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의료인력 확충, 지역 의료격차 해소 전국 캠페인 보고 기자간담회 진행
"일회성 캠페인 아닌 지속적인 운동으로 만든다"

공공의료 전국순회캠페인 결과 보고 및 이후 활동 방향 발표 기자간담회 ⓒ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 전국순회캠페인 결과 보고 및 이후 활동 방향 발표 기자간담회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는 <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전국 순회 캠페인>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를 23일(월)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캠페인을 통해 “지역별로 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 필요성을 확인해 의제를 쟁점화하고, 지방선거 공약으로 만드는 성과가 있었다”며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운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보건의료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간담회를 시작하며 “지역에선 인구가 줄다보니 공공의료에 투자하지 않아 지역간 의료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수도권에는 인구가 증가해 과밀된 만큼 공공의료에 투자하지 않아 감염병 유행 때 치명률이 높아지는 위기가 있었다”고 전국 순회 캠페인을 통해 살펴본 공공의료 현실을 짚었다. 나순자 위원장은 “(캠페인을 통해) 각 지역에서 구체적인 보건의료 의제를 쟁점화하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과 정책협약식을 맺는 등 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 관련 정책을 공약으로 만들었다”며 “정책협약 등 공약을 약속한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지선 이후에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각 지역별 공공의료 과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캠페인을 통해 드러낸 각 지역별 구체적인 공공의료 의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전북(군산·남원의료원 강화, 정읍권 공공병원 신축) ▲광주(서남권 원자력의학원이 아닌 광주의료원 설립) ▲대전충남(대전의료원 400병상 이상 조속한 설립, 논산권 거점 공공병원 설립, 충남 4개 의료원(천안, 공주, 서산, 홍성) 병상확대·필수, 응급의료 역량 강화) ▲부산(서부산의료원 조속한 설립, 침례병원 공공병원 전환) ▲대구(동북부 500병상 규모 제2대구의료원 설립,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충북(제천·단양권 거점 공공병원 설립, 충주·청주의료원 기능 강화)  ▲경남(서부경남 공공병원 조속한 설립, 거창·통영적십자병원 기능 강화, 마산의료원 증축) ▲경기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의정부, 포천, 파주, 이천, 수원, 안성) 신·증축 및 기능 강화 , 남양주권 거점 공공병원 설립,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이전신축, 성남시의료원 기능 강화 ▲강원(강원도 5개 의료원(강릉, 삼척, 속초, 영월, 원주) 300병상 이상으로 기능 강화, 춘천권 공공병원 설립, 지역책임의료기관 접근성 제고) ▲서울(서북·동남권 공공병원 신축 , 기존 서울시립병원 기능 강화, 시립 재활병원, 어린이병원 등 신축 통한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시민건강 부시장 제도 도입 ▲인천(제2·3 인천의료원 조속한 설립,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인천의료원·인천적십자병원 기능 강화,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좌)과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 ⓒ보건의료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좌)과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 ⓒ보건의료노조 

 

캠페인을 후원한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의 나백주 정책위원장은 “주기적으로 감염병이 발생하고,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 시대에 지역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은 더욱 절실하다”며 “공공의료 강화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9.2 노정합의를 통해 열어낸 가능성을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구체화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지역 공공의료 현실에 대한 생생한 증언도 이어졌다. 최종진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장은 “강원도는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생명의 가치를 낮게 평가받고 있다”며 “강원도 5개 의료원(공공병원)이 있지만 규모가 작아 거점 병원으로 역할을 담보하기 어렵고 양구·인제 등 강원 북부 지역엔 병원이 아예 존재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종진 본부장은 “(공공의료 확충 과정 중 수행되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인구 수를 기준으로 조사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안전은 인구 수로 따질 수 없다”며 공공의료 확충 과정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지역본부장은 “코로나19 초기 대구가 첫 유행을 겪은 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요구해 시의회 등의 호응이 있었지만, 지방선거가 시작되면서 홍준표 시장 후보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 대해 유보적 의견을 내 무척 우려스럽다”며 “제2대구의료원 설립 등 대구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더 강력한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과 현장의 공공의료 실태를 증언한 보건의료노조 최종진 강원지역본부장, 김진경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양승준 충북지역본부장,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지부장 ⓒ보건의료노조 
지역과 현장의 공공의료 실태를 증언한 보건의료노조 최종진 강원지역본부장, 김진경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양승준 충북지역본부장,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지부장 ⓒ보건의료노조 

양승준 보건의료노조 충북지역본부장은 “충북은 전국에서 치료가능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비슷한 병상 규모를 가진 서울의료원의 전문의가 약 230명인데 청주의료원은 43명에 불과하고, 충주권에는 충주의료원과 건국대충주병원이 있지만 인력, 시설 부족으로 필수 의료 제공이 부족하며 특히 산모의 80%가 충주권을 떠나 ‘원정 출산’을 다니고 있다”며 충북의 부족한 의료실태를 설명하고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승준 본부장은 “노정합의 당시 공공의료가 부족한 곳으로 지적된 6개 지역 중 5개 지역에 대해서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공공병원을 짓겠다고 공표했는데 충북 북부의 제천·단양권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며 해당 지역 공공병원 건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지부장은 “메르스의 교훈으로 공공병원에 음압병상이 일부 만들어졌지만, 많은 공공병원은 여전히 시설, 인력, 시스템이 부족해 감염병 환자의 중증도가 높아질 경우 감당할 수 없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존 공공병원이 좀 더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한 박주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건강권위원회 간사는 “코로나19 첫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나왔고, 장애인의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이 훨씬 높다. 이는 공공의료 부족과 의료체계의 장애 배제, 차별 때문”이라 지적하며 공공의료 확충·강화를 위해 연대 투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주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건강권위원회 간사 ⓒ보건의료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주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건강권위원회 간사 ⓒ보건의료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장원석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 (전국 순회 캠페인 단장) ⓒ보건의료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장원석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 (전국 순회 캠페인 단장) ⓒ보건의료노조

간담회를 마치며 전국 순회캠페인 단장을 맡은 장원석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선 위험에 대한 관심이 반짝 커졌다가 이후 사라졌다. 감염병 사태 이후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도 사라질까 우려스럽다”며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캠페인 이후로도 시도별 공공보건의료위원회 참여 등을 비롯해 공공의료 확충, 강화와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내 곁에 든든한 모두의 공공병원”을 슬로건으로 4월 26일부터 5월 17일까지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11차례에 걸쳐 전국 순회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지난해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의 9.2 노정합의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후속 활동의 일환으로, 공공의료 확충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매우 큰 만큼 각 지역에서부터 여론을 만들어 이를 6.1 지방선거의 핵심 공약으로 만들기 위해 진행됐다.

캠페인은 각 지역에서 공공의료와 의료인력 확충을 핵심으로 하는 9.2 노정합의가 지역에서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공약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정책토론회, 시민 선전전과 캠페인, 출마 후보와의 정책 협약식 및 공약 전달식 등 다양한 활동으로 채워졌다. 캠페인은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각 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이번 기회를 계기로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적인 공공의료 확충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의료 전국순회캠페인 결과 보고 및 이후 활동 방향 발표 기자간담회 ⓒ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 전국순회캠페인 결과 보고 및 이후 활동 방향 발표 기자간담회 ⓒ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 전국순회캠페인 결과 보고 및 이후 활동 방향 발표 기자간담회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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