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조선 한화그룹에 매각” 26일 급작 발표
금속노조, “갑자기 매각 서두르는 이유 이해할 수 없어”
민주노총 위원장, “절차에서 노조 대하는 태도 드러나”

대우조선해양 전경 ⓒ 백승호 기자
대우조선해양 전경 ⓒ 백승호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재벌에 매각될 것이라는 사실이 지난 26일 급작스럽게 발표되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이를 두고 졸속적이며 일방적인 발표이자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통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산업은행은 지난 26일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이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2조원을 투입하고,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가는 조건이 걸렸다. 한화그룹이 우선권을 갖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을 경우 최종 인수자는 변경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27일 오전 10시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고 “기술과 생산으로 국방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방위산업을 정치인과 관료가 ‘졸속’으로 팔아 버려서는 안 된다”며 “이 정권의 조선산업 전망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히지도 않고 대우조선부터 매각한다고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왜 한화여야 하는가”를 물었다. 정권이라면 왜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하는지부터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고, 한화에도 군사 작전하듯 정권과의 물밑 협상으로 대우조선을 차지할 것이 아니라 왜 자신들이 적임자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마지막으로 매각 후 대책도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산업은행의 존재 이유에 맞게, 매각 이후에도 산은은 한화 재벌의 일탈을 방지하고 경영의 정상화에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화 재벌에는 총고용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한화의‘진정성’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인수와 함께 하청노동자(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거제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도 매각에 대한 과정과 공개 방식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전 6시 30분 옥포조선소에서 진행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선전전에서 지회 간부들은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 과정에서 노조(대우조선지회)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그동안 대우조선 해양의 매각 문제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 조선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됐는가”라며 지적했다.

지회는 ‘산업은행에 여러차례 대우조선 2만 구성원들의 생존권과 경남지역 전체 경제를 고려해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사전 논의를 걸쳐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했지만, 지회의 이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주요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날 옥포조선소 현장을 찾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윤석열 정권이 왜 이렇게 급하게 밀실에서 서두르고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오는 11월 12일 하반기 투쟁을 위한 10만 총궐기 성사를 위해 화요일마다 현장순회를 진행하고 있다.

양 위원장은 “어제(26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매각이 전격 발표됐다. 대우조선의 매각과 경영 안정화는 구성원 모두가 바래왔던 일이고 기다려왔던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발표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맞게 될 현장노동자에게는 단 한마디 없었다”고 했다.

더하여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나 내부 구성원에게 먼저 얘기 하지 않고, 이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볼 수 밖에 없었던 사실 자체가 대우조선 자본과 산업은행, 윤석열 정부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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