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 3학년생과 이론-실습-견학 하루 과정

노동조합이 예비 건설노동자 고등학생들과 건설현장이 안전해지는 기틀을 다지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사)건설훈련취업지원센터(이하 연맹 법인)와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이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 건축인테리어과 3학년 학생 35명과 ‘표준안전교육훈련’ 시간을 11월 3일 가졌다. 

형틀목수가 갖춰야 할 4대 안전보호구는?
안전모, 안전화, 안전벨트, 보안경!

“안전모 한번 써볼까요. 뒤에 다이얼 돌리는 게 있어요. 조여줍니다. 중요한 건 턱끈입니다. 채우고, 덜렁거리면 안 돼요. 안전벨트 가슴 똑딱이를 끼우고요. 마지막으로 각반. 철근이나 못 등에 걸리지 않도록 바지 밑단을 조여줍니다.”

교육훈련에 모인 학생들은 복장부터 갖춘 후 이론-실습-견학 순으로 하루 일정을 함께했다. 이론교육은 연맹 법인 이영록 운영위원장과 경기도건설지부 함경식 사무국장(기술사)이 맡았다. 

“콘크리트가 굳으면 붙어 있던 틀, 폼을 떼어냅니다. 이 때 잘 떨어지라고 박리제를 미리 칠해 놓습니다. 이 작업을 하던 중 박리제가 눈에 들어가 실명하는 사고가 최근 종종 발생했습니다. 이걸 방지하는게 보안경입니다.” 성남건설기능학교에서 함경식 사무국장은 각 보호구의 역할을 소개하고, 안전에 대한 태도에 이어 현장 안전에 대해 알아야 할 점을 설명했다. “여러분이 몸에 착용한 것은 안전벨트이고, 현장에서 갖춰야 할 건 생명줄입니다. 안전에 대한 노동자의 태도와 더불어 건설현장에선 이 생명줄이 추락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출렁이거나 쳐지지 않도록 설치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건설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알아야 할 점들을 이론 시간을 통해 배웠다. 

공고선배가 말하는 진로상담
안전교육에 사회인식개선, 관계형성까지

“대학 나와서 사회생활 하다가 적성에 안 맞아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며 3남매를 키웠다. 올해로 60세를 넘겼고 30년간 일해서, 연봉으로 9천만원이 넘는다.”
- 형틀목수 팀장

“한양공고 건축과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군 제대 후 대학 졸업장이 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대학을 자퇴하고 형틀목수 일을 한지 5년 가까이 된다. 돈이냐, 대학이냐 고민 많을 것이다. 38세 인생선배로 언제든 고민상담 해 줄 수 있다.”
- 형틀목수 기능공 

“서울공고 3학년 2학기부터 철근 현장 일을 시작했다. 인생에 목표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다. 이 자리를 통해 목표를 세울 수 있길 바란다.”
- 철근 팀장 

성남건설기능학교에서 이론교육에 실습교육을 진행한 강사단이 자기소개를 했다. 

학생들은 망치질, 유로폼 쌓아올리기, 나비반생 만들기, 철근 배근 등의 과정을 선배 노동자로부터 배웠다. 놀란 것은 강사단이었다. “기능을 익히려면 일주일은 걸리는데, 학생들은 몇 번해보더니 금새 익숙하게 한다”며 칭찬했다. 학생 중엔 유튜브 영상으로 예습을 하는 등 열정을 보여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몇몇 학생들은 강사의 연락처를 물어보며 열의를 보였다. 안전교육의 시간이었지만, 선후배, 형동생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학생들은 건설현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진지한 진로 모색을 했다.

실습 교육에 이어 학생들은 광주 쌍동1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한라건설) 현장에서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소장이 나서 공사과정을 소개한 후 경기도건설지부 이무혁 팀장이 현장 안내를 맡았다. “안전발판, 안전난간 등을 시스템 비계로 놓았습니다. 지금 보면 다 추락방지망이 설치돼 있는데, 이것도 다 규격이 있습니다. 발판도 간격이 있죠.” 학생들은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 했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정리정돈도 잘 돼 있다”는 반응이었다.

건설노동자하면 엄지척 할 수 있도록!

하루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학생들을 만난 건설노동자들이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한 건 사회적 인식에 대한 것이었다.

“영국이나 캐나다에서는 건설노동자들에게 엄지를 위로 치켜세운다더라. 한국에선 아래로 치켜세운다니까 의아해했다. 기로에 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10년내에 엄지를 치켜세울 수 있도록 하자.” 건설노조 이영철 위원장 직무대행, 이태영 성남건설기능학교장이 학생들에게 환영 인사를 전할 때부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건설현장 견학을 담당한 이무혁 팀장은 “지금 동창회 가보면, 먼지 뒤집어쓰고 땀 흘려 힘들게 일하지만, 벌이는 제가 그나마 낫다. 인식 바뀌고 있다. 여기 계신 분들 다 기술자, 프로들이다. 건설현장은 땀 흘린 만큼 보장받는 곳”이라고 말하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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