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기자회견 열고 코로나19 방역대책, 노동자 건강권 근본대책 수립 요구

민주노총은 2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폭염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위혐에 노출된 노동자 건강권 실태를 증언하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2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폭염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위혐에 노출된 노동자 건강권 실태를 증언하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송승현 기자

코로나19 방역일선에 있는 노동자의 극한노동과 대면서비스 노동자의 감염 위험 불안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정부의 방역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노총(위원장 양경수)은 2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폭염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위혐에 노출된 노동자 건강권 실태를 증언하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통산업, 학교급식, 학교돌봄, 보건의료, 공무원, 우편.택배업무, 간병.요양보호.장애인활동지원, 콜센터 노동자 등 8명이 참석해 현장에서 벌어지는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차별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델타변이 확산 등 백신접종으로 조기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라며 “임시방편식 대책으로는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불평등 양극화 문제와 노동자 건강권 파탄을 해결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형식적인 정부 방역으로 소상공인은 죽어가고 노동자들은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재벌과 자본에는 관대하고 노동자와 소상공인에게 가혹한 현재의 방역지침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 대통령 약속대로 위기가 불평등을 가속화시키지 않도록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덕규 공공운수노조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 ⓒ 송승현 기자
전덕규 공공운수노조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 ⓒ 송승현 기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더 이상의 임시방편식 대책으로는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불평등 양극화 문제와 노동자 건강권 파탄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덕규 공공운수노조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확산 2년이 다 되어 간다. 국가적 재난이라면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방역지침을 수립하고 이에 수반되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서비스 특성상 정부 방역지침에서 빠지거나 제외되는 현상을 보인다. 시설 내 돌봄서비스 또한 정부 방역지침이 시설중심으로 정립되어 있으나 내부에서 차별이 작동한다”라고 증언했다.

하인주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하인주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다수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유통서비스노동에 대한 현장증언도 이어졌다. 하인주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백화점 특성상 하루에도 수천 명의 고객이 다녀간다. 그들은 잠시 들러 쇼핑을 하면 그만이지만 직원들은 하루종일 일하기에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직원들이 사용하는 시설이 열악해 취식, 탈의, 휴게가 어려워 코로나19 감염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방침이라며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하거나 휴게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하 위원장은 “유통 다중이용시설 확진자 발생 시 협력업체 고지 의무이행 점검을 강화하고 유통매장 협력업체 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가 개인 부담없이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접종, 유급휴가를 보장받게 해야 한다”라며 “유통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정부의 엄격하고 일관된 조치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라고 촉구했다.

이미선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노동안전위원장. ⓒ 송승현 기자
이미선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노동안전위원장. ⓒ 송승현 기자

마스크를 벗고 집단으로 식사를 하는 탓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 학교급실실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미선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노동안전위원장은 “교육당국은 개학 연기, 순차 등교, 학사일정 단축 등 방역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그에 따라 늘어난 급식실 방역업무와 위생업무를 감당할 인력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정해진 시간에 다량의 식사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학교급식노동자는 압축노동과 초고강도노동의 대표적인 직종이다. 10년 차 조리사인 이 위원장은 “변화하는 아이들 입맛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메뉴와 복잡한 조리과정을 거쳐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을 준비하려면 필연적으로 고강노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근골격계 질환과 크로 작은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라며 “학교급식실 노동강도 증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으로 정원 외 인력 배치와 온열질환에 대비하기 위한 냉방대책 수립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송인경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장. ⓒ 송승현 기자
송인경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장. ⓒ 송승현 기자

초등돌봄전담사인 송인경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장은 “지난해는 모두에게 처음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름방학을 앞둔 초등돌봄교실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돌봄전담사 근무시간은 돌봄교실 운영시간이다. 따라서 방역업무를 무급으로 진행하게 된다. 송 지부장은 “다른 교직원은 방학 때 백신을 접종하면 되지만 방학 중에 돌봄교실을 운영하는데다 대체인력도 없는 상황에 놓인 돌봄노동자들은 백신을 맞고 쉬지도 못한다”라며 “어린이집 등 보육현장 역시 코로나19를 틈타 백신 접종 시 연차사용을 강요받는 등 보건복지부 지침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라고 실태를 고발했다.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방역일선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현실 증언도 이어졌다.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부족한 의료인력으로 방호복을 입고 간호업무 외 배식, 청소, 침상정리, 환자이송 등 업무가 가중되고 부족한 인력으로 선별검사와 백신접종, 생활치료센터 파견까지 해내야 하는 의료인력의 소진 및 탈진은 이미 만성화된 문제”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그때그때 파견인력을 주는 데 그친다”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파견인력에 줄 인건비를 병원에 지원해 상시지속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뽑아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의료현장에서는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요구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지난 6월 전남 담양에서는 코로나19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과로사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국가 재난에서 담당 공무원의 과로사는 이미 수차례 일어났고 언론에도 다수 보도된 사실”이라며 “폭발적으로 증가한 코로나19 업무 탓에 공무원노조는 인력확충과 예산증액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현장에 ‘조금만 더 참으라’고 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 노동자가 사명감과 인내로 버티는 상황은 이미 넘었다”라며 “공무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금은 공무원 확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최승묵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본부장. ⓒ 송승현 기자
최승묵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본부장. ⓒ 송승현 기자

최승묵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본부장은 “배달·집배노동자가 굉장히 열악하고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정부는 생활과 소비 관련 대책만 내놓을 뿐 배달노동에 대한 대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노동의 형태뿐 아니라 백신 지급에 대해서도 차별적인 요소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 본부장은 “지금 배달·택배노동자에게 시급한 건은 백신 접종뿐 아니라 폭염 대비와 과중한 노동 해소 방안을 정부나 회사가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배달노동자가 건강을 잃지 않고 국민의 편의를 보장하려면 정부는 세밀하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염희정 서비스연맹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지회장. ⓒ 송승현 기자
염희정 서비스연맹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지회장. ⓒ 송승현 기자

콜센터상담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힘겹게 일하고 있을 때 하청업체들은 이를 이용해 이득만 더 챙겼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염희정 서비스연맹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지회장은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콜센터 신규 운영사업자 선정 시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분산 센터 운영, 재택근무 장비 지원 등을 포함해 2019년 대비 도급비용을 60% 이상 인상해 업체와 계약했으나, 실제 상담센터의 밀집도는 더 높아졌다”라고 증언했다. 밀집도를 낮추고자 노조에서 상담사 개인 상담석 넓힐 것을 요구했으나, 등 뒤 상담사와의 간격이 더 좁아져 감염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청업체가 이익을 더 남기기 위해 콜센터에 적합하지 않은 사무실에 센터를 꾸린 탓이다. 염 지회장은 “코로나19란 특수상황을 이용해 민간위탁업체는 이익만 챙기고 장학재단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가 지켜지지 않은 탓”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방역과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근본대책을 즉각 수립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방역일선 노동자 인력충원과 예산확보 ▲하청.특수고용노동자 사업장 방역지침 법제화 ▲유급 질병휴가, 백신접종 유급휴가 법제화 ▲학교 급식, 돌봄노동자 방역 및 건강권 보호대책 수립 ▲현장 노동자 목소리를 전달할 노정교섭 등을 요구했다.

한편,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양 위원장은 “코로나19와 산업전환, 폭염까지 삼중의 고통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겠다. 제대로된 방역을 위해 현장 전문가인 노동자들이 가진 복안을 직접 제안하겠다”라며 “방역을 이유로 민주노총 집회를 막으려 달려온 김부겸 총리라면 노동자와 방역 문제를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을 피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민주노총이 찾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 송승현 기자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 송승현 기자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 송승현 기자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 송승현 기자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 송승현 기자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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