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 공동요구 쟁취 위한 공동투쟁 결의
만성적인 인력부족 문제 해결! 야간·교대근무 개선! 부당한 차별 폐지!
공공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 노동조건 후퇴시키는 ‘혁신가이드라인’ 반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가 국립대병원 공동교섭을 거부한 국립대병원과 이를 관리·감독하는 교육부를 규탄하며 공동교섭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강력한 공동투쟁을 벌일 것을 선포했다.

경상국립대병원지부, 부산대병원지부, 부산대치과병원지부, 서울대치과병원지부, 전남대병원지부, 전북대병원지부, 충남대병원지부는 31일 오후 12시 세종시 교육부 앞에 간부, 대의원 등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립대병원 공동투쟁 승리!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 결의대회>를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8/31 국립대병원 공동투쟁 승리!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 결의대회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8/31 국립대병원 공동투쟁 승리!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 결의대회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들은 ▲개별교섭으로 인한 소모적 교섭 관행 극복 ▲지방 국립대병원 사이 양극화 해소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확대 등을 위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국립대병원 사측은 6월 2일부터 요청한 여덟 차례의 공동교섭 자리에 전회 불참했으며, 중앙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회의에서도 공동교섭을 완강히 거부했다.

국립대병원지부들은 이날 결의대회를 열어 공동교섭 성사를 위한 지난 4개월간의 투쟁 과정을 보고하며 국립대병원 사측에 공동교섭 파행의 책임을 물었다. 또 즉각 현장교섭에 돌입해 공동교섭을 위해 마련한 공동요구안을 각 지부의 핵심 요구로 상정하여 공동요구안 쟁취 투쟁을 강력히 전개하기로 결의를 모았다.

국립대병원 공동교섭 성사 투쟁을 이끈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국립대병원장들은 한결같이 ‘공동교섭의 취지는 좋다, 그러나 다른 병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담합을 넘어 서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공동교섭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노사관계이기 때문에 개입할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사측과 교육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폭로했다. 이어 “개별 사업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우리가 함께 싸워 쟁취하는 것이 산별노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면서 “공동 투쟁으로 공동 요구를 쟁취하여 산별교섭 정상화의 교두보를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대회사를 하고 있는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대회사를 하고 있는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과 산별교섭 정상화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나 위원장은 “작년 9.2 노정합의를 통해 소관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기로 약속했으나 현재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총정원제, 총액인건비제도, 경영평가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인력으로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소관부처를 반드시 보건복지부로 이관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정부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데에 대해서 “산별교섭을 진행하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하며 “국립대병원 간의 양극화 해소와 노동조건 상향평준화를 위해 이제는 더 이상 기업별교섭이 아닌 산별교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현장발언을 통해 생생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문선미 충남대병원지부 조합원은 “기획재정부의 총정원제에 묶여 인력 충원이 번번이 좌절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게 됐고, 현장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 조합원은 “24시간 돌아가는 병원에서 야간교대근무자로 일하는 우리들은 계획된 휴식도 규칙적인 생활도 꿈꿀 수 없다. 일요일이 없는 것은 물론 명절과 공휴일 근무도 당연시 되고 가산수당도 없다”면서 “이제 헌신만으로는 안 된다. 장기화되어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의료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밤낮 없이 환자를 돌보는 야간교대근무자들에게 건강한 권리, 계획된 삶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구동은 전남대병원지부 조합원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에서 직접고용 운영지원직으로 전환”됐으나 오히려 악화된 노동조건에 대해 증언했다. “임금은 낮고 노동강도는 높아 청년 노동자들의 지원율이 낮다. 근무환경은 중소사업장보다 못하고 조직문화는 개인사업장보다 못하다. 갑질과 괴롭힘이 심해 사직하는 동료들이 많다. 그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고 남은 직원들은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구 조합원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차별을 없애고 인간적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립대병원과 교육부에 호소했다.

이어진 결의발언에는 7개 국립대병원지부장들이 모두 무대에 올랐다. 지부장들은 이처럼 만성적인 인력부족 문제 해결, 야간·교대근무 개선, 부당한 차별 폐지 등을 쟁취하기 위해 공동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높이며 산별교섭 정상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립대병원 공동교섭을 위해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 결의대회가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열렸다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 결의대회가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열렸다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 1만 8천여 조합원의 정당한 공동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노사관계를 내팽개치는 국립대병원 사측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 “교육부는 국립대병원 공동의 최우선 과제 해결을 위해 공동교섭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했음에도, 앞에서는 노사관계에 개입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인력 감축, 직무급 도입, 노동조건 저하 등을 초래할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이중적 행동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장들은 현장교섭을 비롯 강력한 공동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이어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는 공동요구를 핵심요구로 상정하고, 강력한 공동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현장교섭에 돌입한다”면서 ▲공동요구를 쟁취하고 산별교섭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강력한 공동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 ▲국립대병원 공동투쟁 승리를 위해 전 조합원이 함께하는 공동실천투쟁을 전개하고 동시 조정과 파업까지 단결 투쟁할 것을 결의 ▲ ‘혁신가이드라인’이라는 미명 아래 공공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정부 방침을 전면 거부하고 국립대병원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양대 노총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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