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편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편집자의 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9월 29일 금속노조 139차 중앙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서울구치소에서 편지를 보냈다. 제목은 금속노조 중앙위원에게 보내는 형식이지만 내용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10월 20일 총파업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금속노조는 9월 29일 139차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10월 20일 총파업을 결의 건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이에 따라 ‘10월 20일 불평등 세상을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금속노조 투쟁지침을 확정했다.

10월 20일 불평등 세상을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금속노조 투쟁지침
① 금속노조 전체 사업장은 10월 20일(수) 2시간 이상의 총파업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주노총 총파업지침 복무)을 전개한다.
② 금속노조는 총파업 후 자회사 저지 투쟁을 하고 있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으로 집결한다.
(구체적 일정과 대상은 추후 확정)

9월 2일 오전 8시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위원장은 종로경찰서를 찾은 조합원들을 향해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1020 총파업 상사에 대한 당부를 남긴 뒤 대기하던 호송차에 올라탔다. ⓒ 노동과 세계

 금속노조 중앙위원 동지들께.

곳곳의 현장에서 사업과 투쟁에 매진하고 계신 동지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입니다. 투쟁!

어느새 추석 연휴도 훌쩍 지나고 벌써 10월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10월 20일 불평등 세상을 바꾸는 거침없는 총파업에 나서고자 한 해 동안 준비와 투쟁을 이어왔습니다.

정권은 이를 막고자 민주노총을 탄압하고, 급기야 범죄자 이재용을 석방한 자리에 위원장을 구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벽을 틈타 민주노총을 침탈하는 군사독재 정권보다 더 비열한 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단죄하는 길은 위력적인 총파업 투쟁을 성사하는 것입니다.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시기 우리의 투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자본의 이윤이 극대화되는 잔인한 전환이 될 것입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헬조선이 펼쳐질 것입니다.

금속노조 동지들이 나서 주셔야 합니다.

물론 주·객관적인 어려움도 많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조건과 상황에 맞춰 저들의 공세가 달라질 리 만무합니다.

우리가 선거준비로, 쟁의권이 없어서, 또 다른 이유로 주저할 때 자본과 정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고 빨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함께 준비하고 함께 싸워야 합니다.

IMF의 잔인한 기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 이상 비정규직·정리해고·구조조정의 수렁에서 허우적대지 않도록 110만 민주노총이 먼저 나서서 싸워야 합니다.

금속노조 동지들은 언제나 민주노총의 선봉부대입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에 가장 충실히 복무하고, 앞장섰습니다.

10월 20일 총파업도 금속동지들이 앞장서리라 믿습니다.

금속노조 중앙위원 동지들의 결심이 소중합니다.

동지들이 결심하면 금속노조가 움직입니다.

민주노총이 결심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동지들 함께 투쟁으로 나섭시다!

2021. 9. 23. 서울구치소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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