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회장님이 단식을 끝내자 SPC는 잠수를 탔고,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그냥 지나갔습니다”
임종린 지회장 “제가 며칠만 더 버텼으면 간부들이 이 고생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강은미 의원, 포켓몬빵 열풍에 착각하지 말고 노조 요구에 응답하라
6월 2일부터 릴레이단식 중인 성공회대의 학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7월 4일 SPC(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7월 4일 SPC(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1명으로 안 된다면 5명이, 53일로 부족하다면 60일이고 70일이고 승리할 때까지 단식에 돌입합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지난 4일 SPC(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집단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노조는 “임종린 지회장 단식돌입 이후 회사 측이 대화를 요청하였고, 총 12차례의 협의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하여는 실질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휴식권 보장’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고, ‘불법⦁부당노동행위자 처벌’은 인원 대부분에 대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재판 결과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했으며, ‘사회적 합의 이행 검증을 위한 객관적 자료 제출 요구’는 이미 이행했다며, ‘3년 내 본사직과 동일임금 적용’은 입사 후 3년 차까지 임금을 맞추기로 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합의 불이행 및 번복을 예방하기 위한 개별교섭 요청’은 거부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3월 28일 단식에 돌입했고, 53일째인 5월 19일 “살아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단식을 중단했다. 기자회견에서 임 지회장은 “제가 단식을 끝내고 많은 분이 릴레이 단식(46일)을 하며 도와주셨지만, ‘결국 당사자들이 싸워야 하는 거 아니냐’며 간부들이 집단단식을 결의했습니다”고 말하고 “제가 며칠만 더 버텼으면 간부들이 이 고생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라고 밝혔다.

집단단식에 돌입한 5명의 조합원들과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서 있는 이)
집단단식에 돌입한 5명의 조합원들과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서 있는 이)

최유경 수석부지회장은 “회사는 끝끝내 버텼고, 지회장님이 단식을 끝내자 SPC는 잠수를 탔고,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그냥 지나갔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사회적 여론이 부담되어 협의에 나왔던 것이지, 실질적으로 협의할 의사가 없었음이 증명된 것”이라 했다.

최 수석부지회장은 “여전히 현장은 점심시간 한 시간을 챙기지 못하며 연차휴가, 보건휴가 사용도 불가능합니다. 이제 곧 다가올 휴가철에도 기사들은 휴가는커녕 휴무를 반납해가며 일을 해야 할 판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는 “정말로 누군가 죽어야 이 싸움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끝장을 보려합니다”라고 말했다.

나은경 서울분회장은 “47일이라는 날짜가 될 때까지 회사는 아직도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약속한 것 지키라는 게 SPC 파리바게뜨에게는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요”라고 물었고, 김예린 대전분회장은 “피해자들의 원상회복, 불법행위자들에 대한 마땅한 처벌, 기본적인 휴식권을 요구하며 생명을 걸고 쟁취해야 하는 현재 상태가, 회사가 얘기하는 진정한 ESG 경영이 맞는지 묻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박수호 대의원은 “걱정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올 수 없는 시간이기에 걱정을 뒤로 하고 단식을 결심했습니다”고 했으며, 서정숙 제주분회장은 “소비자들에겐 바른 먹거리로, 노동자들에겐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노동할 수 있는.. 인간이 인간답게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투쟁 승리하겠습니다”고 결의를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포켓몬빵 열풍에 아직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라는 착각을 하십니까?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휴식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받으며 만들어지는 포켓몬빵의 진실을 제대로 안다면 시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 경고하고, ▲사회적 합의 검증에 적극 나설 것 ▲휴식권 보장할 것 ▲노조탄압 멈출 것 등을 요구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연대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연대발언하고 있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장채린 학생은 “비참하게도 오늘날까지 우리는, 여전히 목숨을 걸어 노동자의 기본권을 요구해야 한다. 마음 편히 밥을 먹을 권리, 아프면 쉴 권리, 노조 활동할 권리, 출산 후 휴가를 가질 권리 등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지난달 2일 ‘SPC 파리바게트를 불매합니다’란 대자보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고 “다시 한번 이 말들이 강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가시는 대자보를 부착한 6월 2일부터 평일 점심 릴레이 단식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릴레이 단식에는 밴드부, 몸짓패, 풍물패, 독서 소모임, 학부 구성원 등 많은 학생이 함께하고 있다.

“학생 고마워, 이렇게 와주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힘이 되고 있어.”라는 말을 연대할 때마다 듣는다는 장채린 학생은 “학생들도 거의 이미 노동자이거나 곧 노동자가 될 것입니다.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며 “저희가 훨씬 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성공회대 가시 장채린 학생이 연대발언하고 있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장채린 학생이 연대발언하고 있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장채린 학생이 연대발언하고 있다.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제공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장채린 학생이 연대발언하고 있다.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제공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학생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제공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학생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제공
릴레이 단식 15일차까지의 성공회대 학생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제공
릴레이 단식 15일차까지의 성공회대 학생들 @성공회대 노학연대체 '가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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