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가혜(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활동가의 이야기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2022년 제114주년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충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여성노동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첫번째로 충남시민사회연대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는 임가혜 활동가입니다.
대학시절 어머님이 비정규직노동자로 삼성엘시디공장에서 노동을 하시며 들었던 현장의 이야기와 삼성과 맞서 싸우던 반올림단체의 이야기를 듣고 시민사회단체활동에 관심을 갖기시작했다고 합니다.

임가혜 활동가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임가혜(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활동가
임가혜(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활동가

Q1.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 개인, 단체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일하고 있는 30대 여성활동가. 임가혜라고 합니다.

(자기소개는 늘 어려워요.... 인터뷰 때 나오는대로 얘기해보고 필요하다면 더 적어서 보내드릴게요!ㅎㅎ)

Q2. 단체(회사)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계기를 콕 집어서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시민사회단체활동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해애 오마이뉴스에서 삼성반도체 산재 기사를 읽고서였다. 엄마가 탕정에서 크린룸 청소 알바를 했었는데, 아마 여기저기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나보다. 유독물질이 나온다더라 누가 병에 걸렸다더라 하는데, 그땐 삼성이 그럴 리가 없다며 무시했었다. 기사를 읽는데 너무 화나고 미안해서 엉엉 울었었다. 조금씩 갖고 있던 생각과 그런 묵직한 순간들이 합쳐졌던 것 같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작년 11월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10년 정도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다 처음으로 긴 휴식기를 갖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로 많이 지쳐있었고 우울했던 시기였다. 아예 다른 일을 하거나 천안을 떠나고 싶던 차에 연대회의에서 상근자를 구하고 있었다. 안락했지만 괴롭기도 했던 좁고 깊은 관계들, 몸에 익은 관성을 벗어나고 싶었다. 

Q3. 단체(회사)에서 세대간 격차등으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은 없는지?
불편했던 경험은 있는데, 돌아보면 그게 정말 단순히 세대 간 격차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무실 안에서 시시콜콜한 문제들은 세대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일하는 방식이나 자세(?) 같은 것들은 그렇다. 이런 문제들은 불편한 순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또 잘 풀려고 하면 풀린다.
그런 일들 보다는 조금 더 커다란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 여기에서 자세하게 이야기 할 순 없지만, 당시에는 즈그들끼리, 똘똘 뭉쳐서 서로 봐준다고 생각했었다. 소위 패거리 문화인가, 이런게 세대차이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돌이켜보니 세대차이라고 이야기 하면 너무 납작해지는 것 같다. 세대차이 이전에 위계의 문제다. 아무리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이라고 자임해도 어쩔 수 없는 위계가 있다. 조직에서의 위치와 나이, 성별은 당연한 것이고 오랜 활동 경력과 얻어온 신뢰, 관계망 같은 것들에 의해서도 위계가 생긴다. 그리고 결정적일 때, 어려울 때 작동하는 것 같다.

Q4. 청년여성으로 사회단체일을 할 때 겪는 성차별이나 여성혐오는 없었는지?
당연히 있다. 누워서 침 뱉기 같지만 우리 엄마가 너무 많이 한다(......) 그래서 시집은 가겠냐, 여자가 너무 똑똑한 척, 말 많으면 사람들이 싫어한다. 같은 말을 자주 했었다. 요즘은 좀 뜸하다. 대학 선배들 중에 비슷한 말을 했던 사람도 있었다. 어디서 일하냐더니, 무섭다라나..

Q5. 노동조합(민주노총)이 지역의 노동인권단체 또는 여성활동가들과 어떻게 연결되었으면 싶은지?
그동안 접점이 많지 않았었다. 연대회의 일 하기 전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할 땐 더더욱. 주로 집회 현장에서만 봐왔던 것 같다. 같은 방향으로 걷고 같은 구호를 외쳤어도 뭔가 멀게 느껴졌달까?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최근 3.8 여성의날 충남 행사 기획단에 참여하면서 민주노총 여성국장님을 보게 되는데, 확실히 접점이 생기면 조금 더 친근해지는 느낌이다. 이번에도 먼저 연락을 주셔서 좋았다!

Q6. 이대남, 이대녀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집이 삼남매인데 남동생이 늦둥이라 아직 20대이다. 가끔 만나면 언니랑 둘이서 너 오세훈 뽑았냐, 여가부 폐지했으면 좋겠냐 하면서 놀린다. 안 그런걸 아니까 놀리고 싶어서 하는 건데, 동생이 너무 분하고 모욕적이라고 투덜댄다.
온라인공간에서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어떤 경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실은 종종 인터넷기사나 커뮤니티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천불이 나긴 한다. 
그런데 이런 일상의 우스갯소리나 즉각적이고 단순한 분노가 왜 자꾸 공적인 영역에서 똑같이 이야기되고, 오히려 부추겨지는지 모르겠다. 사실은 알 것 같아서 더더욱 무시하고 싶다. 

Q7. 동지에게 안전한 일터, 평등한 일터란 무엇인지?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일터. 눈치 보지 않고 의견을 내고, 내 의견이 채택이 되든 안 되든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논의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면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 아닐까? 
물론 좋은 분위기와 시스템도 언제나 완벽하진 않고 또 자칫 잘못하면 삐끗할 수 있으니 한 가지 더하자면, 침묵하지 않는 좋은 동료들이 있는 곳

Q8.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또는 민주노총에 하고 싶은 말은?
인터뷰 답변을 달면서 살짝 후회하고는 있지만(....) 연락 주셔서 너무 반갑고 기뻤답니다. 더 많이 만나고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셔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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