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노조로 민주노조 입 틀어막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우리도 어엿한 노동자! 사장님, 어디계세요? 교섭합시다

지난 4월 20일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서를 ILO에 전달했지만, 현행 대한민국의 노동법 노조법등 법·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말뿐인 선언이 될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ILO 협약 본격 발효되기 전인 향후 1년간 현행 법·제도 전면 개정으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아래는 본지 7.3전국노동자대회 특별판 내용을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편집자주]


어용노조 끼고 민주노조 입 틀어막는 교섭창구 단일화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

파리바게뜨 사측은 복수노조와 창구단일화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2017년 파리바게뜨에 민주노조가 만들어지자 한국노총과 합작해 관리자중심의 어용노조를 만든 뒤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표적 방문해서 탈퇴를 종용한 것이다. 현행 노조법 2조에 따르면 사업장 내 노조가 2개 이상인 곳은 교섭대표노조를 정해 교섭을 하게 돼 있다. 교섭대표노조를 사업장 안에서 자율적으로 정하지 못했을 때는 조합원 중 과반수가 되는 노조가 교섭대표권을 가지는데, 파리바게뜨는 민주노조가 만들어진 직후부터 이 법에 철저히 악용당하고 있다. 여전히 교섭권은 어용노조인 한국노총 노조에 있고 민주노총에는 겨우 서면으로만 의견을 물어보며 형식적인 절차를 거칠 뿐이다. 사실상 소수노조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는다. 단협 경우도 체결될 때도 그 이후에도 수차례 늑장으로 보내고 있다. 또한, 관리자 중심 노조 조합원들은 진급이나 라인배치에서도 민주노조 조합원들을 차별하면서 불리한 위치로 내몰고 있다. 노조법 개정으로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고 교섭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SPC에는 던킨도너츠노조 SPL노조, 배송기사 노조들도 속속 생기는 실정이다. 똑같이 민주노조가 생기면 관리자 위주의 한국노총을 만들고, 지위를 이용해 탈퇴를 하며 노조탄압을 하는 방식이 공식처럼 되어가고 있다. 노조법 개정 없이는 뻔히 상황을 알아도 막을 방법이 없다. 7월 3일 전국노동자대회,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자.


(왼쪽부터) 유옥경 사무금융노조·연맹 보험설계사노조 부산지회 지회장,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
(왼쪽부터) 유옥경 사무금융노조·연맹 보험설계사노조 부산지회 지회장,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

 


 

우리도 어엿한 노동자! 사장님, 어디계세요? 교섭합시다

유옥경 사무금융노조·연맹 보험설계사노조 부산지회 지회장

민주노총을 알기 전까지 나는 스스로 한번도 노동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사측에서 말하는 것처럼 곧이곧대로 스스로를 ‘사장님’으로 생각하며 한평생을 살아왔다. 이 생각이 깨진 건 작년이다. 친구의 권유로 노동조합을 알게 됐고, 그때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나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됐다. 그리고 조합원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이 한화금융서비스로 재판분리를 하는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들이가입하며 현재 3,000여 명이 가입했다. 이는 한화 정규직노조 2,000명을 훨씬 웃도는 숫자다. 그러나 사측은 우리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 노조법에따르면 우리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어 고용형태가 다양해졌어도 현행 노조법은 노동자의 범위를 너무 좁게 해석한다. 사측은 이 점을 이용해 실질적으로 노동자에 대한 통제력은 유지하면서 고용에 대한 책임은 면제하려고 한다. 짧은 노조 생활이지만, 우리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힘이 ‘단결’이라는 것을 배웠다. 동지 여러분, 우리 7월 3일 민주노조라는 큰 이름 아래에서 만납시다. 우리한화보험설계사들 홀로 싸운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만나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보험설계사로서의 마무리를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자부심으로 끝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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