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 "산업은행 책임져야"
김형수 지회장, "국가 상대로 1㎥ 감옥 만들어 싸워야 하는 상황 참담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진보정당 4개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하고 나섰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열렸다. 

진보정당들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은 하청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수많은 하청노동자의 희생과 절망으로 지탱되는 조선소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 하청노동자의 피눈물로 쌓아올린 한국 조선산업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6월 2일 부분파업으로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한달이 다 돼 간다. 7명의 노동자가 1도크 배 안 끝장농성에 들어갔고 이중 한명은 탱크탑 바닥에 철판을 용접해 몸을 펼 수도 없는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 가두었다. 하청업체, 대우조선해양, 산업은행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하청노동자 투쟁을 탄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이들은 "실제 지난 2015~2020년 조선산업 불황기에 하청노동자들은 7만6000명이 대량해고됐다. 거제에서만도 3만명이 넘는 하청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살아남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상여금을 550% 삭감당하고, 임금은 30%나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청 노동자들은 대형산재가 빈발하는 야만의 현장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고통스러운 삶을 유지하며 살아 왔고, 하청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대우조선은 2017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수주회복으로 조선산업이 살아나고 있으나 낮은 임금으로 전문인력 유출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따라서 파업노동자들이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없이 조선업 인력난 해결 안된다', '하청노동자가 살아야 대우조선과 한국조선업이 산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했다. 

이종회 노동당 공동대표는 "조선 산업은 아주 전형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이다. 경기가 잘 나가면 노동자가 많이 필요하고 경기가 조선 경기가 안 좋으면 노동자를 자른다. 한참 잘나갈 때 20만 명이었다가 지금 9만 명 정도까지 줄었다"며 "조선업 호황이 찾아왔지만 다시 떠나간 노동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자를 때 노동자만 자른 게 아니고 임금도 복지도 다 잘라놓고 복구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산업은행이 처박은 돈이 13조 원이다.  대우조선은 이미 국가 기업, 국영 기업이다.  국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한 나라의 국격이라는 것은 그 사회의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자유로운가로 결정된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고 한국 가수가 미국의 유명 음악상을 수상했다고 한들, 노동자를 마구 해고하고 형편이 나아져도 깎은 임금을 원상회복하지 않는 파렴치한 나라의 국격이란 없다"고 꼬집으며 "손 피켓을 들고 몸도 펴지 못한 채 싸움고 있는, 이런 감옥을 두고 어찌 우리가 자유롭다 말할 수 있겠나. 이 기막힌 부도덕한 현실을 널리 알리자"고 외쳤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우조선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대우조선이 다시 살아난 것은 결코 경영진이 잘해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쏟은 국민 세금 13조와 하청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살아난 것입이다. 임금 정상화 없이는 인력난 해소도, 사업 수주도 어렵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한 뒤 "정부와 여당에도 촉구한다.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계의 이 같은 행태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특히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이 나서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정부가 묵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김기완 진보당 공동대표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노동자들의 빼앗은 임금을 돌려주고, 다단계 하청 구조를 끝내야 합니다. 대한민국 조선 산업은 가장 심각한 불평등과 차별의 현장"이라며 "가장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청으로 가장 적은 임금을 주는 구조로 만들어 놓고 있다. 원청은 눈꼽만큼의 기성금을 던져주고 내몰라라 한다. 우리 모두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절규에 대답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 조연주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지지 진보4당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1시 30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 조연주 기자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하청 노동자들 위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있고, 정규직 노동자들 위에 대우조선 경영진이 있다. 그 경영진 위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우리 뒤에 산업은행이 있고, 그 위에는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정부가 있다"며 "국민을 보호하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반대로 시민과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 국가를 상대로 가로세로높이1m의 감옥까지 만들어서 스스로를 가둬야 하는 이 상황이 참담하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차별적 노동환경을 바꿔내고 나아가서 이 땅에 모든 차별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싸워 나갈 것이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한 뒤 "산업은행이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나서야 한다. 한가하게 영화나 보고 개산책할 때가 아니다. 산책할 때인가. 지금 현장에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들 없이 어떻게 이 나라가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삭감된 임금 30% 회복을 요구하는 파업 투쟁이 29일 차를 지나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기금사업이 다음날 14일까지 진행된다. 하청노동자들의 월급일인 15일, 200명의 하청노동자에게 총파업연대기금 각 50만 원을 지급하는 목표로 하고 있다. 1만명이 1만원씩 모으자는 취지의 '10000*10000기금' 계좌는 우리은행 1005-603-022783(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동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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