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여성 노동자, 반짝이다> 북 콘서트' 열어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계속 기록되고 함께 나눠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성평등위원회와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21일 '여성 노동자-반짝이다' 북 콘서트를 지역의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 북 콘서트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 북 콘서트

이날 북 콘서트에는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오복환 금속노조 대한솔루션지회 조합원이 책 손님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책에 필자로 참여했으며 특히 권수정 부위원장은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기도 했다.

권수정 부위원장은 "이제껏 한 번도 호명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없었던 금속노조 여성 노동자들이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그녀들은 자동차를 조립하고, 배를 용접하고, 식당에서 밥을 하고, 전기코드를 만들고, 핸드폰을 생산하고, 자동차 램프를 검사하고, 범퍼를 운반한다. 여성 노동자들은 모든 일을 할 수 있고, 이미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더 많은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알리고 싶다"라며 함께 하자고 했다.

오복환 조합원은 "참고 참다가 할 수 없이 노조를 만들 게 아니라, 노동해서 임금을 받는 노동자라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동료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만드는 게 좋다"며 "세상에 노조가 없어도 되는 회사는 없다"라고 했다. 또한 "노동조합은 연대가 제일 중요하다며,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하자"라고 했다.

이어 5명의 이야기 손님을 모셔 '여성 노동자, 이름을 부르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야기 손님으로는 기업노조에서 금속노조로 전환하면서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 노조파괴 시도에 맞서 144일간 파업투쟁을 진행했던 현담산업지회 이숙진 여성부장, 2003년 녹십자가 인수한 뒤, 대주주가 8번이나 바뀌며, 매번 투기자본들이 들어와 주가를 높여 이익을 낸 뒤 매각하는 방식으로 먹튀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투쟁해 왔고 지금까지도 투쟁을 이어가는 금속노조 경남제약지회 홍유진 지회장, 직장폐쇄, 용역 깡패, 원청의 노조파괴 개입, 창조컨설팅 등 자본의 치밀하고도 무지막지한 노조탄압을 낱낱이 밝혀내고, 끝까지 투쟁한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최정은 조합원,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체불과 급여공제한 4대보험까지 체납되고, 병원통장 압류로 식자재공급이 안되고 전기 및 상수도 요금까지 체납되었고, 병원대표는 횡령으로 고소되어 법적 절차까지 진행되었으나 끝내 폐업한 참사랑병원 간호노동자이자 지금은 세종충남지역노조의 상근활동을 하는 유현숙 활동가, 용역깡패, 성희롱, 감금, 협박 등 온갖 폭력과 부당노동행위가 판을 쳤던 때를 투쟁과 연대로 이겨낸 세종충남지역노조 망향휴게소지회 이지은 조합원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모두가 "우리의 투쟁이 의도하지 않았고 원하지 않았던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그럼에도 나의 일터를 지키고 함께하는 동료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여성노동자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육아와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숙진 여성부장은 긴 파업투쟁 기간 여성노동자로서 다르게 느껴진 부분과 투쟁 전과 후 달라진 점에 대해 "기업노조에서 금속노조로 전환하고 144일을 투쟁하며 천막농성, 대시민 선전전, 출근투쟁 등 할 수 있는 다양한 투쟁을 벌였다"며 "당시 투쟁을 하기위해 출근했다"고 한다. 투쟁을 통해 많은 부분을 쟁취했다. 안전한 현장과 복지향상으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투쟁과정에서 이탈한 동료들이 있어 아쉬움이 있었고 여전히 그들의 손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홍유진 지회장은 긴 투쟁을 이어오시면서 여성 노동자이기 때문에 더해지는 어려움에 대해 "경남제약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함께 일하는 동료 언니가 3층에 가자고 해서 따라가니 노동조합이었다. 그리고 조합원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2003년에 용역 깡패가 들어와 폭력과 추행과 협박을 하며 고통의 시간이 시작되었다"라며 "투쟁을 오래 하면서 지치기도 하고 또 복수노조로 지금은 소수노조가 되어 힘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투쟁을 벌이고 있고 최선을 다해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정은 조합원은 지난 10년간의 노조파괴를 뚫고 지금까지 오기까지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에 대해 "처음 노조파괴를 위한 직장폐쇄가 시작되던 때 임신 8개월이었다. 그래도 한순간에 직장폐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에 달려갔다. 물론 다른 동료들도 달려왔다. 그리고 용역 깡패를 몰아내고 공장에 들어갔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렇게 시작된 고통의 시간이 10년이다. 공장에서 다시 쫓겨나 일을 할 수 없더 시절도 있었고 겨우 공장에 들어갔지만, 관리자와 사측에 넘어간 변절자들의 괴롭힘에 맞서 매일 싸워야 했다며 매일의 순간이 고통의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지낸 10년이 지나가던 2020년 12월에 2011년 임금 단체협약을 합의했지만 여전히 현장은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뱃속에서 8개월이던 아이가 이젠 소년이 되었고 지난 10년 투쟁을 함께 하면서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현숙 부장은 병원이 폐업했고 투쟁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웠던 점에 대해 "병원의 공동운영권을 갖은 병원장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노동자의 임금을 채불하고 병원 운영을 위한 공과금을 체납시키면서 병원이 망가졌다.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싸우기는 했지만, 투쟁방식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환자들을 위해 팻말시위 한번을 할 수 없었고 파업도 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병원장들의 영리를 위해 휴업을 했고 우리는 쫓겨나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고 결국 다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병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의 노력이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지은 조합원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시작된 용역 깡패 투입과 탄압이 시작되면서 시작된 투쟁에 대해 "많은 사람이 항시 오가는 휴게소라는 공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용역 깡패, 성희롱, 감금, 협박 등 온갖 폭력과 부당노동행위가 판을 쳤던 때를 회상하며 너무 고통스러워 기억도 하기 싫다"라고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과 더 단결했고 투쟁했고 연대의 힘으로 이겨내고 지금을 보내고 있다"라며 "노동조합이 없었다면 연대 해준 지역의 동지들이 없었다면 지금도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야기 손님들과의 이야기 나눔을 진행한 금속노조 충남지부 이민영 교선부장은 "정말 힘든 순간에도 노동조합을 꿋꿋하게 지켜오신 모습에 더욱 큰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싶다며,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라고 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준 이야기 손님들에게 큰 박수를 청했다.

임정득 노동 가수의 공연으로 시작된 이 날 북 콘서트는 '책 손님-나, 여성 노동자', '이야기 손님-나, 여성 노동자'에 이어 마지막으로 임정득 노동가 수와 함께 여성총파업가를 힘차게 부르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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