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제그만·백기완노나메기재단, 백기완 선생 1주기 맞아 도심 집회

 

맨 첫발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

노동자-민중에게 수없이 ‘한발떼기’를 당부했던 故 백기완 선생의 1주기를 맞은 가운데, 그 뜻을 이어받기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에 모여 불평등을 끝내자고 외쳤다.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오후 3시 불평등을 갈아엎는 비정규직 대행진을 진행한 것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 오후 3시 모인 이들은 행진에 앞서 백기완 선생을 추모하는 만장에 비정규직이제그만의 10대 요구안을 내걸어 펼쳤다. 백기완 선생이 쓴 시 ‘묏비나리’에 나온 표현대로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걸라’ 뜻에 따라 상징의식을 진행한 것이다. 행진은 종로 거리를 거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마무리되며 새뚝이 백기완 1주기 추모 비정규직 결의대회로 이어졌다.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행사는 간접고용, 특수고용,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등 다양하게 불리지만 고용 불안전과 열악한 노동에 내몰린‘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400여 명이 거리를 두고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산재․재난참사 유가족,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불안에 노출된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 제대로 된 정규직전환을 위해 여전히 투쟁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와 한국가스공사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습을 보였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54일째 파업 투쟁 중인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과, 코로나19 경영위기를 핑계로 일자리에서 내몰린 세종호텔과 아시아나KO 노동자 등이 함께했다. 노동당 사회주의 대선후보인 이백윤 후보도 자리를 지켰다. 

행진 하는 동안 이경화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경인지회 지회장은 무대에 올라 “고객들은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동자라고 하면 책상에 앉아 볼펜이나 돌리는 정규직인줄 안다. 그러나 우리는 2년에 한번씩 회사 이름만 바뀌는 비정규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한 뒤 “2017년도에는 거짓 공약이라도 했지, 지금 화려한 대선 유세 속에 비정규직 이야기는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선영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지회장은 무대에서 “현대차를 판매하는 노동자는 모두 현대자동차의 직원일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IMF이전 직고용 정규직이었던 판매직은 이제, 하루아침에도 잘릴 수 있는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가 됐다”며 “차를 팔지 못하면 대리점주로부터 온갖 쌍욕을 먹지만,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아도 근로기준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결의대회에선 양기환 노나메기재단 이사(1주기 추모주간 대변인)가 1주기 추도사를 전하며 “백기완 선생의 행동을 실천하는 재단이 되어달라는 요구는 한결 같았다. 재단은 노내메기 세상 오는 그날까지 동지들과 함께할 것이다. 인간이 주인이 아니라 돈이 주인인 세상, 인간의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원되는 세상을 끝내기 위해 함께하자”고 외쳤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죽음마저 차별받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과 간접고용,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이주노동자 등 온갖 이름의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비정규직 없는 세상, 평등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20대 대선은 촛불의 흔적을 완전히 지운 채 치러지고 있다. 여야 보수정당 어디서도 한국 사회 불평등의 근원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제시하지 않은 채, 앞다퉈 친재벌, 규제완화, 반노동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고 일갈한 뒤 “저들에게 어떤 희망도 기댈 수 없다. 촛불과 비정규직을 배신한 문재인과 민주당, 보수야당의 대선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비정규직 문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의 비정규직 핵심 요구안 10가지는 ▲상시업무 비정규직 사용 금지! 파견법‧기간제법 폐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사용자 엄중처벌 ▲특수고용‧플랫폼‧이주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 보장 ▲진짜 사장이 책임지게 노조법 2조 개정 ▲비정규직 양산하는 일자리정책 폐기! 청년들에게 정규직 일자리 보장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일하다 죽지 않게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개정 ▲모든 해고 금지, 코로나19 피해노동자 생계 보장 ▲고용허가제 폐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여성 및 장애인 등 소수자 차별적인 관행 및 제도 개선이다.

앞서 비정규직이제그만은 20대 대선후보 7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기본소득당 오준호, 노동당 사회주의후보 이백윤, 진보당 김재연)에게 비정규직 정책을 질의했으나, 이재명·윤석열·안철수 후보는 무응답에 그쳤다며, 경제활동 인구 절반에 이르는 비정규직 당사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후보들은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과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백기완 선생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19일 서울도심을 행진했다. ⓒ 백승호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