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조작 관리자는 감봉 1개월, 노동환경 증언한 간부는 정직 3개월
전무가 조합원에게 찾아와 "민주노총의 입장이 뭐냐?" "계급장 떼고 대화하자"
사측, 법원에 집회금지가처분 신청도,,,결과는 '사측 신청 이유없다 기각'

▲기자회견에 참가한 참가자들, 양동규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참가자들, 양동규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수도권본부는 11시 30분 양재동 SPC본사 앞에서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노조는 ▲파리바게뜨 수석부지회장에 대한 정직 3개월 부당징계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관리자의 탈퇴강요 ▲파리바게뜨지회의 집회금지를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구시대적 노조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빵기사들의 화장실 이용 어려움 증언했다고 중징계?

SPC 파리바게뜨 사측이 파리바게뜨지회 부지회장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관련하여 TBS라디오 방송에서 파리바게뜨 여성 노동자들의 화장실 사용 문제를 발언하였다는 이유로 노조 전임자인 지회 수석부지회장에게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사측은 징계결정서에서 부지회장의 발언 중 어떤 내용이 허위사실이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일전에 회사가 성추행을 자행한 관리자나 노동시간을 조작한 관리자는 감봉 1-2개월 징계를 내린 것과 달리 여성 노동자들의 화장실 사용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는 것만으로 정직 3개월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명백한 노조탄압”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김경신 부위원장은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화장실이용에 대해 라디오에 파리바게뜨지회 수석부지회장과 함께 출연해 이야기했다. 빵은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 뒤에 노동자들의 눈물이 있다면 빵을 먹는 이들도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사는 즉각 부당징계를 철회하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여성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당징계를 당한 파리바게뜨지회 최유경 수석부지회장은 “생리를 해도 보건휴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고,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을 쪼개가며 일해 화장실 이용이 어려운 노동환경을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라디오 출연을 후회하지 않고 조합원을 회유하고 탄압하는 사측에 맞서 더 나은 노동환경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참가자들, 부당징계를 당한 최유경 파리바게뜨지회 수석부위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참가자들, 부당징계를 당한 최유경 파리바게뜨지회 수석부위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합원에게 “민주노총만 탈퇴해라” 강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는 사측이 관리자들을 앞세워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매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가 제공한 카톡이나 녹취를 살펴보면 관리자들이 “민주노총에 있으면 진급 안 된다”, “편하게 회사 다니려면 민주노총 탈퇴해라”, “민주노총 소속이면 매장 차릴 때 지원금 안 나온다”, “민주노총만 탈퇴해라”, “몇 달 만이라도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안 되겠냐”라는 언급을 한다.

관리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조합원들이 탈퇴서를 쓸 때까지 매장에 찾아오고 있어 많은 파리바게뜨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노조 탄압은 비단 파리바게뜨뿐만 아니라 SPC 그룹 내 비알코리아 던킨도너츠와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평택 SPL에서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법원, ‘사회적 합의대로 본사직과 동일임금 지급하라’는 노조 주장 정당

2017년 청년 제빵기사 5천여 명을 불법파견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SPC 파리바게뜨를 노조는 사회적 합의라는 통큰 양보를 통해 회사의 직접고용의무를 탕감해주었다. 문제는 이후 3년이 지날 때까지 사측이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에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지회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호소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사측은 이러한 집회마저도 허용할 수 없다며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지회를 상대로 법원에 한남동 패션5 앞에서의 집회를 못 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했다. 결과는 기각. 법원은 지난 5월, 노조는 패션5앞 집회를 할 수 있고, '2018년도 합의대로 본사직과 동일임금 지급', '관리자를 이용한 노조탄압', '52시간초과 조작 연장꺾기' 등 노조의 주장은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판결했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했다고 셀프 이행식까지 한 SPC는 정작 사회적 합의의 당사자인 화섬식품노가 지난 5월 11일 사회적합의 이행점검 토론회를 하자고 하니 불참하였다. 회사는 본사직과의 임금을 맞추겠다는 내용과 관련하여 지난 3년간 기사들의 월급이 약 40%가 올랐다고 언론에 널리 알렸으나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실제 제빵 카페 기사들은 10년을 일했어도 진급하지 않는 한 연봉은 3천만 원을 간신히 넘고 여전히 휴무를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법원도 인정한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화섬식품노조 박현석 수도권본부장은 “청년기사들이 산재도 신청하지 못하고 화장실도 이용하기 힘든 실태를 말했다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한다. 누가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 회사에 되묻고 싶다. 2018년 사회적 합의를 불이행하고 어용노조를 이용해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파리바게뜨야말로 청년기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대시민 선전전을 통해 파리바게뜨 문제를 알려내고 민주노총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양동규 부위원장은 “한국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SPC 파리바게뜨가 갑질, 부당노동행위, 노조탄압 종합선물세트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민주노총 차원에서 경고를 하려고 왔다”며 “온 국민 덕분에 허영인 일가가 부를 축적했다면 마땅히 사회적 합의 또한 책임을 다해 이행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조탄압을 중단할 때까지 민주노총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섬식품노조는 7월 1일 노조탄압, 사회적합의 미이행 파리바게뜨규탄 3차 전국집중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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