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및 정의당 의원 잇따라 광화문 찾아
서울시의회,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 대표 발의
서울시, 철거 일시유예 입장 내놔… 유족 측 “26일 저녁 회의 통해 입장낼 것”

세월호 유족 등 관계자 면담을 마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억공간 밖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세월호 유족 등 관계자 면담을 마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억공간 밖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들이 26일 연이어 광화문을 찾아 한목소리로 “세월호 기억공간은 역사적 의미에서 보존돼야할 공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5일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을 이날 철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후 2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억관을 찾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면담을 진행한 데 이어 김남국, 정청래, 이수진(서울 동작구을) 의원도 차례로 광화문을 찾아 유족 등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와 강은미 의원도 기억공간을 찾아 유족들에게 응원을 보탰다.

송영길 대표는 유족 등 관계자에게 “기억공간은 우리 아이들이 찾아와 국가의 의미가 무엇이고 우리가 어떻게 국민의 생명을 지켜갈 것인지 다짐하는 교육 공간이 될 것”이라며 “교육, 관광, 국민통합의 측면에서 보존해야 할 가치있는 공간이기에 서울시 차원에서 협의를 잘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송영길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높게 평가했던 이유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대구에서도 ‘박근헤 탄핵은 옳았다’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고 했던 약속을 참고해 이 공간의역사적 의미를 잘 새길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 또한 “(세월호 기억공간이) 많은 국민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시민들이 접근하기 용이한 곳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와 강은미 의원 또한 유가족협의회와 진행한 면담에서 “촛불로 만들어진 이곳은 대한민국이 생명을 존중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역사적 의미도 담긴 공간”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역사적 의미를담는 광화문 광장 조성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뿐 아니라 서울시민까지도 충분히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기구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당초 이날이 서울시가 밝힌 기억관 철거 예정일이었던 탓에 25일부터 우익 유튜버들이 광화문역 7번 출입구 인근에서 밤새 유가족 등 관계자들을 향해 고성과 야유를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이 기억공간을 방문할 때마다 욕설을 퍼부어 경찰의 제지를 받았고, 김남국 의원을 향해서는 일부가 폭력 행사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이날 ‘서울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은 시민들이 민주화와 안전의식 제고 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전시관과 동상, 부속 조형물을 광화문광장 내에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27일 오전까지 철거를 일시 유예한다’는 입장문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철거일이었던 이날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방문이 잇따르고 서울시의회가 조례 일부개정안을 내놓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광화문광장 조성 이후 (기억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전임 시장 때부터 계속 합의해나가기로 한 정신을 오세훈 시장이 지켜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서울시와 공식적으로 마련한 협상의나 협의는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김선우 사무처장은 “광화문광장 재조성 뒤의 일에 대해서는 현재의 기억관을 지을 때부터 추후 어떻게 유지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당시 시장과 비서관들이 함께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는 현재의 기억공간을 지을 때부터 그렇게 해나가기로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수차례 드러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가족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9시 가족협의회 확대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입장 및 추후 대응 방안 등을 정리,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월호 유족 등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았다. 서울시는 26일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바 있다. ⓒ 송승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월호 유족 등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았다. 서울시는 26일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바 있다. ⓒ 송승현 기자
세월호 기억공간 방문에 앞서 취재진에게 기억공간 보존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송승현 기자
세월호 기억공간 방문에 앞서 취재진에게 기억공간 보존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송승현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구을)이 26일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아 유가족 등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 송승현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구을)이 26일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아 유가족 등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 송승현 기자
광화문역 7번출구 주위에 있던 우익 관계자들이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달려들어 경찰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광화문역 7번출구 주위에 있던 우익 관계자들이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달려들어 경찰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날 세 번째로 기억공간을 찾은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서울시의 입장과 강제철거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추후 입장문을 낼 것”이란 말만 반복했다. 이후 서울시는 ‘27일 오전까지 철거를 일시 유예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 송승현 기자
이날 세 번째로 기억공간을 찾은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서울시의 입장과 강제철거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추후 입장문을 낼 것”이란 말만 반복했다. 이후 서울시는 ‘27일 오전까지 철거를 일시 유예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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