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 작업공정에서 홀로 작업하다 참변
1주일 전 손 끼임 사고에 이어 사망사고까지 일어나

묵념.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17일 오전 11시 SPL 평택공장 앞에서 ‘SPC그룹 SPL 평택공장 중대재해 사망사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 책임자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묵념.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17일 오전 11시 SPL 평택공장 앞에서 ‘SPC그룹 SPL 평택공장 중대재해 사망사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 책임자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17일 오전 11시 SPL 평택공장 앞에서 ‘SPC그룹 SPL 평택공장 중대재해 사망사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 책임자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경 파리바게뜨 등에 밀가루 반죽과 완제품을 납품하는 SPC(에스피씨)그룹 계열사 SPL(에스피엘) 평택공장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사망했다.

강규형 SPL지회장은 “우리는 안전하지 못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과거) 30분 먼저 출근해서 무급으로 안전교육 받으라 했다. 이후 안전교육을 아예 없앴고, 한달치를 몰아서 교육을 받았다는 사인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강 지회장은 “지난주 금요일 라인에서 근무하던 작업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30분간 세워놓고 혼을 냈다고 한다. 겨우 의무실로 이동한 사고자가 3개월 계약직인 걸 알고는 매우 다행스럽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노조와 공동행동은 “손끼임 사고 이후 회사에서는 전체 공정에 대한 어떤 추가의 안전교육, 사고 예방조치도 없었으며, 결국 일주일 후 같은 공장 다른 공정에서 한 노동자가 산재 사망사고를 당하게 됐다”며 “사고 당일에는 2인 1조로 작업하게 되어 있는 공정에서 피해자가 홀로 작업하게 방치했다”고도 설명했다.

이런 연유로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이미 준비된 사고였고, 조금만 신경 쓰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손소독제를 종업원에게 먹이기도 했다. 상상 이상의 일이 벌어지는 곳이 이 공간”이라 비판했다. 김진억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이와 더불어 “불법파견, 사회적 합의 불이행, 노조파괴 기업”이라며 “SPC그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SPL 평택공장 앞에 현수막을 달았다.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SPL 평택공장 앞에 현수막을 달았다.

노조와 공동행동은 이외에도 파리바게뜨와 관련해 가맹점주에 의한 제빵기사 희롱 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던 사례, 5월 KBS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휴식권, 모성권 문제와 코로나 증상에도 근무 지시했다는 내용 등을 거론하며 SPC그룹을 비판했다.

노조와 공동행동은 “결국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SPC그룹은 이제라도 그룹사들의 노동환경, 노동안전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유족에게 사죄하고 동일한 공정 전면 작업중지할 것 ▲철저한 원인조사로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할 것 등을 SPL에 요구했다. 노동부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경영책임자를 엄정 수사하고 처벌할 것”을, 정부에게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SPL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베이커리 생산 공장으로, 휴면반죽(냉동생지)을 비롯해 빵, 샌드위치 등의 완제품도 전국에 공급하는 회사다. SPC그룹 계열사로 파리바게뜨와 같은 파리크라상을 본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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