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수석부지회장 고공 20미터 높이 서문대교 철탑 올라 결사투쟁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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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1:30 2신] 주위 만류로 고공농성 사투 일단 풀어, 심한 탈진증세보여</b>

'노사 직접교섭,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청주 서문대교 교각 조형물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진행하던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이 주위의 만류에 따라 일단 밤9시경 고공농성을 풀었다.

고공농성을 벌이던 교각 위에서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미안해 하며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점차 날이 어두워 지면서 일어날 만일의 사태를 염려하여 이영섭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과 정근원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이 고공농성 중인 교각 위로 올라가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을 설득해 저녁 9시경, 고공농성을 풀었다.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은 추위와 공포 속에서 7시간에 걸친 아찔한 고공농성 탓으로 심한 탈진증세를 보이고 있다. 충북대 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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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신]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수석부지회장이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전격 돌입했다.

[표시작]<b>하이닉스매그나칩 주요투쟁기록</b>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하이닉스 서울 영업소 앞에서 지난 1월 12일부터 26일까지 보름간 겨울 찬거리에서 달랑 비닐 한 장으로 버티며 노숙투쟁을 전개했었다. 1월 24일에는 지부총파업을 통해 이원종 도지사가 서울로 올라와 하이닉스 우의제 사장을 만나 3자 교섭을 이뤄냈다. 2월 8일 실무중재단이 구성되었고, 2월 15일부터 3월초까지 모두 다섯 차례 3자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회사는 돈 몇 푼으로 하이닉스 문제를 매듭짓자며 협박조로 일관했다는 것이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의 지적이다.

"회사와 충북도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을 상대로 집단 사기극을 펼쳤고, 조합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아갔다"는 원성과 함께 "범도민대책위 역시 사태해결 능력이 전혀 없었고, 진정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라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새로운 전면 투쟁을 벌이게 됐다.[표끝]
[표시작]<b>■[긴급인터뷰] 박순호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수석부위원장

"사측과 충북 이원종 도지사 '노조 회피', 실질교섭 전무"</b>

민주노총 편집국은 21일 오후 고공농중인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과 긴급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주)

△목숨 건 고공농성에 돌입하게 된 이유와 요구사항은?

=지난 1월 노숙투쟁중 충청북도 이원종 도지사와 하이닉스 사장과의 회의에서 2월달 중재위원회를 만들고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후 2월15일부터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해고된 조합원의 고용문제는 언급되지 못한채 이핑게 저핑게로 교섭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

충청북도 이원종 도지사는 중재위만 만들어 놓고 방관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현시점에서 실질적인 교섭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충청북도지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데 면담을 요청해도 만나주지도 않고 있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사측과 도지사는 노사간 대화의 진전을 위해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높고 위험한 철교다.

=준비한 음식은 없다. 아까 올라올때는 날씨가 따뜻했는데 지금은 추운 바람이 많이 불고 있어 많이 춥다.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1년 넘게 민주노총 조합원동지들의 도움으로 투쟁할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도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었지만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부탁드린다.[표끝]
[사진1] 21일 오후 2시,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이 "노사 직접교섭,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청주 서문대교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교선실은 "박순호 부지회장은 아무런 보호장치하나 없이 맨몸으로 20미터 고공에서 홀로 결사농성 투쟁에 돌입했다"고 알려왔다.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발을 구르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는 20일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는 투쟁선포식을 갖도 도지사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올해 1월, 사측과 직접대화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투쟁 등을 벌였지만 대답이 없자, 청와대에 유서를 전달하는 등의 목숨 건 투쟁을 전개해왔다.

한편 하이닉스 사측은“하청노조의 시위 때문에 모두 421억76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라며 지난 해 5월 4일 '과장된' 호소문을 발표했었다.

회사는 손실을 추정하면서 400∼600명에 이르는 용역경비 투입비용, 대체인력 투입비용, 고객손실비용이라고 설명했다는 것. 그러나 금속노조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5월 4일 이후에도 용역깡패를 적게는 300명에서 많게는 600명까지 사용했으며 겨울부터는 아예 300여 명의 용역경비를 직접 고용했다고 한다. 또한 300개의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3개 출입문을 재시공했으며 철제담장 시공, 수백개의 감시카메라 설치 등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발표대로라면 하이닉스는 비정규직 탄압비용으로 월 100억원, 지금까지 1천억원을 넘게 쓴 것이라는 것이 금속노조의 비판이다. 이 중 30%는 용역깡패에게 갖다 바친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회사는 지난 1년 동안 평균 500여명의 용역깡패를 고용해 대략 365억원(500명×365일×200,000원-일당+숙식비)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노조 탄압비용 1천억원은 집단해고된 120명의 비정규직을 전원 복직시키고 33년간 임금을 줄 수 있는 금액이라는 것이 금속노조 측의 설명. (평균임금 2,500만원×120명×33년=990억원) 용역깡패에게 준 돈 365억원은 하이닉스 조합원 12년 동안의 임금총액(360억)보다 많은 액수인 셈이다.

한편, KM&I 사용자가 법원에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에도 피해액 20억 중에서 용역깡패 비용이 7억이라고 적혀있다고 금속노조는 비판했다. 악랄한 사용자들은 이 손실을 빈털터리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청구하고 있다는 것. 집단해고 4개 사업장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총 1,243억원으로(기륭전자 1,152억, 현대하이스코 72억, 하이닉스매그나칩 14억, KM&I 5억) 조합원 500명이 똑같이 나눠내면 1인당 2억5천만원에 이른다.

반면, 비정규직을 집단해고한 4개 회사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흑자행진을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하이닉스는 1조7천억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흑자를 냈고, 현대하이스코는 836억, 기륭전자는 220억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KM&I도 오랜 적자를 모면하고 25억의 순이익을 거뒀다는 것이 금속노조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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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기에 이르자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은 지난 2월 1일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김창한 위원장은 하이닉스매그나칩 청주공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닉스매그나칩,현대하이스코,기륭전자,KM&I,오리온전기등 벼랑 끝에 있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직을 고착화시키고 확대하는 한편 저항의 싹을 잘라 무력화시켜 결국 전체 노동운동을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금속노조가 이를 돌파하지 못하면 우리 노동운동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라며 연대투쟁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지난 15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4시간 총파업과 함께 전국 5개 지역 가두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하이닉스매그나칩, 현대하이스코, 기륭전자, KM&I 등 비정규 장기투쟁 사업장과 오리오전기 해외매각 사태해결을 위해 4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과 가두투쟁을 벌인 것이다.

[표시작]<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보도자료>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
'노사 직접교섭, 고용보장' 요구하며 청주 서문대교 올라가 고공농성 돌입!

●일시 : 2006년 3월 21일(화요일) 오후 2시
●장소 : 청주 서문대교

1. 오늘(21일) 오후 2시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 동지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고용보장'과 '노사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청주 서문대교에 올라가 목숨을 건,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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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재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 동지는 아무런 보호 장구 하나 없이 맨몸으로 다리위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험천만한 아찔한 모습에 이를 지켜보고 있는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3. 박순호 수석 부지회장 동지는 하청지회 조합원들의 절절한 호소와 요구가 담긴 현수막에 자신의 몸을 모두 맡긴 채,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피눈물나는 절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4.지난 1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보름여에 걸친 서울 본사 노숙농성을 접고, 청주로 다시 복귀한 것은 충청북도 이원종 도지사와 범도민 대책위의 약속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하기에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투쟁 조형물과 농성장 일부를 자진 철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원종 도지사와 범도민 대책위가 장담한 현장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믿었기에 실낱같지만 희망을 가슴에 품은 것입니다.

5.하지만 실무중재 교섭 한 달이 지난 지금,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실무중재 교섭은 사측의 부당한 횡포와 중재단의 소극적인 태도, 그리고 팔짱만 낀 채 방관하고 있는 충청북도로 인해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청노동자들이 품었던 희망은 점차 절망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충북도와 범도민 대책위가 장담했던 그 약속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염불로 끝났고, 그야말로 부도난 수표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6.이는 도정의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가 사회적 약자들인 비정규 노동자들을 상대로 집단 사기극을 펼친 것이며, 도리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절망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또한 범도민 대책위는 대책위 구성의 본질을 잊고 하청지회의 절박한 상황을 사측에 알려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사측과의 모의가 있는 듯 하청지회를 내분으로 몰고 가는 상황까지도 연출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범도민 대책위의 사태해결을 위한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7.따라서 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충청북도 이원종 도지사와 범도민 대책위에게 있다고 할 것이며, 또한 사태의 원흉인 하이닉스, 매그나칩 자본은 빠른 시일 내에 사태해결을 위하여 하청지회 전원고용을 위한 노사간 직접대화를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끝)[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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