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수시청 앞서 기자회견 열고 진상규명 촉구
첫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고용노동부 수사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1일 일어난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 민주노총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1일 일어난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 민주노총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본부장 윤부식)와 여수시지부, 플랜트건설노조, 화섬식품노조 광전지부, 전남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14일 오전 11시 전남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사고 원인 조사부터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 마련까지 중대재해 당사자인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보여주기식 조사와 수사를 경계하며 “대책위와 함께 조사계획을 마련하고 점검해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 26분경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천NCC 여수공장 3공장에서 열 교환기 시험 가동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전남경찰청은 현장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협의로 입건했고,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시작했다. 광주고용노동청은 여천NCC 공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혐의로 입건했고, 여천NCC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 혐의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 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인 여천NCC 3공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처벌을 받는다.

이번 폭발대참사로 사망한 1명은 원청인 여천NCC 직원이고, 다른 사상자들은 협력업체인 영진기술이 고용한 일용직 작업자다. 특히 사망자 4명 모두 민주노총 조합원(플랜트노조 3명, 화섬연맹 1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먼저 여천NCC 대참사로 사망한 노동자와 부상당한 노동자의 명복과 완쾌를 빈다”라며 “여천NCC 사측은 늘 하던 대로 안전점검을 하고 주기적으로 설비점검을 했다지만, 늘 하던 대로 했기 때문에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우리는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공동조사를 요구한다. 같은 사고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민주노총은 법이 있어도 현장에서 쓰러져가는 노동자가 함께할 것이다.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110만 노동자가 함께 싸워 노동자의 목숨을 지켜가겠다”라고 말했다.

윤부식 민주노총 전남본부 본부장은 “1967년 조성된 여수산업단지가 50년 넘게 운영되는 동안 자본의 몸집은 커지고 이윤은 늘어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대 국가산업단지를 운영하고 보수하고 유지하는 노동자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라며 “민주노총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대형참사가 터지기 전에 전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요구했다. 그러나 사용자는 사망사고가 날 때마다 벌금 몇 푼, 보상 몇 푼으로 때우면서 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했다”라고 비판했다.

윤부식 본부장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노동조합과 민주노총은 대책위를 꾸리고 여러 요구를 집약해 핵심요구 5가지를 추려냈다”라며 “이번 대참사를 기점으로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여수산업단지의 처참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투쟁을 진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1일 일어난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 민주노총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1일 일어난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 민주노총

 

대책위가 내놓은 핵심요구 사항은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면 개정 ▲여수국가산단을 포함한 ‘산업단지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국가산업단지의 안전은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자체가 책임질 것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 설립 즉각 추진 등 다섯 가지다.

유가족들은 고용노동부가 사고원인을 정확히 조사해 같은 재해발생을 방지할 것을 촉구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한 유가족은 “전문협력업체인 영진기술이 직접 시행했어야 하는 일을 전문지식이 없는 일용직 노동자에게 떠넘겼다”라며 “이번 대참사는 명백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김정환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지부장은 “이번 폭발대참사가 발생한 뒤 유가족을 모시고 사고 브리핑을 듣는 자리에서 여천NCC 관계자는 ‘상식적이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고개를 뻣뻣이 들고 말하는 어처구니없는 의식이 또다시 네 명의 노동자를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수 화섬식품노조 광전지부 YNCC지회 지회장 또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던 여천NCC 공동대표이사가 밝힌 원론적인 대국민사과문은 2018년 그리고 이전에 발생한 모든 사고 재발장치대책과 다를 바 없다. 지키지 못할 대책 말고 인력증원과 같은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한다”라고 발언했다.

이상원 플랜트건설노조 위원장은 “이번 대참사는 30년이 넘은 노후설비를 다시 가동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던 중 일어났다. 설비에 압력이 가득한 데도 그 압력을 빼내지 않은 채 노동자를 투입해서 일어난 사고”라며 “너무나 기본적인 것만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다. 이번 사고는 자본의 탐욕과 무능한 행정에 의해 일어난 집단학살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화섬식품노조는 2000년대부터 산업단지 노후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특별법 제정하라고도 요구했다. 특별법으로 이것들을 다뤄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어떤 자본이 이익을 덜 가져가도 안전에 신경쓰겠나. 더는 기업에게 안전을 맡길 시대는 지났다”라며 “이번 대참사를 계기로 더욱 노후시설에 대한 안전관리특별법을 제정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원인부터 점검해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플랜트건설노조, 화섬식품노조, 유가족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대책위 간담회가 열려 이후 대처방안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1일 일어난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 민주노총
여수국가산단 여천NCC폭발사고 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1일 일어난 폭발사고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책위 간담회가 열렸다.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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