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노조 조직, 성과연봉제 도입, 강제희망퇴직 등 10여년 노동탄압을 자행한 세종호텔이 작년 12월 노동자 12명을 정리해고했다. 이에 맞서 서비스연맹 관광레저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은 5개월 넘게 투쟁 중이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정리해고 철회 목요 집회 역시 세종호텔 조합원의 긴 투쟁현장 중 하나다. 

이번 정리해고 철회 목요 집회는 "힘내라, 세종호텔 노동자!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라는 구호로 서비스연맹이 주관했다. 

지난 19일 (목) 저녁 6시 30분, 세종호텔 노동자에게 바치는 기타 연주와 함께 서비스연맹 전 분과가 세종호텔 앞에 모였다. 집회는 민중의례로 시작되어 연대사로 이어졌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연대사 시작에 "오랫동안 투쟁하는 세종호텔 동지들을 우리가 외롭게 하지는 않았는지"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집회 진행 중인 세종호텔 건물을 가리키며 "세종호텔은 호텔이 아니라 노동탄압 백화점"이라고 일침했다. 우리가 이기고 저들이 질 것이라며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해 돌아가자"고 격려했다.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세종호텔 조합원의 투쟁은 마트산업 노동자들의 투쟁과 닮아 있다고 밝혔다. 세종호텔의 노동탄압을 롯데마트 시흥점의 민주노조 지부장 직장내 괴롭힘 유도 사태, 시화 성담이마트의 폐업 핑계 정리해고시도와 비교했다. 아울러 "시작은 자본 너희가 했지만 끝은 우리 (노동자)가 정한다."라는 당시 투쟁 구호를 전하며 세종호텔의 투쟁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는 수십년 몸담았던 일터로 돌아갈 것이며 세종호텔에서 민주노조를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 끝을 볼 것"이라며 세종호텔 동지들의 투쟁에 마트노동자도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 

전지현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 역시 세종호텔의 노동탄압과 요양서비스노동자가 겪는 탄압을 비교했다. 관광레저산업과 요양서비스산업 모두 코로나 경영위기를 핑계로 노동자를 탄압하지만 이는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노동자 급여를 4,50만원 삭감하면서 코로나 위기를 호소하던 요양원이 광진구에 새 요양원을 짓고, 2억 과징금이 없다고 폐업신고를 한 수원 요양원이 12억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며 자본가가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 저들 배를 불리는 작금의 사태를 강력 규탄했다. 아울러 요양서비스노동자들은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연대해 자본가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감시하고 투쟁할 것임을 다짐했다.

김세용 전국예술강사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세종호텔 사태는 사학비리 주범인 주명건 회장이 등장하며 악화일로가 되었다"며 경영악화는 자본가 책임임을 역설했다. "임신중인 여성직원을 식당서빙으로 강제발령하는 이게 인간입니까?"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어용노조 창설과 정규직 단체협약폐지, 성과연봉제 전 직원 확대, 부당한 보직 전환, 강제퇴직 등 세종호텔 경영진의 노동탄압 역사를 열거했다. 전국예술강사노조가 세종호텔노조 투쟁을 끝까지 지지하며 함께 싸울 것을 결의하고 세종호텔 조합원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전했다. 

김순옥 전국가전통신노동조합 코웨이코디코닥 수석부지부장이자 진보당 서울시의원 비례후보는 자본의 독점과 횡포를 막기 위해 노동자가 직접 법과 제도를 바꾸어야 함을 역설했다. 가장 오랜 투쟁사업장 중 하나인 세종호텔 조합원들을 위로하는 한편, 세종호텔의 지난 10년 정리해고를 들어 "이보다 더한 악질 기업은 없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특수고용노동자인 코웨이코디코닥지부의 총파업 경과를 덧붙이며 법과 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통해 이 땅의 모든 노동자가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며 진보당 서울시의원 비례후보로서 앞장서서 투쟁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노조가 겨우내 투쟁했던 CJ대한통운이 세종호텔과 바로 근처라며 그간 더 적극적으로 세종호텔 투쟁에 결합하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아울러 23일부터 택배노조 총파업을 진행하는 동안 세종호텔지부가 요청하면 언제든 달려와 함께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발언 사이 지민주 가수의 노래와 중앙대 율동패 하량의 공연이 참가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한편 투쟁의지를 북돋았다. 

마지막으로 집회의 주인공인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이 발언대로 나섰다. 고진수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민주노총 깃발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은 물론 힘들었으나, 사측에 협조했다면 우리가 해고당하지 않았을까"라고 말문을 열고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부정했다. "열심히 일하면 내 일자리 정도는 지켜지겠지라고 생각하던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쫓겨나듯 떠났다"며 투쟁하는 조합원들은 반드시 일터로 돌아갈 것이며 세종호텔이 비정규직으로만 채워지는 것을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아울러 곳곳에서 벌어지는 노동자 투쟁을 하나로 모아 사회를 바꾸는 제대로된 싸움으로 만들기를 희망했다. 세종호텔 투쟁 역시 그 큰 싸움의 과정에 있다며 함께 싸우고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집회 참가자들은 세종호텔 향해 돌아서 다 함께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구호를 외쳤다. 아울러 각 분과의 대표자들이 세종호텔 동지들을 위한 투쟁지원금을 전달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세종호텔의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목요집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30분 명동역 10번출구 에 있는 세종호텔 앞에서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