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 전국노동자대회 '850만 비정규양산주범 노무현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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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법 제정, 파견법 개정 등 비정규직법안 정기국회 처리가 결국 무산되고, '누더기법'만은 만들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의 외침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9일 오후 3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조합원, 농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학생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정부와 사용자들의 '신자유주의' 고용유연화 정책으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 다시 특수고용직으로 급속하게 전락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폭로했다. 또한 밖으로 "비정규직 보호"를 내세우면서 안으로 "노동시장 경직성", "대량 실직"을 이유로 비정규직을 유지 확산하려는 정부여당과 한나라당의 '노동 배제' 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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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통합노조(준) 김종인 의장은 연단에 올라 "정치권은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법을 만들라고 했더니, 우리에게 오히려 '노예로 있으라' 한다"며 "군사독재에는 싸우면 세상이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이 시대는 한치의 희망도 없다"고 토로했다.

"국회 밖에서 노동자 농민들이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쟁하는 동안 의정감시를 위해 국회에 들어갔더니 옷을 벗어도 땀이 나더라.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국회에 보냈더니, 정치인들은 쾌적한 공간에 있으면서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그들은 자본의 이해를 대변할 뿐이다." 김 의장은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모든 노동자들이 특수고용 노동자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경규 비상대책위원(공공연맹 위원장)은 "(정기국회 처리 무산으로) 비정규직법 개악이 주춤했지만, 정치권은 임시국회에서 또다시 개악을 시도할 것"이라며 "현장은 지쳐있고, 조직은 피로가 누적돼 있지만, 전열을 가다듬어 (임시국회에서) 권리보장입법을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사에 나선 문경식 전농 의장은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문 의장은 "노동자가 생산을 하지 못하고 농성천막에서 추운 겨울을 나고, 농민들이 한해 땀흘려 수확한 쌀을 아스팔트에 뿌리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아야 하는데, 돌아온 것은 고용불안과 쌀 개방"이라고 정치권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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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대회 이후 곧바로 열린 '민족농업사수,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 2차 국민대회에서 전재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행법에 따라 정부가 관리감독만 잘했다면 850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이 양산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치권은 고용불안과 열악한 근로조건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을 인정한 상태에서 '누더기법'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더 이상 수구보수세력에게 정치를 맡겨서는 안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강병기 민주노동당 농민위원장은 "썩은 정치의 결과물 밑에서 언제까지 눈물을 흘려야 하느냐"며 "정치를 바꾸자"고 소리높여 외쳤다.

오후 4시반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우체국 앞까지 행진을 하면서, 비정규직법 개악을 시도하고 대책없이 농산물을 개방하는 등 노무현정부과 집권여당, 한나라당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서울시민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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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KBS가 특별기획한 토론 프로그램 '사회양극해소 희망로드맵'에 참석했다. 8일 밤 11시부터 시작돼 다음날 새벽까지 3시간 이상 진행된 마라톤 토론회에는 민주노총 전재환 비대위원장과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 정병석 노동부 차관, 경영자총협회 김영배 상임부회장,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 등이 참석, 비정규직보호법안을 둘러싼 각론에 대한 열띤 공방을 벌였다.

'비정규직' 관련 토론회 생방송과 관련하여 KBS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속속 이어졌다.

네티즌 yiseul5299씨는 방송을 시청하며 "노동부는 김대환씨, 경총에서는 회장이, 한나라당에서는 이경제씨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방송토론회 일부 참석진은 책임선상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사진4] 그는 "(경총)김영배 부회장이 이야기한 주변근로자란 무엇인가"라며 따져 묻고 "버스회사에서 버스기사가, 레미콘회사에서 레미콘기사가 주변근로자란 뜻이냐"며 경총의 발언을 질책했다. 그는 "이 사람들이 바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책임질 사람들이 말 한마디라도 책임질 이야기를 할 것"을 주문했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오늘 학습지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판결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나머지 당신들이 말씀하시는 특수근로자 지위는 어떻게 되나"며 정부와 경총,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비정규직법안 취급태도에 대하여 격앙된 비판을 숨키지 않았다.

방송을 시청하는 네티즌들은 "국회의원직에도 비정규직을 두라"는 항의성 글을 게재하며 "10년도 못되어 사회문제가 되는 법을 만들려는 정치인들은 조금이라도 사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며 "피해자들의 의견을 좀더 많이 반영되는 법 제정"을 요구하는 글을 게시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1일 오후 2시부터 평택역에서 열리는 평택 주한미군기지 확장저지 2차 범국민대회 참석을 비롯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를 위한 국회앞 농성투쟁>을 13일부터 16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개한다. 수도권 가맹조직과 산하조직이 농성투쟁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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