)는 “4월에 사회적 합의를 완료했다고 자화자찬 자랑하지 않았나. 노조에서 그를 홍보할 수 있는 토론회장을 만들고, 같이 토론하자고 했는데 왜 나오지 않았나”라고 묻고는 “직원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힐난했다.

사회적 합의에 대한 발언 외에도 김 부대표는 “(파리바게뜨는) 복수노조 취지가 무색하게끔 악랄한 노조탄압의 사례”라며 “복수노조를 악용해서 노조를 탄압하는 걸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SPC그룹의 노조탄압 사례는 다양하고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회사는 노조탄압이 없다고 하는데, 관리자들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을 앞세워서 우리 조합원들을 계속 찾아가서 일을 방해하고, 불안감을 조성하고, 진급을 시켜주겠다는 거짓말을 하며 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구체적으로 “조합원들이 울면서 연락을 한다”며 ‘정말 탈퇴하기 싫었는데 관리자가 옆에 두 시간을 서있는다. 바빠 죽겠는데 계속 말을 건다’라는 말을 전했다. 심지어 육아휴직 중인 기사에게까지 전화해서 민주노총 탈퇴서를 받는다고 했다.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으로 온 조합원에게 ‘이 멍청아 민주노총에 있으면 진급 못해’라는 말을 한 한국노총 소속 관리자도 소개했다. 이 관리자는 친해서 연락 한 것이고 같은 소속이고 싶어서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임종린 지회장 외에도 파리바게뜨 조합원이 여럿 나와 노조탄압에 대한 유사한 증언을 이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회사에게 “부당노동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에 나오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에게 “파리바게트 노조탄압과 사회적 합의 불이행에 대한 실태를 즉각 파악하고,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 주문했다.

김응호 정의당 부대표는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은미 의원을 통해서 국회에 찾아오게 만들 것”이라 했다. 강은미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다. 김 부대표는 “악덕기업임을 스스로 낙인 찍으려 한다면 SPC그룹은 분명 다시, (2017년 당시처럼) 법률적으로 제도적으로 여론으로 지탄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필리버스터 중인 신명재 스마일게이트지회 수석부지회장.
화섬식품노조가 13일 오후 3시부터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검증을 거부했다며,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전국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필리버스터 중인 신명재 스마일게이트지회 수석부지회장.

응원과 격려의 말 내놓은 민주노총과 IT노조들

IMF시기 제빵사로 베이커리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이현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한 개의 먹음직한 빵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과정의 노동이 얼마나 고된 노동으로 반복되는지, 여성 노동자로 힘든 노동인지 몸과 맘으로 공감한다”며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노동자가 하나 되어 힘찬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 말했다.

화섬식품노조 소속 IT노조들도 필리버스터에 동참했다.

파리바게뜨 사례를 보고 용기를 얻어 노조 만들 결심을 했다는 신명재 스마일게이트수석부지회장은 “(노조 결성이란)상상도 못할 일이 파리바게뜨 지회 분들 덕분에 생겼고,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그래서 우리 IT 노동자들에게 파리바게뜨지회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이분들의 아픔은 우리의 것인양 아프고, 이분들 성공과 기쁨은 우리의 것인양 함께 기쁘다”고 했다. 때문에 지금 파리바게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가슴 아프고, 화가 난다고 했다. 

신 수석은 아내가 좋아하는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언급하고는, 아내가 그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때 눈치를 본다며, 본인이 없을 때 몰래 먹는다고 했다. 베스킨라빈스는 SPC그룹 브랜드다. 신 수석은 “(SPC가 약속을 지키는 날이 오면) 맘 편히 자모카아몬드훠지 하프갤런 2개를 사 들고 집에 가겠다”며 “그날을 하루라도 빨리 맞이하기 위해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프갤런은 베스킨라빈스에서 파는 가장 큰 크기(1200g)이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돌돌 소시지 빵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걸 먹어봐야 탄압하는 회사와 관리자들에게 돌아가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안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원래 게임 속 나쁜 적들에 회사를 대입하는데 부담이 됐는데, SPC는 부담이 없더라”는 말로 회사를 비판하고, SPC그룹의 노조탄압을 알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만드는 게임을 활용할 생각이 있음을 알렸다. 

얼마 전 설립한 한글과컴퓨터노조의 김기홍 지회장은 본인이 겪고 있는 일이 “(파리바게뜨지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거구나란 생각을 했다. 여러분이 하고 계신 일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일”이라 말했다. 이어  “정치인, 연예인이 아니라 파리바게뜨 여러분이 진정한 이 시대의 리더이고, 이 시대의 아이콘”이라며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집중선전전 및 매장 앞 1인시위가 진행됐다. 서울, 인천, 전주, 대전, 청주, 목포, 광양, 서산, 천안, 여수 등등 10군데도 넘는 곳에서 선전전이 이뤄졌다. 화섬식품노조 부산경남지부는 부산에서 스티커를 붙이면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새로운 방식의 선전전을 진행했으며, 전북지부는 가장 많은 매장을 담당했다.

노조, 사회적 합의 이행과 검증 요구

정하림 파리바게뜨부지회장은 사회적 합의 이후 “좋은 환경에서 본사와 같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일했던 것 같다. 하지만 회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희망이 무너졌음을 얘기했다.

오다민 부지회장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는 이 투쟁은 단순히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다.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함으로써, 500억 과태료를 유예해주며 직고용을 양보하고 자회사를 만든 기사들에게, 불법파견으로 착취했던 잘못을 사과하고 제대로 마침표를 찍으라는 것”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화섬식품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 이행과 그를 검증하기 위한 제대로 된 자료 공개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를 우습게 여기고 어기는 것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그 누가 사회적 합의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냐”며 합의 주체들과 더불어 사회적 합의로 과태료를 탕감해준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한편, 임종린 지회장은 필리버스터 와중에 뒤에 서 있던 모 임원과 실갱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에 '초임 연봉이 3,700만원 넘는다고 채용광고에 떴던데.. 요즘 시기에 ...'라는 댓글을 단 임원이었다.  3,700만원이 되는지 검증을 하자는 것이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10년차 제빵사 연봉이 3천만원에 턱걸이 하기도 하는 사업장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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