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즉신협 성폭력·괴롭힘 대책위, 유성경찰서에 고소장 접수

성추행·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인권유린과 장시간 노동을 견디다 못한 구즉신협 직원들이 결국 구즉신협 사측을 고소하고 나섰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19일 구즉신협 직장내 성추행·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중지시키고, 가해자에 대한 신속하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대전 유성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간 구즉신협에서는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한 신체 접촉, 외모평가, 얼차려. CCTV를 통한 감시와 욕설, 폭언, 새벽출근과 주말출근, 성과강요, 골프공 주워오기를 비롯한 사적인 심부름 등이 모두 구즉신협 고위 간부 이00 전무에 의해 지속적, 반복적으로 벌어졌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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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1월, 구즉신협 직원 26명 중 19명은 직장내 괴롭힘과 성추행 피해를 대전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 지난 3월에는 노조를 만들어 사측에 철저한 진상 조사와 가해자 업무 배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노조와 노동청의 진상조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구즉신협은 현 시점까지, 제대로 된 진상조사는커녕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조치 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가해자 이00 전무가,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들과 한 공간에서 그대로 근무하면서 2차 피해도 연이어 발생했다. 사무실에 출근한 가해자는 CCTV하드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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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 구즉신협은 가해자에 대해서는 성추행 사실을 감추고 '직장내 괴롭힘과 신협 명예 실추’라는 명목으로 감봉 3개월의 솜방망이 징계만을 내렸다. 반면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내부고발자 색출, 징계위원회 출석 요구서 통지 등을 하며 불이익 처분을 서슴치 않고 있다. 

심지어 사측 대리인으로 선임된 노무사는 단체교섭 자리에 본인이 괴롭힘 당사자라도 이렇게 처리되면 좋겠냐는 노조측의 질문에 ‘저는 괴롭힘 당할 위치가 아니라서..’라는 조롱 섞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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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사무연대노조 구즉신협지부장은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나도록 구즉신협 사측은 '결론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싫다', '피해자의 증언만 있지 증가가 없다', '경찰서로 가라'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경찰서로 왔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현재 사측은 가해자가 증거 인멸을 하도록 방치하고 피해자를 징계하고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고 있다"며 "유성경찰서는 이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처벌을 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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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섭 민주노총 대전본부 사무처장은 투쟁사를 통해 "노동법이 존재하고, 성폭력과 괴롭힘 관련 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구즉신협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2차 피해, 3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법을 집행하는 자들과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이 낮기 때문일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구즉신협 사측과 노동청, 유성경찰서는 노동자, 노동조합을 대하는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 대전본부도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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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도 "지금의 구즉신협은 도저히 정상적인 사업장이라고 할 수 없다. 사건 발생 이후 사건을 처리하는 비상식적 행태를 보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자정능력도 없는 것 같다"고 비판하며,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 사법적 판단과 처벌을 통해 사회정의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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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즉신협 직장내 성추행·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에 함께 하고 있는 대전여민회 성폭력상담소 다힘의 소영 활동가는 "어제 구즉신협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곳에서, 구즉신협 부근에 '성추행 무고 불법사찰 자행하는 구즉신협 노조는 당장 해사행위를 중단하라'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만 나온다"며 "구즉신협은 제발 사태 파악하고 무엇이 최우선인지 판단해라. 그리고 유성경찰서는 지금도 2차, 3차 피해를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배나은 선전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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