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11월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처우와 정규직전환 논의의 문제를 고발했다.

 

 

2021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고객센터를 “소속기관”이라는 형태로 정규직전환을 결정했었다. 그 후 약 9개월만인 7월 12일, 처음으로 열린 “1차 노사전문가 협의회” 이후 실무협의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9차례의 만남에서 정규직전환을 위해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결정한 것은 “회의 개최 주기” 단 한 가지다. 이는 공단이 2022년 초 한국능률협회에 고객센터의 소속기관 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맡기고 컨설팅 결과를 지켜보자고 하면서 이제껏 지지부진하게 논의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 28일 발표한 ‘고객센터 소속기관(정규직) 전환을 위한 컨설팅 중간보고서’는 지금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17년을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상담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감축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의 고객센터 노동자들, 서울시 다산콜센터, 경기도 콜센터 노동자들과 비교해서도 열악한 임금을 받고 있다. 5~6%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경제 상황에서 현재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으로는 생계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지부장은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는 건강보험의 전화 고객상담 업무를 하고 있지만 운영은 민간위탁에 맡겨져 있다. 민간 용역업체는 공단에서 도급비를 받아 그 중 직접인건비는 상담사들의 급여로 지급하게 되있다. 하지만 용역업체는 직접인건비 중 일부만 기본급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생산성 경쟁으로 평가등급을 나누고 등급에 따라 인세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최고등급이든 최저등급이든 노동자를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처럼 등급을 매기고 콜수가 낮은 상담노동자는 일 못 하는 사람, 팀에 피해를 주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극도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고통받게 한다”고 현실을 폭로했다.

또 “소속기관으로 전환을 위해서 만든 논의기구인 노사전문가 협의회 역시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9월 28일 2차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는 공단이 말한 고용안정이 아니라 오히려 인원을 감축하겠다는 정규직 전환을 위한 컨설팅 연구용역 중간 결과를 가지고 왔다. 고객센터의 정규직전환은 이해 당사자들이 합의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노사전문가협의체에서 전환의 내용을 결정하고 합의할 수 있다. 하지만 공단은 연구용역 뒤에 숨어 회피하고 있다. 용역업체의 노동 착취로 인한 건강보험 상담노동자의 고통은 외면하고, 훼손되는 건강보험의 공공성은 지켜보고만 있다”고 분노했다.

지부는 “정부가이드라인에 따라 노동자의 저임금 해소와 처우개선에 사용해야 할 비용을 본사 운영관리 등 고객센터 상담노동자 정규직전환 시 발생하는 비용으로 활용하게끔 계획하고 있다. 결국, 정규직으로 전환하여도 저임금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할 가능성마저 보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노동조건의 후퇴는 건강보험 고객센터를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없다. 비단 이는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상담받을 권리를 해치는 문제로도 이어진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효율성만을 강조하며 국민이 공공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를 차별하고 고용불안을 초래하는 방향이 아니라 정부의 정규직전환 정책에 따라 해고 없는 전원 전환채용을 통해 상담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공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11월 21일로 예정되어있는 정규직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협의체 실무협의에서 ‘해고 없는 정규직전환 방안’을 내놓지 않을 시 11월 23일부터 전면 파업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지부는 이날 하루 경고파업을 진행했다. 지부는 같은 장소에서 14시 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