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노조 때려 잡으려다 회사 말아먹게 생겼다”

 

5월 12일 SPC그룹 본사 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대자보 
5월 12일 SPC그룹 본사 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대자보 

한 학생이 SPC그룹 불매를 선언하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단식에 대한 관심과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이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임종린 지회장은 “노조 때려 잡으려다 회사 말아먹게 생겼다”며 노동자들과 가맹점주들을 돌아보라 요구했다.

익명의 학생은 5월 12일 본사 앞 버스정류장에 “노동자의 46일째 단식투쟁을 개무시하는 SPC그룹을 불매합니다”라는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는 “시민 여러분, SPC그룹의 노동자 인권 탄압 행위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로 시작했다.

학생은 “파리바게뜨지회장 임종린씨는 전국 파리바게뜨 제빵(카페)기사들을 대표하여 46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일한 만큼의 돈을 받을 권리, 최소한의 점심시간을 가질 권리, 다치면 산재처리를 받을 권리, 노조에 가입했다고 괴롭힘 받지 않을 권리 등 최소한의 것들”이라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SPC그룹은 제빵(카페)기사들의 피눈물을 흘리며 목소리를 높여도 그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생은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 SPC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 몇 개를 열거한 뒤 “거대 기업이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그동안 즐겨 먹던 파리바게뜨 빵을 더 이상 먹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생명을 깍아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 했다.

학생은 대자보를 붙인 이유를 “이 부당한 사태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언론도 이를 거의 다루지 않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느껴서”라고 했다. 13일 KBS 시사직격은 “앞으로는 상생, 뒤로는 노조 파괴? 두 얼굴의 SPC”를 보도했다. 학생은 이어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에 관심을 가져달라’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는 단식 31일째인 지난달 27일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을 제안했다. 이후 ‘친구들’ 홈페이지가 개설됐으며, 단식투쟁일기 및 주요소식을 공유하는 한편, 단식 중인 임종린 지회장에게 응원의 글을 남기는 페이지가 만들어져 있다.

단식 24일째의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단식 24일째의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한편, 이 대자보는 임종린 지회장(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의 트위터를 통해 공유됐으며, 시민들에 의해 1만 회에 가까이 리트윗(공유)됐다.

대자보를 공유하며 임 지회장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불매를 조직하는 것이 단순히 SPC가 망하길 바래서겠는가”라며 “내가 밀접적으로 소비하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정당한 대우를 받길 바래서일 테고, 그래서 만드는 사람도 사 먹는 사람도 행복한 빵이 되길 바래서일 것”이라 했다.

임 지회장은 또 “회사를 상대로 투쟁하고 있지만 우리가 속한 회사를 불매하자는 시민들의 외침이 과연 통쾌하기만 할까. 내가 다니는 직장이 모두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또 “가맹점주들도 시민들의 이런 움직임에 얼마나 조마조마 할까”라고도 했다.

임 지회장은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이제 SPC의 단순 언론 플레이에 놀아나지 않는다”며 “정신 차리고 회사에 속한 노동자들을, 그리고 가맹점주들을 돌아봐라 좀. 노조 때려 잡으려다 회사 말아먹게 생겼다고요 지금”이라 일갈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지난 3월 28월부터 단식을 시작했으며, SPC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오늘(15일)은 단식 49일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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