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열린 양대노총 결의대회, “최저임금 개악 멈추고 저임금노동자 생존권 보장해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정부 직접 발표한 생계비도 못미치는 최저임금으로 모든 탓 돌려"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백승호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백승호 기자 

양대노총이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결정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가 28일 오후 2시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열린 것이다.

양대노총이 함께 한 최저임금 관련 결의대회는 2016년 ‘최저임금 1만원 쟁취! 결의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양대노총 조합원 1500여명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시도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한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내년 최저임금의 결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름값을 비롯한 물가는 폭등하고 있고,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으며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월급빼고 다 올랐다는 말은 그저 푸념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정부가 직접 발표한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으로 모든 탓을 돌리는 정부와 재벌에게 다시한번 분노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백승호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백승호 기자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목적은 저임금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소득분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는 업종별 차등적용이니 지역별 차등적용이니 하는 소리를 늘어놓지 못하도록 올해 투쟁으로 종지부를 찍자. 최저임금이 노동자들의 적절한 가구생계비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뒤 “양대노총이 손을 잡고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어느 때보다 힘찬 단결과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하자”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9명이 올라 발언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으로 참석하는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호주·미국·독일·영국·칠레를 비롯한 각 나라에서 물가폭등은 저임금노동자의 실질임금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노동자의 안정된 삶과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인상했다”고 운을 뗐다.

박 부위원장은 “작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문으로 상을 받았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부총리 기재부장관이라는 자는 경총회장과 간담회를 하며 임금인상을 억제하겠단다”며 “정부와 기업이 한통속으로 저임금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힘차게 투쟁해서 우리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지산하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지산하 기자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은 “울산본부는 최저임금은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적용받는 임금이므로, 이것이 국민단협이고 국민 임투(임금인상투쟁)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시민 임투’하자는 취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뿐 아니라 중소기업노동자들, 시민들의 요구를 받은 결과 평균적으로 최저임금이 12500원은 돼야 한다는 응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22일 69살되신 노동자가 현대중공업 공장에서 퇴근하던 무렵 쓰러져서 결국 돌아가셨다. 69살 된 노동자들이 조선소에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중 사내 하청임금이 최소임금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아 70살 되는 노동자가 다시 일하게 되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는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에 써있는 적정임금을 보장하라”고 했다. 이어진 7차 최저임금 전원회의에 앞서 민주노총은 울산지역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망을 담은 20000여 장의 엽서를 최임위원장(박준식)에게 전달했다.

오주연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장은 “이땅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의 모든 돌노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우리에게 최저임금은 곧 최고임금이다. 별도의 수당도 별로 없고, 기본급이 임금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실제로 제 주변 돌보미들을 보면 이직률도 높다. 최저임금만으로는 삶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한 뒤 “그 피해는 이용자들에게 미칠 것이다. 돌봄노동자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저임금과 제도개악을 부수는 상징의식을 마지막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최저임금회의 7차전원회의가 열렸다.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백승호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백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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