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대국민 숙의과정 거쳐 마련된 교육과정 뒤집는 윤석열 정부
28일, 도덕과 공청회, '성평등NO·젠더NO·전교조OUT' 구호 등장
10월 8일총론 공청회 '환경·생태·노동교육’ 명시 등 요구 예정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8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2022개정 교육과정 퇴행을 규탄하고 교육과정 총론에 생태전환 교육과 노동교육을 명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상정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8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2022개정 교육과정 퇴행을 규탄하고 교육과정 총론에 생태전환 교육과 노동교육을 명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상정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윤석열 정권에 교육과정 퇴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22개정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 노동·생태교육 삭제, 민주시민교육 축소, 역사교육과정 왜곡, 성평등교육 삭제 시도 등 총체적 퇴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교조는 28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견을 핑계로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교육과정을 수정하려는 일제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라며 "학생들의 삶을 위해 교육과정 퇴행을 막고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국민들과 꾸준하게 만들어 온 교육과정의 목표가 바뀐다는 건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며 명백한 교육퇴행이다.”라며 “은근슬쩍 삭제해버린 노동교육, 생태교육, 속히 원래대로 되돌려놓으라”고 윤석열 정부에 거듭 경고했다.

전교조는 윤석열 정부에 △생태전환·노동교육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명시 △역사교육 왜곡 시도 중단 △성평등·다양성 교육 무력화시도 중단 △디지털 기술 활용 일제식 평가 부활 근거 삭제 △초등학교 국어교과 매체 영역 삭제, 한글교육강화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교육과정을 수정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29일에는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 삭제된 ‘생태전환’ ‘노동’을 총론에 반영하고 학교에서 생태교육과 노동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국회토론회가 연이어 열렸다.

▲ 삭제된 ‘생태전환’ ‘노동’을 총론에 반영하고 학교에서 생태교육과 노동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오지연 기자
▲ 삭제된 ‘생태전환’ ‘노동’을 총론에 반영하고 학교에서 생태교육과 노동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오지연 기자

오전 10시, 전교조와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강득구·강민정·양이원영·윤미향·장혜영 국회의원 주최로 ‘2022개정교육과정에서 사라진 생태전환교육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 그 위협이 커져가는 시대에 필요한 생태전환의 방향을 제시하고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교육과정 개정 과제를 토론했다. 오후 2시, 전교조가 속해있는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 강민정·이탄희·류호정·윤미향 국회의원 주최로 ‘총론 노동 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실현을 위한 긴급 좌담회’가 열렸다. ‘노동존중 사회’향한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에 ‘노동’을 기술하고 노동교육 활성화을 위한 법과 제도 과제가 제시되었다.

▲ 9월 30일, 2022개정교육과정 역사과 공청회가 열리는 교원대 박물관 소강당 앞에서 역사교사들이 '부당한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는 플랭카드를 들고 있다.교육부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립’ 등을 역사과 교육과정 연구진에게 수정 보완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 9월 30일, 2022개정교육과정 역사과 공청회가 열리는 교원대 박물관 소강당 앞에서 역사교사들이 '부당한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는 플랭카드를 들고 있다.교육부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립’ 등을 역사과 교육과정 연구진에게 수정 보완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 9월30일, 2022개정교육과정 국어과 공청회가 열리는 교원대 교원연수관 앞에서 전교조,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회원들이 '초등국어 매체 영역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
▲ 9월30일, 2022개정교육과정 국어과 공청회가 열리는 교원대 교원연수관 앞에서 전교조,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회원들이 '초등국어 매체 영역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
▲ 서울초등교육과정모임에 초등교사들이 2022개정교육과정 국어과 공청회 장에서 '초등 매체영역 폐지'를 요구했다.     ©전교조
▲ 서울초등교육과정모임에 초등교사들이 2022개정교육과정 국어과 공청회 장에서 '초등 매체영역 폐지'를 요구했다.     ©전교조

30일에는 국어(초등)와 사회과, 역사과 공청회가 열렸다. 전교조와 한글문화연대, 전국국어교사모임 등 100개 넘는 단체들은 576돌 한글날을 앞두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토박이말을 교육과정에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국어(초등)과 공청회에서 현장교사들은  초등 매체 영역 신설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고 사회과 공청회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 후퇴시키는 차별과 혐오교육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교육부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독재를 미화하는 일부세력을 국민의 의견이라 호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9월 30일, 2022개정교육과정 국어과 공청회를 앞두고 '교육과정에 토박이말이 들어가기를 바라는 모임'이 함께하는 밝힘자리(공동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교조
▲ 9월 30일, 2022개정교육과정 국어과 공청회를 앞두고 '교육과정에 토박이말이 들어가기를 바라는 모임'이 함께하는 밝힘자리(공동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교조

한편, 28일 오후 2시,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열린 도덕과 교육과정 공청회장은 ‘성평등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의 고성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동성애 옹호교육 NO, 젠더교육 NO’와 함께 ‘전교조OUT'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집단 시위를 한 이들이 공청회장 좌석을 가득 메웠다. 한 도덕교사가 ‘성평등’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마이크를 강제로 뺏으려는 등의 행동도 이어졌다. 한 발언자는 “왜 학교에서 성교육을 시키고 종교교육을 시키고 혐오를 금지하고 OO입니까”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연구진들의 즉답을 요구했다. 사회자가 '공청회는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설명'하자 ‘사회자 바꿔’ ‘치워요’라는 말로 토론 시간 대부분을 고성으로 채웠다.

▲ 9월 28일 도덕과 공청회가 열리는 한국교원대로 가는 도로 위에 전교조를 혐오하는 문구인 전교조 OUT구호가 등장했다. 이어 열린 도덕과 공청회도 일부 참석자들은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 제보자
▲ 9월 28일 도덕과 공청회가 열리는 한국교원대로 가는 도로 위에 전교조를 혐오하는 문구인 전교조 OUT구호가 등장했다. 이어 열린 도덕과 공청회도 일부 참석자들은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 제보자

철학을 전공한다고 밝힌 한 대학생은 “타인의 삶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의견이 도덕교육과정에서 수용 된다면, 이번 교육과정 개편의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다. 민주사회의 타당함과 합리성에 근거한 판단을 끝까지 내려주시길 기대한다.”라고 의견을 냈다. 윤리교육과 학부생이라고 밝힌 대학생도 “이 자리에 시민으로서 덕목이 존재하는지 살짝 의문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방식과 태도 또한 중요한 요소다.”라고 강조하면서 공청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이들을 꼬집었다.

교육과정 공청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교조는 오는 10월 8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릴 2022개정 교육과정 시안 총론 공청회에서 환경생태노동교육 명시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2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각 교과별 공청회에서 도덕·사회·보건·초등통합과는 ‘차별 혐오교육 반대’ 의견을 내고 국어(초등)과는 '초등 매체 영역 반대', 과학과는 '환경 생태교육 강화', 역사과 공청회에서 '교육과정 시안 지지' 의견을 낸다.

30일 오후 3시 현재 사회과 공청회장도 성평등을 반대하면서 사실상 차별혐오교육을 하라고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의 집단적 시위와 고성으로 격렬한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2022개정 교육과정을 퇴행시킬 지, 환경·생태·노동·성평등 교육을 비롯한 민주시민교육 강화로 갈 지 여부에 교육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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