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투쟁,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이 첫 순서로 이어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과 화섬식품노조는 19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 본사 단식농성장 앞에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과 화섬식품노조는 19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 본사 단식농성장 앞에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단식 53일 만에 단식투쟁을 중단하며, 새로운 투쟁을 선언했다. 시민사회와 노조가 그 의지를 이어 릴레이단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민사회는 항의, 규탄, 불매 등 SPC그룹을 상대로 투쟁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과 화섬식품노조는 19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 본사 단식농성장 앞에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종린 지회장은 “직원이 50일 넘게 단식을 해도 이 사태를 해결할 마음은커녕 ‘단식, 그거 영원히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쓰러지면 이슈도 곧 사그라들겠지’ 하며 버티고 있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며 “회사는 아직도 진정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불법행위자에 대한 처벌도, 너무나도 당연한 휴식권과 모성보호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 특히나 사회적 합의는 이행되었다고 하며, 검증을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투쟁을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 (단식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중단하게 된 이유를 임 지회장은 “살아서 끝까지 싸워야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조합원들도 살아서 노조를 지키자 이야기하고, 투쟁을 이어받겠다며 70여 개의 시민단체들이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으로 결집했고,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우리 문제를 알리며 불매를 조직하며 함께 싸울테니 살아서 끝까지 투쟁하자고 이야기 해주셔서 그 연대의 힘을 믿고 투쟁하려 한다”고 말했다.

심수민 길벗 한의사모임 연대사업국장은 18일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결성 및 시민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일반적으로 단식 기간이 2주 이상을 넘어가면 신체 손상이 진행되며, 한 달이 지나면 전신적인 기능 저하와 체중감소로 인한 의료적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현재 임종린 지회장은 약 20kg 정도 체중이 감소 되었고 어지러움, 미식거림, 복통, 근골격계 증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 상태로 단식이 지속된다면 전신적 손상 및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19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 본사 단식농성장 앞에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19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 본사 단식농성장 앞에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상혁 녹색병원장도 16일 시민사회 연석회의에서 임 지회장의 심각한 상태를 설명한 바 있다. 임종린 지회장은 그동안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했고, 단식을 끝내면 관심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계속된 단식 중단 요청에도 포기하지 못했다고 했다.

임 지회장은 단식 53일을 버티게 해준 것은, 여러 방식으로 마음을 전달해준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 매일 촛불문화제 등 항상 함께 해주는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과 신문광고에 힘 모아준 시민들, 공동행동을 비롯해 연대해주는 단체들 덕분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임 지회장은 “시민 여러분 도와주세요. 조합원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마쳤다. 발언하는 중간중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임 지회장은, 발언이 끝난 후 녹색병원으로 응급실로 이동했다. 현재는 병실로 옮겨 보식을 시작했고, 그간 SNS(인스타그램, 트위터)로 올려온 단식투쟁일기는 ‘보식일기’로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권영국 변호사(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는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투쟁이) 그동안 은폐되었던 SPC그룹의 반노동, 반인권 실태를 시민들에게 알려냈다”며 “점심시간 1시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고, 상을 당하거나 아파도 제대로 휴가를 쓸 수 없는 제빵사와 카페기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민주노조를 없애기 위해 혈안이 된 회사의 노조파괴 방침으로 인해,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차별받고 고통받고 있는 현실”이 알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권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이자 집단적인 괴롭힘”이고 “인격을 유린하는 반인권적인 행위”이기에 “SPC그룹의 불법 경영은 노사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 규정했고, 때문에 “73개 단체가 참여해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SPC그룹의 반사회적인 경영 행태를 규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SPC그룹은 그야말로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노조파괴 범죄집단”이라며 “이런 기업을 우리 사회가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라 말했다. 때문에 “(민주노총은) 윤석렬 취임 첫 번째 투쟁사업장으로 노조파괴 대명사인 SPC,그룹을 상대로 투쟁을 전면 선포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11일 SPC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권 대표는 “이제 투쟁은 깨어있는 시민들과 SPC 자본과의 대결”이고 “양식 있는 소비자들과 SPC그룹과의 대결”이라며 “노동자를 탄압하고 천대해 천문학적인 돈벌이를 하고 있는 허영인 총수 일가의 부도덕한 경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7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19일 기준 5600여 명의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과 함께 “반사회적 기업인 SPC를 향해 항의/규탄/폭로/불매 등의 전면적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박 부위원장도 “민주노총은 임종린 동지가 온전히 몸을 회복하고, SPC그룹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은 53일로 끝났지만, 같은 요구로를 걸고 시민사회와 화섬식품노조가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릴레이단식 처음은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박현석 전 지부장 3인이 5일간 진행한다.

 

19일부터 5일 간의 릴레이단식을 시작한 3인. 오른쪽부터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박현석 전 수도권지부장.
19일부터 5일 간의 릴레이단식을 시작한 3인. 오른쪽부터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박현석 전 수도권지부장.
권영국 변호사(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권영국 변호사(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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