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 기자회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한 평도 안되는 곳에서 동지가 목숨걸고 투쟁하고 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응답하지 않고 있기에 저희들은 좀 더 강도 높은 투쟁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인 강봉재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 조합원이 단식투쟁에 돌입하며 이같이 밝혔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하청지회의 강봉재, 계수정, 최민 조합원이 오늘부로 산업은행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강봉재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강봉재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오늘로 하청지회의 파업투쟁은 43일을, 조합원 6명의 고공농성과 유최안 부지회장의 ‘0.3평’의 철장안에 스스로를 가둔 투쟁이 23일을 맞았다. 또다시 조합원 3명이 무기한 단식을 결의한 날, 산업자원부와 고용노동부가 합동브리핑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선박 점거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정부의 노력을 외면하고 점거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이창양 산자부 장관은 “노사가 조속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파업을 종결”할 것을 주문했다.

대우조선의 실질 관리자인 산업은행에 직접 영향을 행사하는 정부 행정부처들이 “노사간 타협”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유체이탈’이라는 비판이 즉각 따랐다. 파업중인 하청노동자들의 협력업체는 원청 대우조선의 의지 없이는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없다는 움직일 수 없다는 점,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자회사)’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55.7%를 보유중이라는 점을 노동부와 산자부가 외면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즉각 성명을 통해 “정부는 훈수 두듯 뒷짐지고 대화를 주문하는 느긋함을 보일때가 아니다. 정부는 기계적 중립을 취하는 척하면서 핸들은 사측으로 확 꺾어버리려 하고있다”라며 반박에 나섰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참가자들은 “오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요구가 해결될 때 까지 천막농성과 함께 조합원 3명이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 산업은행과 정부의 수수방관은 거제 끝장 투쟁 7명에 이어 또다시 3명의 하청 노동자가 목숨 건 투쟁에 나서도록 내몰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파업투쟁을지지 엄호하는 흐름은 거제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산업은행은 요지부동, 묵묵부답이다”며 “구사대의 폭력에도 투쟁의지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투쟁의 방향이 더욱 선명해졌다. 바로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주인인 윤석열 정권”을 향한다고 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세 분이 절박한 심정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공교롭게도 오늘 노동부와 산자부의 입장발표가 있었다. 대우조선 하청지회 파업 43일 만에 나온 정부 입장이, ‘노사간 대결을 통해 해결하라’는 정말 무책임한 말이었다. 다만 정부가 입장을 냈다는 점에는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들의 요구가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임금을 제자리로 돌려달라는 것,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소박하고 정당한 요구인데, 이것들을 0.3평에 갇히고, 곡기를 끊으면서까지 요구해야 하나”고 규탄한 뒤 “대우조선 사태에 가장 책임 있는 곳이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이 금속노조의 요구에 화답하지 않으면, 한 판 투쟁을 전개할 수 밖에 없다”며 “윤석열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 원인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파업과 같은 ‘민생’을 챙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정리에 나서지 않으면 심판투쟁으로 달려나가겠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긴급기자회견이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 변백선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더이상 윤석열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 문제를 좌시하지 말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모자관계는 분명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오늘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과 윤석열 대통령이 빨리 상황을 살피고 대책을 내려줄 것을 호소한다. 하청노동자들은 더 이상 밀려나갈 곳이 없다”며 “‘민생 챙기겠다’고 했다. 1100만 비정규직의 처절한 노동현실이 해결돼야 민생이 해결된다. 즉각적으로 답안을 내놓아라”고 촉구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국회 개원도 이루지 못하는 국회의원들과 정치권이 제역할을 하지 못해서 노동자들이 목숨건 투쟁을 22년에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죄스럽다. 오늘 정부의 첫 입장발표가 있어 사태 중재를 위한 전향적인 입장을 내심 기대했으나, 정부 입장에서 허탈함을 넘어 참담함까지 느낀다”며 “노동부 장관은 하청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앞장서 보호하기는커녕 이들의 파업을 불법으로 몰았다. 오는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교섭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산업은행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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