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결의대회
메타버스 시위로, 1인 시위로 ‘따로 또 함께’ 열려
“이번 파업에서는 반드시 정규직 전환 이뤄내겠다”

결의대회를 마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직접고용 투쟁승리를 다짐했다. ⓒ 송승현 기자
결의대회를 마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직접고용 투쟁승리를 다짐했다. ⓒ 송승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단 직고용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파업은 정규직 전환이 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가 공단 직고용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30일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100여 명이 모이 참석했다.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대규모 집회를 예정한 것과는 달리 약식으로 진행됐다.

대신 서울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1인 시위를 통해 500명이 참가했다. 전국적으로는 1000여명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메타버스 형태의 온라인 집회도 개최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 콜센터 노동자들은 지난 2월부터 크고 작은 파업들을 이어오며 지난 7월 1일에는 3차 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늘로 파업 30일, 농성 26일째를 맞고 있다. 이은영 수석부지부장은 8일차 단식중이다. 이들은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정규직 전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공공부문 정규직화 약속을 지키라는 소박한 요구가. 단식이나 해야할 만큼 어려운 일인가. 얼굴도 모르는 '바지사장'을 없애고 더욱 더 시민들에게 노동할 수 있는 상담이 되자는 요구가 어려운가 이해할수가 없다. 동지들 단결투쟁은 민주노총의 자랑이다. 자신감을 가지자. 무더위 이겨내고 직고용 쟁취하자”고 개회사를 전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연대발언으로 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힘을 보탰다. ⓒ 송승현 기자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연대발언으로 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힘을 보탰다. ⓒ 송승현 기자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본 발언에 앞서 “정부가 착각하고 있다. 방역의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들이다. 정부는 시민들의 인권 존중과 소통이 실제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놓치고 있다”며 “내 말이 아니라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이야기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때 방역이 보장된다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김 활동가는 “파업을 시작할 때 어느 정규직이 우리 땅(본사)에서 나가고 했다더라. 그 얘기 듣고 정말 슬펐다. 왜냐하면 이곳은 국민의 건강보험공단이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마련된 공간이다. 정규직의 땅일수가 없다. 그들은 노동자인데도 사용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며 “지금 정부는 의자놀이를 하고있다. 의자 조금 갖다 놓고 너네들끼리 경쟁에서 살아남으라 한다. 의자 더 갖다놔라 라고 말을 해야 정상이지만, 여전히 의자놀이의 공정성을 이야기하는 사회다”라고 말했다.

또 “노조를 만들기까지 상담사들은 무한경쟁 시스템 속에서 충분히 상담하면 임금이 깎이고 임금을 깎이지 않으려면 불친절한 상담을 해야했다. 두 개의 선택지 속에서 힘들어했다”며 “우리 동지들은 그 모순적인 선택지를 거부하는, 이제 충분하게 상담하고도 임금이 깎지말라며 그 선택지를 거부 하는 사람들이 됐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바로 옆 동지들을 믿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여러 투쟁이 끝나고 나중에 들어보면 사측이 교섭을 해야겠다고 느끼는 순간은 단 하나라고 한다. 바로 무슨 수단을 써도 굴하지 않을것이라고 느끼는 순간 교섭을 준비한다고 하더라. 지금 당장은 에어컨 시원하게 나오는 높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저들이 벽처럼 느껴지지만, 우리가 흔들리지 않으면 이긴다는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경기인천지회 ‘와신상담’이 문화공연을 펼쳤다. ⓒ 송승현 기자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경기인천지회 ‘와신상담’이 문화공연을 펼쳤다. ⓒ 송승현 기자

김원대 강원본부 본부장은 “사측과 정부와 경찰과 편견과 폭염에 맞서 매일 싸우는 자랑스러운 고객센터 동지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우리가 반드시 이길거란 것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강원본부도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지금 현재 감염병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을 고발한 원창묵 원주시장은 잘못 판단하고 있다. 야외에서 100명 남짓한 동지들이 투쟁하는 것보다, 1000명 2000명이 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각지에서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그들이 코로나에 더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박해철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공공운수노조가 강조하는 ‘동네방네 공공성’의 중심에는 동지들이 있다. 여러분의 승리는 잘못된 공정의 허울로 쌓은 둑을 무너뜨리는 발길이 될 것이다”며 “저임금에 고된 노동환경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경쟁에 내몰리고 이래서 마치 지옥 같은 노동현장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여러분은 지금 무엇이 옳고 그른지 보고 있다. 비록 돌아갈지언정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의했다.

단식 농성 8일차에 접어든 이은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이 투쟁발언에 나서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투쟁 승리를 다짐했다. ⓒ 송승현 기자
단식 농성 8일차에 접어든 이은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이 투쟁발언에 나서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투쟁 승리를 다짐했다. ⓒ 송승현 기자

오늘로 8일째 단식을 하고있는 이은영 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국민건강보험 전화상담업무 외주화 15년동안 우리가 어떻게 일해왔는지 생각해본다.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들에게 10만원, 20만원은 큰 돈이었고, 이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옆의 동료와 콜 수 경쟁을 하는 노예 같은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러나 노동조합이 생긴 후 우리는 스스로 달라졌다. 전화를 끊고 다음 전화를 받기만 급급했던 우리가 스스로 휴식도 가지며 한콜 한콜 정성을 다해 상담을 하고 있다. 조합원 스스로 공공기관의 상담사이기에 공공성을 지키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비록 문재인 정부와 경찰의 탄압을 원주 농성장에 다 모이지는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외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께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위는 ‘민주노총 온라인시위 플랫폼’에서도 진행됐다. ‘메타버스’ 시위가 열린 것이다. 메타버스란 추상, 가공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인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으로 현실에 가까운 3차원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지도 위 좌표에 캐릭터를 등록하면 표시되며, 간단한 메시지도 함께 띄울 수 있다. 오후 4시 기준 1753명이 참석했다. 여기를 누르면 확인할 수 있다.

민주노총 건보 콜센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결의대회 메타버스 시위 갈무리
민주노총 건보 콜센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결의대회 메타버스 시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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