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공공운수노조 헬리코리아유비에어지부장의 결의대회 연대발언 전문
에어팰리스 투쟁보며 ‘노조의 힘은 단결에, 뭉치지 않으면 의미없다’ 깨달아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조 경기본부 에어팰리스지부가 박병일 씨의 산재 사망에 대해, 사측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며 지배회사 선진그룹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두 달, 에어팰리스 투쟁승리 3차 결의대회'가 26일 오후 5시 김포시 구래역 앞에서 열렸다.
헬기를 이용한 항공운송업은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특수한 직업으로 여겨진다. 이 업종에서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삶 또한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있었던 다른 헬기운송업 노동자의 연대발언에서 헬기업종 노동자가 겪는 부당한 일, 그로인해 노동조합을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아래는 장성우 공공운수노조 헬리코리아유비에어지부 지부장 연대발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공공운수노조 헬리코리아유비에어지부 지부장 장성우, 동지들께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에어펠리스지부 동지여러분 이 더운 날씨에 투쟁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헬리코리아 얘기 몇마디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2020년 7월 8명이 모여 노동조합을 시작했습니다. 그 8명 이 순식간에 90명이 되더군요. 우리가 왜 뭉쳤을까요? '벼룩시장에 구인광고 올리면 150만원만 줘도 너 대신 일할 사람 얼마든지 있다' '너는 그 월급 받고 어떻게 애 셋을 키우냐?' 실제로 사용자 대표가 한 말입니다. 포괄임금제에 묶여 주60시간을 일하고, 1년 365일중 평균 320일 이상을 일해도 한푼의 수당조차 받을 수 없으며, 극도의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인격적인 모욕은 덤입니다.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365일 매일매일 12시간 씩 일해도 초과근무수당이 없는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포괄임금제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헬리코리아는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가 많았습니다. 2017년 소요산 헬기추락사고때 경추 복합골절 사고를 당한 부기장 님은 충분한 산재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회사의 압력으로 너무 일찍 복귀했다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임무불가로 해고 당했습니다. 2019년 24시간 근무대기를 해야하는 김해-석유시추선 임무에 입사한 지 한두달 된 기장이 투입되었습니다.
24시간 근무대기를 해야 함에도 아무런 댓가가 없는 근무체계에 격분한 기장은 회사를 상대 로 이런저런 투쟁을 하다 10년간 끊었던 술을 마시고, 그날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2020년 울산 산불헬기 추락사고로 돌아가신 부기장님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비행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저임금보다 아주 조금 더 받던 분이셨습니다.
정비사들은 말로 다 할 수도 없습니다. 헬리코리아 별명이 뭔지 다 아시죠? 헬리사관학교입니다. 헬리코리아에서 3년만 버티면, 어느 회사 혹은 공무원 시험에서도 인정받는 다는 건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1년중 320일 이상 일하며, 온몸이 골병들고 다쳐서 일을 못하게 되면 '해고' 당했습니다. 6년 전 쯤 헬기위에서 정비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다쳤을때 저는 순진하게도 회사에서 치료비는 당연히 줄꺼라고 생각했으나, 해고했습니다. 저를 평소에도 잘 따르던 그 친구 가 퇴사하면서 인사하던 마지막 모습이 마음에 깊히 각인되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던거 같습니다.
저번주에는 두 명이 퇴사했습니다. 한명은 발목인대파열과 우울증. 다른 한 명은 인대파열, 허리 디스크로 산재신청은 했으나, 더 이상 정비사 일에 환멸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피맺힌 억울함과 분통함을 오로지 분노로 표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다니는 회사의 원칙과 기준을 바로 세워 더 나은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를 바랬습니다. 우리의 후배들은, 우리의 자식들에게는 이런 억울함과 분통함보다는 더 나은 회사를,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런 마음들은 2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순수했던거 같습니다.
저는 에어펠리스 사고 소식을 듣고, 지난 기사들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파 울었습니다. 작년 대청호 추락사고로 돌아가신 부기장님 장례식장에서 헬리코리아 바지사장은 제가 지부장으로써 몇마디 맞장구 쳐주니, 장례식장에서 건배를 하더군요. 고인 앞에 무릎끓고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최소한의 죄책감도 없습니다.
네··· 저것들은 다 똑같습니다. 저것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저는 10개월째 임금을 못받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체결한 단체협약 명시된 근로시간면제조차 인정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말입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았고, 노동청에서는 근로감독을 통해 시정지시명령을 내렸음에도 그 어느것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몇건의 고소는 모두 형사기소 되었고 벌금형이지만 형사처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법원 운운하며 회사돈으로 선임료만 2억이 넘는 법무법인을 통해 노동조합 탄압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제가 에어펠리스 동지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크게 깨달은 게 있습니다. 바로 뭉쳐야 한다는 겁니다. 노동조합의 힘은 단결에 있습니다. 저는 합법적으로 법적으로 이기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단결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 없습니다. 제가 저번 집회 때 참여하고, 동지들이 단결된 모습에 솔직히 좀 창피함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1차 경고파업을 했고, 우리도 좀 더 단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헬리코리아도 끝까지 투쟁하여 우리의 정당한 권리 쟁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지들도 끝까지 힘내시기 바랍니다.
투쟁! 에어펠리스 진짜 사장 선진그룹 신재호 회장은 헬기참사에 사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